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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MU ] in KIDS
글 쓴 이(By): zuma (  離酒)
날 짜 (Date): 1998년03월04일(수) 04시07분03초 ROK
제 목(Title): 도시락.


학교 오는 길에 한 선배를 만나 같이 걸어오게 되었다.
내 눈에 들어온건 도시락 가방.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그래도 언니가 도시락 싸주시는거 먹고 얼마나 좋아요.."
"많이 미안하죠 뭐."

나도 처음 왔을땐 매일 샌드위치 만들어서 다녔었는데.
그것도 이것저것 만들어서.
한동안은 사 먹다가 다시 도시락 싸서 다니려는데
매일 늦잠자고나서 파스타라도 만들려면 그게 왜 그렇게 힘들고 귀찮은지.
도시락 싸주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부지런히 만들 수 있으려나?

지난주에 감기들어서 골골거리고 있을때
길건너 사는 노보디옹이, "이럴때 이뿐오빠라도 있으면.."
하다가 "음 이뿐오빠가 있어도 별 소용 없겠구나." 하시더만.
후후.

유학생 사회에서 남자들은 결혼하고나서 편해지는게 여러가지 있겠지만
여자들에게는 해야할 일이 곱절은 되겠지?
예전에 유기화학 가르치시던 선생님 말씀이 기억나는군.
과커플로 결혼해서 유학와서 고생했던 얘기.
결혼 전에는 남편 될분이, 유학가서 어차피 둘 다 공부하니까
자기가 많이 "도와"주겠다고 했단다.
그러나 막상 와보니 둘다 똑같이 랩에서 힘들게 일하는데
자기만 밥때되면 집에가서 밥하고, 치우고, 먹을때만 둘이 먹고,
빨래 청소 자기가 혼자서 했어야 했단다.
그래서 속상해서 운적이 많으셨다는데.

또 한가지.
능력있는 (돈 잘버는) 여자한테 장가가고 싶다던 남자가 있었다.
그러면 자기는 맨날 집에서 맛난 밥 하고 일하고 집도 이쁘게 꾸밀거라고 했었는데.
지난번에 장가갔단 소식을 들었는데
능력있는 여자는 아니었던것 같은데..

이게 다 무슨 소리냐.
밥 먹고 났더니 졸리군.
암튼 그 선배가 부러웠다.
내가 만약 결혼한다고 해도 남편이 내 도시락을 싸줄것 같진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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