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U ] in KIDS 글 쓴 이(By): tecnika (死海) 날 짜 (Date): 1998년03월26일(목) 15시24분24초 ROK 제 목(Title): 훈련가서 (4) 훈련편-2 요즘은 게시판에 저만 글을 올리는 것 같아 아쉽군요. 그렇더라도 곧 훈련을 가게 될 재성이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글을 써야 겠습니다. 더구나 같은 부대로 가게 되는데, 한마디라도 더 해야겠죠. 이번에는 훈련 두번째편, 각개전투입니다. 각개전투는 그냥 말로 느껴지는 것과는 조금 다른 훈련으로, 쉽게 말하면 하루종일 바닥에서 기어다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기어다닌다고 하면 누워있기 때문에 편하다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팔꿈치와 무릎으로 기어다니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는 점과, 뒤에서 욕해대며 빨리 가라고 하는 소리 들으면 결코 쉬운 훈련은 아니다. 아마 힘든 3대 훈련 중의 하나일 것이다. 교육의 내용은 4가지 포복방법에 대해 한가지씩 실습을 한 다음(2-3시간) 전체적으로 실습을 하는 훈련이 있다. 전체적인 실습이란 TV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철조망등으로 장애물을 설치해 놓고 장애물 뒤에 숨어있다가 다음 장애물까지 포복의 방법으로 진행하는 과정을 하는 훈련장에서 하는데, 총 길이는 150m 정도되고, 실제 포복으로 진행하는 거리는 100-120m 정도가 된다. 포복에는 낮은포복, 높은포복, 응용포복, 약진 이렇게 네가지가 있는데, 낮은 포복은 양팔꿈치를 동시에 뻗으면서 오른쪽 발로 밀어서 진행하는 것으로 가장 속도가 느리다. 그 이야기는 동일한 거리를 진행할 때 가장 오래 걸리고 힘들다는 이야기도 된다. 물론 조교가 낮은 포복으로 진행 하라고 해도 다들 힘들고 정신없기 때문에 양쪽 팔을 번갈아가며 쓰는 높은 포복으로 진행하기 일쑤다. 그러다 보면 조교의 욕이.. 높은 포복은 양쪽 팔과 다리를 번갈아 가면서 진행하는 것으로, 가장 쉽게 기어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속도가 비교적 빠르기 때문에 다들 이렇게 진행한다. 물론 그렇다 해도 긴 거리를 기어가려면 쉽지는 않다. 응용포복은 옆으로 누워서 진행하는데, 총도 걸리적거리고 진행 속도도 그리 빠르지 않다. 약진은 일어나서 막 뛰어가는 것인데, 꼭 필요한 때에만 약진을 시키기 때문에 속도는 빠르기는 해도 별로 많이 써먹지는 않는다. 오후에 종합훈련을 할 때에는 장애물도 있는데, 철조망이나 외다리 등이 있다. 철조망은 넘어가는 것은 하나도 없고 다 아래를 지나가는 것인데, 생각외로 낮게 되어 있어서 지나가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 더구나 내가 훈련받을 때에는 어디서 감사나온다고 새로 설치한 철조망이라서 더욱 바닥에 깔려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철조망은 내가 설치했다. 설치할 때에는 그곳을 내가 지나가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흑.흑.흑. 철조망에는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흔히 보는 철조망(삐쭉삐쭉 나온 철사가 있는 것)과 칼로 된 철조망이 있다. 칼로 된 철조망은 칼날같은 날카로운 것이 연결되어 있어서 살짝만 지나가도 옷이나 기타 등등이 철조망에 걸린다.(살이 찔릴 염려는 별로 없다) 보통 칼날로 된 철조망은 원형으로 되어 있고, 아래를 지나간다. 