[ CNU ] in KIDS 글 쓴 이(By): sanjuck (빛 고 을) 날 짜 (Date): 1996년05월23일(목) 16시08분47초 KDT 제 목(Title): 지리산 여행기(4) 돌계단을 쫑쫑 올라챈지 한참 되는것 같은데 위를 올려다 보니 아직 끝이 보이지도 않는다. 저쪽만큼 위에서 군발이(?)들이 힘차게 뛰어 내려 오는 모습이 보였다. 애고~ 부러워랑!!! 뺑이치는 군인은 안부러워도 위에서 아래로 달려 내려오는 모습은 한참 부러버라! 여기가 바로 화엄사-노고단간의 공포의 돌계단! 다리는 후들거리고 숨은 턱까지 차 올랐다. 옆을 힐끗보니 현성이와 창호도 이미 맛이 간 상태다. 모두 팽개치고 쉬고 싶은 맘은 굴뚝 같으나 이그~ 여기서 철퍼덕하니 퍼져버리면 올라가는게 더 힘들거같았다. "군인 아조씨 노고단까지는 아직 멀었나요?" 무척 불쌍한 목소리로 물었더니만, 이 아저씨들 한다는 소리가... "얼마 안남았어요... 여덟시간만 더 가면 되요!" 윽!...이게 왠 두더쥐 이빨 깨 먹는 소리? 농담인줄 알면서도 온몸에 힘이 쫘악 빠져 나가면서 엄습하는 허탈감... 인간만사 새옹지마라 했던가? 악운이 있으면 행운도 따르는 뱁! 얼마 안가서 폭포옆에서 무지~ 힘들어하는 모습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아가씨 3명을 포착한 것이다. "오잉? 3명! 우와 3대 3 따악 마짜나!!!" 우리는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얼굴 표정부터 발걸음까지 모두 변하고 있었다. 일부러 관심 없는척하며... 그곳에 다달았을 무렵, 우리의 푼수대가리 창호... "아~아~ 별거 아니구만~ 누구야 겨우 요걸 가지구 힘들다구 하는 사람이!" "야! 우리 저 위까지 달리기 시합 할래?" 하며 한술 더 뜨는 현성이... 으이구 저 꼴통들! 하며 무심코 상대 일행을 바라본 순간 ...앗! 내 이상형! 저건 무조건 내꺼야... 한쪽 구석에 비스듬이 쭈그리고 앉아 살랑살랑 손으로 부채질을 해대는 옆모습에 순간적으로 뿅 가서는 막말로 떡줄 사람 생각지도 않는데 김치국 아니, 군침부텀 삼킨거다. 으흐흐~ 그렇다면 나두 푼수를 떨어봐? "낭자! 목이 텁텁해서 그러는데 남겨둔 물 있으면 조금 나눠주시겠소?" 조금전에 찍은 여자를 향해서 목소리를 깔구서 아조 멋있게 말을 건넸다. 그녀와 옆의 동행한 여자들이 피식 웃었다. 헬렐레~ 인간의 웃는 모습이 어찌 저리 아름 다울꼬? 더 멋있게 보이려고 우아하게 담배를 빼어 물었다. "올라오느라 고생 많이 하셨겠네요...힘드시죠?" ... "네? 저희들은 내려가는중 인데요!" 띠~용~ 이롤수가.... 으허헝~ 싸나이 결심을 꺾고 예서 따라 내려갈 수 도 없는 노릇이고... 이왕 포기하고 보니 별루 이쁜거 같지도 않네 머... 속으로 주저리 주저리 내뱉으며 그날 노고단까지의 등반은 무척이나 힘드러따... ************************************************************** ** 문화의 본향 빛고을을 넘 넘 사랑하는 산적의 쏘나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