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U ] in KIDS 글 쓴 이(By): hasups () 날 짜 (Date): 1997년03월08일(토) 04시30분41초 KST 제 목(Title): [뉴스위크]복제인간의 탄생은.. 1997 통권.269 1997. 3. 12 [뉴스위크] Little Lamb, Who Made Thee? 복제인간의 탄생은 꿈인가 악몽인가 SHARON BEGLEY 기자 ---------------------------------------------------------------- 스코틀랜드의 한 연구소가 복제양 ‘돌리’를 만들어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문제는 이러한 기술이 인간에게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수천 명의 테레사 수녀나 폴 포트가 태어나는 일이 공상의 세계가 아닌 현실로 등장했다 스코틀랜드 로즐린 연구소의 세포 생물학자 키스 캠벨은 지난 주 단 한 개의 양 세포를 복제해 또다른 양을 탄생시켰다고 발표함으로써 세상을 놀라게 했다. 캠벨의 양 복제는 인간에게 「신체 부품」을 제공하기 위한 복제인간의 창조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 레즈비언들에게 정자은행을 찾지 않고도 친자(親子)를 낳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도 물론 아니었다. 뛰어난 운동선수, 유능한 의사, 죽어가는 자녀 등을 손쉽게 복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은 더욱 아니었다. 그가 생각하고 있던 것은 오로지 양이었다. 한 개의 양 세포로 무수한 양을 복제해 목축업자의 근심을 덜어주자는 생각뿐이었다. 지금까지 어느 교과서에도 성장한 포유동물의 복제가 가능하다는 내용은 없었다. 캠벨도 세포는 일단 성장 후 담당할 기능(가령 뼈·신경·피부 또는 다른 조직)이 결정되면 하나의 트랙만을 재생하는 CD와 같은 것으로 알고 있었다. 인간의 간세포, 양의 유방세포 등 모든 세포에는 완전한 인간이나 양을 만들기 위한 모든 유전정보가 담겨 있지만 실제로 판독할 수 있는 것은 간세포나 유방세포의 유전정보뿐이다. 다른 정보(완전한 유기체를 위한 나머지 유전적 정보)는 판독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러나 모두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하는 가운데 캠벨을 비롯한 연구팀은 한 개의 성장한 양 세포에서 양을 복제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캠벨은 지난 95년 2월 동료 이언 윌머트의 연구실을 방문했다. 그는 윌머트에게 완벽한 동물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유전 정보를 성숙한 세포로부터 재생할 방법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열쇠는 그 세포를 「비활성」(非活性)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비활성 상태가 되면 그 세포의 모든 유전자가 재생 가능한 상태로 된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것을 재생할 「플레이어」만 있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참이었다. 캠벨이 찾아낸 해결책은 양의 난모(卵母) 세포, 말하자면 난자였다. 난모 세포는 CD플레이어의 레이저 빔처럼 모든 유전자를 순서대로 재생하는 특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그렇게 작년 7월 양의 한 성숙한 세포를 복제한 최초의 포유동물 돌리가 탄생했다는 사실은 지난주까지 비밀에 부쳐졌다. 복제, 다시 말해 한 동물의 세포를 조작해 원래의 동물과 같은 유기체를 만드는 기술은 생체공학 분야에서는 금단의 열매다. 지난 70년대에는 인간의 힘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하는 과학자들도 있었다. 반면 다른 과학자들은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복제의 실현에 조금씩 접근해가고 있었다. 10년 전부터 과학자들은 성숙한 세포가 아닌 태아(胎兒)세포로부터 양과 소를 복제해 왔다. 그 연구는 동물실험에 그치지 않았다. 93년 조지 워싱턴大의 태생(胎生)학자팀은 인간의 태아를 복제했다. 17개의 인간 태아(산부인과에서 폐기하려던 결함을 지닌 태아)에서 세포 2~8개 크기의 세포들을 떼어냈다. 그들은 그 세포들을 분리해 각각의 세포를 실험용 접시에서 배양했다. 