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NU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CBNU ] in KIDS
글 쓴 이(By): enough (퉁퉁이)
날 짜 (Date): 2000년 7월  7일 금요일 오전 08시 48분 21초
제 목(Title): 또다른 세상..



지난주 토요일에 일이 늦게 끝나서 퇴근 버스를 놓쳤더랬다.
같은 팀 선임 아저씨가 집까지 태워다 줬다..친절하게도..
고맙다고 저녁 한번 사겠다고 그랬는데..어제 사게 됐다.
그냥 첨엔 간단히 회사 앞에서 먹고 끝낼려고 했는데..
두사람이 더 늘어서 넷이서 이말 저말 하다가 압구정까지 가게 됐다..
이천에서 압구정까지라...
첨엔 그냥 암 생각 없었는데..가다보니 길도 장난 아니고..
말로만 듣던 청담동 까페..레스토랑에..

길거리가 낯설었다.
나처럼 그냥 청바지에 샌들 신은 사람은 암만 봐도 없더라.
곳곳에 세워져 있는 컨버터블에...TV에 나오는 으리삐까한 집들..
잘 차려입은 아가씨들...
우리가 찾아간 퓨전레스토랑도 마찬가지였다.
값비싼 음식도 그렇고..거기에 온 사람들도 그렇고..나랑은 딴세상 사람인거 같았다.
한 공간속에...한쪽에는 음식 두어가지 시켰는데도 십만원 가까이 나온 음식값에 
속으로 움찔하던 내가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줄담배 피우고..비싼 양주 시켜 웃고 떠들며 
즐기는..적어도 나보다 3~4살은 어려보이는 그네들이 있었다..
맨날 삼겹살에 소주가 그만인 우리 팀 회식 분위기와는 영 딴판이게..
거기서 깔끔하게..분위기 있게 회식하는 사람들을 봐도 그렇고..

내가 세상에서 부대끼며 사는 지금..저쪽에선 나와는 너무나도 다르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았다..
다 좋아보이는 건 아니었지만..
우울했다.

난 압구정이 싫다..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