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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MU ] in KIDS
글 쓴 이(By): philkoo (윤필구)
날 짜 (Date): 1998년 11월 29일 일요일 오후 12시 57분 41초
제 목(Title): I don't know의 교묘한 뜻



이게 아주 쉬운 말인데 교묘한 뜻이 숨어있더라고요...

재작년인가 우리나라에 있을때 재미교포 친구가 한국에 와 있었습니다.

제가 그 친구 집에 아주 밤늦게 전화를 걸었는데,

목소리가 영 잠에서 덜깬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묻기를,

'Did I wake you up ?' 

(참고로 그친구가 한국말을 못해서 서툰 영어로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러자 그 친구가 하는 말이 

'I don't know'

라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영어 잘하는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니

그런 경우에 아이돈 노우는 내가 깨웠다는 걸 의미한답니다.

'yes'라고 말하면 너무 직접적이니깐, 그렇게 돌려말하는 것 같습니다.



위와 비슷한 경우를 최근에 교수와 겪었는데...

얼마전에 프로젝트 주제선정으로 한참 골머리를 앓던 적이 있었습니다.

교수는 내가 쓴 프로포잘을 마구 비판하면서,

나의 아이디어가 현실성 없음에 대해 한참동안 연설을 하고 있었고,

저는 열나게 깨지고 있었습니다.

교수의 연설이 끝난후, 제가 질문을 하나 던졌죠.

'Do you want me to change the topic ?'

그러자 교수가 'I don't know'라고 하더군요.

그 때, 제 머리속에는 몇년전 잠에서 깬 교포친구의 아이돈노우가 퍼뜩 
떠오르더라고요.

'아~~, 정녕 주제를 바꿔야 한단 말인가 ?'

그날 처럼 우리교수가 밉게 보이던 날이 없더군요.

하지만 한가지는 확실히 배웠습니다.

미국애들은 'yes'라고 말하기 싫을때, 

'I don't know'라고 말한다는 것.

웃기죠 ? 무슨 date language도 아닌데...

직접적인 답을 피함으로써 책임을 피하는 한편,

상대방으로 하여금 은근한 부담 ('너 주제 안바꾸면 알지?')을 주는

아주 교묘한 언어사용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겠습니다.

                   난,  꿈꾸며 살거야.
                            세상의 문 앞에서 쓰러지진 않아.

                                          - pyoon@andrew.cm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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