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MU ] in KIDS 글 쓴 이(By): philkoo (윤필구) 날 짜 (Date): 1999년 3월 13일 토요일 오전 10시 35분 26초 제 목(Title): [조선일보]카네기 멜론 취재 읽어 보니 정확하지 않은 부분도 많은 것 같고, 수박 겉핥기 식 취재 같아서 (특히 학생과 인터뷰 거절당했다는 부분) 별로 맘에 들지는 않지만, 홀리헌터가 울학교 나왔다는 몰랐던 사실을 알게 해준 기사였습니다. 심심하신 분들 읽어 보시길... ****************** ◇카네기 멜론대 취재 후기.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시. 펜실베니아를 가로질러 한참 가야 나타난다. 영화 [디어 헌터]의 촬영무대이기도 했던 곳. 앤드류 카네기를 억만장자로 키운 [철의 도시] 피츠버그. 그래서 미식축구팀 이름도 피츠버그 스틸러스(Steelers)다. 철강산업이 한물 간 80년대부터 하향곡선을 그리던 도시가 피츠버그였다. 갈때마다 어딘지 모르게 음산한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80년대 중반 컴퓨터 산업으로 보스톤, 실리콘 밸리 등이 뜨고 있을 때, 피츠버그는 철강 노동자가 시위를 벌이는 곳이었다. 80년대 펜실베니아대학(유펜)에 다닐 때만 해도 솔직이 카네기 멜론이 그리 좋은 대학인줄 몰랐다. 철강 도시에 파묻힌 대학이려니 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점차 정보화 사회로 바뀌면서 카네기 멜론의 진가가 발휘되기 시작했다. 세계 최초 컴퓨터는 펜실베니아대에서 발명한 [에니악]이었지만, 컴퓨터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야심만큼은 카네기 멜론을 앞설 학교가 없다는 게 이번 취재에서 받은 느낌이다. 카네기 멜론대는 1967년 카네기 공대와 멜론 연구소가 통합해서 세워졌다. 그때까지만해도 카네기 공대는 지역 대학에 불과했고, 멜론 연구소는 학교라기보다는 돈많은 연구소에 지나지 않았다. 카네기공대는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가 1900년에 세운 학교이고, 멜론 공대는 펜실베니아 금융기관을 석권하고 있던 멜론 가문에 의해 40년대 세워진 학교였다. 펜실베니아에 가면 모든 은행이 녹색의 멜론 뱅크라는 점을 알 수 있는데, 바로 카네기 멜론대학을 세운 다른 한쪽의 가문이다. 카네기 멜론에 가면 한가지 흥미로운 게 있다. 학교 건물들이 모두 언덕에 세워져 있고, 그 밑으로 길이 나 있다. 일설에 의하면 앤드류 카네기가 학교를 설립했다가 실패하면 다시 공장으로 재활용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공장으로 개조한 건물에서 상품을 생산, 언덕 아래로 굴리기 위해 건물을 언덕 위에 지었다는 것이다. 어쨋든 철강과 금융에서 성공한 두 가문이 출자한 학교지만, 따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인식을 가진 모양이다. 두학교는 시너지 효과를 위해 1967년 합병했고, 불과 30여년만에 세계적인 대학으로 급성장했다. 1970년엔 학생의 75%가 펜실베니아 출신이었지만, 지금은 25%만이 펜실베니아 출신일 정도로 전국적인 대학이다. 만나는 학교 관계자마다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 세계적인 대학이 됐느냐고 물으면, 한결같이 그전부터 이름을 날렸다고 주장했다. 동문서답인지 우문현답인지. 그러나 한가지만큼은 이구동성이었다. 고리처드 사이어트 총장(1972∼1990)때문에 학교 수준이 올라갔다는 것이다. 사이어트총장의 비교우위(comparative advantage) 전략을 말하는 것이다. 즉, 포기할 분야는 빨리 포기하고 키울 분야는 빨리 키우자는 것이다. 컴퓨터의 가능성이 불분명하던 시절, 사이트 총장은 1972년 컴퓨터 분야가 미래를 좌우할 중요 분야가 될 것으로 간파하고 과감하게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심리학의 경우 다른 분야는 다 포기하고, 인지과학(cognitive science) 분야만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식이다. 