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AU ] in KIDS 글 쓴 이(By): UYHYUL ("의혈사랑"�0) 날 짜 (Date): 1995년05월16일(화) 02시10분45초 KDT 제 목(Title): 비가 옵니다. 지금 이 시각 여기는 5월 15일 오전 9시 50분 입니다. 캘리포니아에 비가 내리는 군요. 추적추적 가랑비보다는 더 굵은 빗방울이 무심하게 내리고 있습니다. 날씨 탓인지 기분도 무겁게 가라앉아 있습니다. 모두들 떠나버린 빈 캠퍼스에 또 다시 들어 앉아 예전의 익숙 했던 몸짓으로 그 때의 그 일들을 다시 시작 합니다. 오월이군요. 조국의 하늘이 항상 이 때만 되면 매캐한 흰 연기로 가 가득 채워지곤 했었지요. 올해 오월은 어떠려나... 내 고향 광주에 계신 부모님께 오랜만에 안부 전화를 했습니다. '잘 있느냐, 몸 아픈데는 없냐, 공부는 잘 되느냐' 항상 하시는 말씀에 그 걱정이 그 걱정이신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 , 어머니. 80년 오월 저는 국민학생이었지요. 어느날 갑자기 TV가 안나오고 광주의 하늘이 검은 연기로 가득차고 어디서 누가 죽었다더라 하는 먼 세상의 얘기같은 말만 듣고 저는 그저 학교에 안 가니 좋기만 했었지요.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는 아침만 되면 어디론가 나가셨다가 밤이 되면 늦게 아주 늦게 들어 오셨고 저랑 저의 형, 동생은 아직 안 들어 오신 부모님을 기다리며 옥상에 올라가서 밤하늘을 쳐다보며 '드르륵' 소리를 내며 날아가는 야광탄을 보며 '재미있는 불꽃 놀이를 한다' 고 좋아했지요. 그들의 화려한 외출에 나의 형제 자매가 죽어가는 줄도 모르고, 아니 그걸 알기에는 너무도 어렸던 나이...그 때 저는 우리 집 옆의 파출소가 유리창이 깨지고 온 건물이 불에 탈 때도 '거 참 이상한 사람들이네' 하며 무기고 에 버려진 M-1소총을 만지며 놀기도 했었지요. 아침에 일어나면 멀쩡한 버스를 온 유리창을 깨 부수고 창문 턱에 걸터 앉아 각목과 쇠파이프로 차체를 두드리며 무슨 이상한 노래를 부르며 달려가는 수많은 버스들을 보고 '저 사람들 뭐하나' 하는 궁금증 그 자체로만 만족을 하기도 했었지요. 다시 오월이군요. 비내리는 캘리포니아, 양키의 땅에서 이율배반을 생각하며 이 글을 씁니다. 기필코 돌아가리라. 내 아버지, 어머니 � 계신 곳으로. ****************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 가다 못가면 쉬었다 가자,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 마침내 하나됨을 위하여 ************************ "의혈"의 이름으로..... ******* 김 대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