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NU ] in KIDS 글 쓴 이(By): sanjuck (빛 고 을) 날 짜 (Date): 1996년05월23일(목) 13시56분44초 KDT 제 목(Title): 지리산 여행기(3) ************************************************* ** 지리산 여행기를 지난번에 이어 계속합니다. ** ** 어쩔 수 없는 공돌이여서 글재주가 없으니 ** ** 이점 양지하여 주시길... ** ************************************************* 간밤에 유리창밖 하늘을 올려다보며 잠을 못이루던 방정맞은 행동은 지나친 기우였다. 햇살이 말갛게 창문틈으로 비쳐들고 있으니... 얼른 일어나 고양이 세수를 하고 간밤에 챙겨놓았던 등산가방과 등산복 등산화등을 점검하고서 아침 식사를 후딱 해치웠다. 언제나 느끼는거지만 여행할때 과정중, 준비하는 과정이 제일 즐겁다. 아마, 이 여행이 군입대를 하기전 마지막 여행이 되리라... 내가 맡은건 간단한 부식과 쌀, 그리고 버너하나, 코펠 1 set 여름에도 눈이 녹지않는곳이 있으므로 담요는 필수품이고 렌턴하나와 쐬주(이것역시 필수품) 그외 잡다한 야외 필요물품과 정말 정말 중요한 담배! 산에서는 쌀을 나눠 달라고 할지언정 담배는 빌리는 것이 아니므로... 일행은 나, 전편에서 뜸금없이 알게되어 친구가 된 현성(가명)이 그리고 현성이 친구지만 지금 생각해도 한없이 재미있는 창호(역시 가명) 이렇게 꼴통 세명이 지리산의 대장정을 하기 위한 시발점으로 구례에 도착, 산뜻한 마음으로 발걸음도 가볍게 뽀송 뽀송한 흙으로 수놓아진 등산로를 빨빨거리믄서 오르기 시작했다. 물론, 거리에서 구수한 짜장면으로 이른 점심을 때운 뒤였고... ** ** ** ** ** 날씨는 예상대로 더웠다. 등에 짊어진 베낭은 어깨를 콱콱 짓누르며 한걸음씩 떼 놓을때마다 "욕심많게 이거 저거 많이 싸 넣더니 쌤통이다" 라고 하듯 철컥거린다. 우씨~ 믿는건 젊음과 체력뿐인 내가 여기서 굴할쏘냐...노고단아 지둘려라 내가 간다~아~ 주위의 경치를 감상할 기분이 아니었다. 아직 땀이 충분히 베어나지 않은 상태라서 워밍업이 안된 두다리밑의 등산로가 약간의 경사진 길 이라는점이 그래도 위안이 되었다. 어느덧 화엄사를 돌아 제1, 2, 3 야영장을 지나면서 서서히 다리에 탄력이 생기고 몸이 흥건히 젖어 정신이 맑아지면서 지난해 이곳 3 야영장에서 벌였던 해프닝이 떠올랐다. 당시, 평화순례대행진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의 고.대학생 RCY단원들이 각각 다른 코스로 노고단에 모이는 행사가 있었으며 나는 전남지부 RCY지도위원으로 우리 전남.제주 지부 단원들이 거쳐갈 3야영장의 선발대로 이틀 먼저 도착했다. 행사의 주체가 우리 전남지부였으므로 일부는 노고단에 선발대로 올라 간 상황에서 일단 3야영장에 500명분의 텐트칠 자릴 확보해야했다. 간이 화장실도 파야했는데 그 당시 태풍 2개가 한꺼번에 덮치던 때라서 파면 팔수록 물이 고였다. "여기서 볼일 보면 X덩이가 떨어질때 마다 X물 튀겠네?" 다음날 아침, 말뚝을 박아 영역 표시를 해놓고 노끈으로 휭 둘러쳐놓고 그안의 텐트족들을 그 밖으로 몰아내는 작업! 될수록 인상을 험악하게 하고...... 모두 나가달라고 외치며 돌았다. 그때 기분 "권력자와 가진자가 누리는 특권이 바로 이런 거신가?..괜찮네?" 마지못해 철수하는 텐트족들중에는 무섭게 생긴 아자씨들도 몇 있었고 바로 방금전에 텐트를 다 치고 흐뭇해 하던 사람들, 봐 주라며 아양떠는 아가씨들...... 임무를 완성하고 나니 왠지 꺼림찍한게 쪽수로 밀어붙이며 이곳 주인 행세를 한거 같았다. 좋을리 있겠어? 남의 눈에서 눈물 짜내면 내눈에서는 피 눈물 날때가 있다자나요... 한쪽 구석으로 밀려나 처량하게 텐트치는 그 사람들을 도와서 같이 텐트쳐준게 그나마 나중에 마음의 위안이 되었다는거 아니겠습니까!!!! 왜냐하면, 우리 3야영장만 지난밤 별일 없었지 노고단이고 저 밑 본대가 묶었던 학교운동장 까지 태풍으로 텐트 다 날라 가고 고생 무지 했다더만요 몇몇 지부는 벌써 철수했다고 하면서 우리 전남.제주 지부도 3야영장에서 안 묶고 곧바로 노고단으로 올라 간다는 하늘 무너지는 소리를... 그 소식을 전해 들은 우리 선발대 4명은 몰래 몰래 텐트 헤체 작업 그리고 뺑소니... 거기 있다가 들키면 우린 아~고~ 아마 최소한 죽음내지는 사망.... 노랗게 질린 하늘 밑으로 우린 숨돌릴틈도 없이 도망을 쳐뿌렀지요... ********************************************************************* ***** 예술의 본고장 빛고을을 넘 넘 사랑하는 산적의 쏘나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