이분야는 컴퓨터의 artificial intelligence, 즉 인공지능 컴퓨터 학과와도 깊은 상관이 있기 때문에 집중 육성했다는 것이다.(제어드 코온 총장) ▲학교 방문: 출장가기 몇주전부터 카네기 멜론 대학 측에 취재 협조를 의뢰했다. 돈 헤일 홍보실장과는 만날때까지 이메일로만 교신을 주고 받았다. 지난 23일 카네기 멜론 대학을 찾아가자, 헤일 홍보실장은 제어드 코언 총장에서부터 부총장, 학생 처장 등 줄줄이 인터뷰 약속을 잡아놓았다. 이들은 주차장 제공은 물론 컴퓨터 연결 등 취재를 위한 모든 편의를 제공해 기자를 놀라게 했다. 집무실에서 만난 제어드 코언 총장의 어조는 간결햇다. 그는 최근 학교 발전 플랜을 수립, 4개 분야에 테마를 선정했다면서, 21세기 카네기 멜론은 ①컴퓨터 분야 강화 ②바이오테크 분야 투자 ③환경분야 ④학과 구분 없애는 길로 갈 것이라고 했다. 수학과 교수와 심리학과 교수, 경제학과 교수가 함께 프로젝트에 들어가 일하게 만드는 것이다. 가장 흥미로웠던 인터뷰는 폴 파울러 취업담당 부처장이었다. 그는 지난 5년동안 카네기 멜론대에 취업 담당자를 파견하는 숫자를 소개했다. "93-94학년 210개사, 94-95학년 294개사, 95-96학년 412개사, 96-97학년 430개사, 97-98학년 523개사, 98-99학년 653개사." 그는 학기가 끝날때쯤 7백개사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그만큼 카네기 멜론대에 대한 미국 업계의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는 컴퓨터 분야는 학생이 없어서 취직 못시키고 있다고 자랑했다. 카네기 멜론대 평균 졸업생 연봉은 3만9천불. 이는 취직못하는 예술분야 학생까지 포함한 것이어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컴퓨터의 경우 12만불을 받은 학생이 98년에 있었다. 학교 설립 이후 기록이라고 한다. 어떤 학생은 338개사에 이력서를 보내, 94개사와 인터뷰를 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모두 온라인으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Jobtrack이라는 회사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인터넷에 띄워놓고, 학생들이 원하는 회사를 선정하면 이력서가 온라인으로 자동 우송되는 방식이다. 현재 미국의 23개 대학이 이런 방식으로 학생과 회사를 연결시켜주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막판에 카네기 멜론에 대한 인상이 일그러졌다. 동문사무실 바로 뒷편 동아리 기숙사(Frat House)로 들어가는 학생에게 인터뷰를 하자고 접근했다. 학생이냐고 묻고는 한마디만 질문하겠다고 했는데, 인상을 찌그리면서 시간없다고 거절하고는 팽하니 들어가버렸다. 공부할 게 많아서 그려러니 하겠지만, 여유가 없는 학생들이 오히려 안쓰러보였다. ▲사족1. 코언 총장이 14일밤 서울에 온다고 한다. 15일 아침부터 박태준 자민련 총재, 이기준 서울대 총장 등을 만나고, 서울 웨스틴 조선에서 동창회를 가질 예정. 동문 회장은 서울대 안상영교수. ▲사족2. 동문들중 우리에게 가장 유명한 사람은 윌리엄 페리 북한정책 조정관(전국방장관)이다. 미국인들중 가장 유명한 동문은 영화 [피아노]에 출연했던 배우 홀리 헌터, TV시리즈 [치어스]의 테드 댄슨 등이다. 또 예술계에서는 전설적인 앤디 워홀이 이학교 49년 졸업생. 카네기멜론은 전통적으로 드라마가 굉장히 강한 학교다. 또 산업디자인등 예술대학도 전국 랭킹 1∼2위를 다툴 정도로 수준급이다. 기업인중엔 벨 아틀란틱의 레이먼드 스미스 회장, 제록스의 폴 알레어 회장, 최근 사임한 데이비드 콜터 뱅크 오프 아메리카 회장 등이 동문이다. 컴퓨터계에서는 인텔 펜티움 프로세서를 개발한 로버트 콜웰, 자바를 개발한 제임스 고슬링 등이 있다. 우리나라 가수 이현우도 카네기 멜론대를 다니다 중퇴했다. <최우절기자> 난, 꿈꾸며 살거야. 세상의 문 앞에서 쓰러지진 않아. - pyoon@andrew.cmu.ed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