철조망 아래를 지나가는 방법을 조교들이 설명해 주는데, 그냥 그대로만 하면 된다. 방법은 누워서 총을 배위에 머리 방향으로 얹고 한 손으로 철모와 총의 소염기 부분을 잡고, 다른 손으로 철조망을 들면서 진행한다. 철조망이 옷위로 내려가면 옷의 이곳 저곳이 걸려서 진행이 어려우니, 반드시 철조망은 총의 위에 얹히도록 한다. 앞에서 설명한 대로만 하면 총이 철조망을 다 막아주므로, 그냥 다리로 밀어서 자연스럽게 진행하면 된다. 각개 훈련 때에는 날씨에 따라 고통의 정도가 달라진다. 날이 며칠동안 건조해서 바닥이 딱딱해져 있으면 당연히 고통은 극에 달한다. 아마 무릅, 팔꿈치에 피가 맺히는 것은 기본이다.(그렇다고 피가 줄줄 흐르지는 않는다) 그래도 나중에 옷을 벗고 나서야 알게 되니까 별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반면에 비가 오거나 전에 왔던 비 때문에 땅이 질다면 고통은 좀 줄어들지만, 온을 모두 버리게 된다.(내의까지 흙탕물 범벅이 된다) 바닥을 쓸면서 다니니까 당연한 결과다. 이때에는 빨래의 양이 조금 많아지는 것은 기본이다. 날씨가 바람이 불고 추우면 젖은 전투복은 더욱 춥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게 추워도 워낙 다들 긴장하고 있는지라 그 훈련 때문에 감기에 걸리거나 하지는 않는다. 각개 때에도 총기를 들고 하는데, 기어다니다가 총부리를 바닥에 받으면 욕을 많이 먹을 수 있다. 각개 전투는 야간에도 있다. 야간의 각개 전투는 대체로 소리를 내지 않고 이동하거나 엎드려쏴 자세로 들어가는 것을 연습한다. 그냥 천천히 소리를 내지 않고 움직이면 되니까 그냥 힘든 것은 별로 없다. 대비 각개전투때 물론 전체적으로 힘들지만 가장 아픈곳은 역시 무릎과 팔꿈치이다. 발로 서있을 때보다 팔꿈치와 무릅(정확하게 안쪽 무릅)으로 지탱할 때가 더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비라면 이곳에 무엇인가를 대는 방법이 가장 좋다고 한다. 훈련 들어가기 전에는 무슨 생리대를 대라는 이야기도 하는데(한쪽면에 접착면이 있어 고정이 잘 된다고 하는데, 확인은 못해봤다.),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 첫째로 숨겨두기도 어렵고, 변태로 취급당할 수도 있으며, 요즘은 아주 얇은 것들만 나오며, 얼마나 접착이 잘 되는지 모르겠지만 어림도 없다. 또다른 방법으로 군용 양말을 사용하는 것인데, 군용 양말의 끝을 잘라서 팔에 끼우는 방법이다. 이때는 양말을 하나 버리게 되므로, 미리 준비해가는 양말을 사용하는 게 좋다. 양말에 팔을 끼우면 팔이 가늘지 않으면 잘 들어가지 않는데, 그 말은 반대로 잘 빠지지도 않고 고정된다는 뜻도 된다. 막상 이렇게 해도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 다만 대지 않았을때 보다 아주 약간, 약간 편하다는 정도일 뿐이다(그것도 그냥 추측). 사실 이 방법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 양말로 끼우면 팽팽하므로, 다른 부재료(앞에서 말한 것)를 그 안에 넣을 수도 있다. 무릎은 무릎뼈가 있는 곳보다는 안쪽 무릎을 잘 보호한다. 그래도 무릎은 팔꿈치보다는 살이 있어서 상처는 남지만 훈련시 그리 아프지는 않을 것이다. 각개때 사용한 구멍 뚫린 양말은 그 후에는 별로 쓸 일이 없다. 막상 기어다니다 보면 힘들어서 팔꿈치, 무릎 아픈 것은 기억도 안 난다. 특히 내가 훈련 받을 때에는 2월말에 땅도 눈이 녹아 진흙탕에 눈과 비가 섞여서 내렸기 때문에 추위로 떨어서 아픈 것은 훈련 후에야 알았다. 이것으로 각개전투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