그 결과 여성의 자궁에 이식할 수 있는 크기의 세포 32개짜리 태아를 얻었다. 문제는 과학자들이 언제 인간을 복제할 수 있게 되느냐는 것이다. 돌리 보고서를 발표한 네이처誌는 『성인의 조직으로부터 인간을 복제하는 것은 지금으로부터 1~10년 사이에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코넬大 생물학자 W. 브루스 커리는 돌리를 만들어낸 로즐린 연구소 팀처럼 세포를 비활성 상태로 만들어 양을 복제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을 지닌 연구소는 세계적으로 10개소에 불과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실험용 접시 위의 인간세포를 비활성 상태로 만드는 것은 조금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번식중인 세포조직을 떼어내 자양분을 제거하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인간복제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주 美국립암연구소의 태생학자인 콜린 스튜어트가 인간복제를 막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을 발견했다. 양의 경우 난자가 3~4회 분할될 때까지는 세포의 유전자가 재생되지 않는다고 그는 지적했다. 사람세포의 경우는 2회 분할된 뒤 유전자가 재생된다. 그와 같은 차이가 인간복제를 불가능하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복제인간이 정확히 어떤 모습을 하게 될 것이냐는 좀더 근본적인 의문에 대해 과학자들은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외면적으로는 복제인간이 원래의 인간을 닮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품·성격·지능·재능 등 한 개인을 규정짓는 특성 면에서는 크게 다를 것이다. 『1백% 똑같은 복제인간은 만들 수 없다. 우연에 의한 요인들, 그리고 똑같은 환경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하버드大 심리학자 제롬 케이건은 말했다. 그로 인한 정치·윤리적인 파장도 적지 않다. 클린턴 美 대통령은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들어 인간복제의 규제 또는 금지 여부에 관한 보고서를 90일내 제출하도록 연방 생명윤리위원회에 지시했다(영국·덴마크·독일·벨기에·네덜란드·스페인은 이미 규제중이다). 윤리학자들은 70년대 덮어두었던 해묵은 주장을 다시 제기하고 있으며 과학자들도 인간복제로 예상되는 온갖 혜택(불임부부가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과 문제점(예를 들면 신체 부품을 제공하기 위해 사육되는 복제인간)을 거론하며 논쟁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그러한 전망은 로즐린 연구소의 평범한 목표인 품질좋은 우유 생산과는 거리가 너무 멀다. 에든버러의 제약회사 PPL社가 연구자금을 후원하는 과학자들은 양과 소를 유전공학적으로 조작함으로써 양유와 우유에 인간의 단백질을 함유시키려 했다. 이는 일반 단백질과는 다른 의약품으로 사용될 수 있는 단백질을 말한다. 올해 초 PPL社는 인간의 알파-락트알부민을 함유한 우유를 생산하는 암소 로지를 공식 소개하는 파티를 개최했다. 이 단백질에는 신생아가 필요로 하는 아미노산이 거의 다 포함돼 있다. 로지의 우유에서 이 단백질을 추출해 정제해서 젖을 먹일 수 없는 조산아用 분말제제를 만든다는 것이 이 연구의 목적이다. 다른 회사들 역시 혈액에서 심장에 이르기까지 인체의 모든 특성을 갖춘 동물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지가 인간의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은 이 암소가 실험실 접시에서 배양하는 수정란에 불과할 때 과학자들이 수정란 세포에 인체 단백질 유전자를 이식했기 때문이다(그 인체 유전자는 조작을 통해 망막과 같은 기관이 아닌 유선(乳腺)에서만 그 단백질을 만들도록 돼 있다). 로지가 태어날 때는 인간의 유전자를 갖게 됐다. 이 때문에 로지는 「전이유전자」 동물이다. 그러나 인간의 유전자를 로지와 같은 유형의 동물들에게 일일이 집어넣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릴 뿐 아니라 비효율적인 방법이다. 이 방법은 성공보다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다. 윌머트는 복제가 더 나은 방법으로 생각했다. 그가 제시하는 복제과정은 이렇다. 우선 전이유전자 양을 만드는 것인데 그는 소보다 양을 선호했다. 이 양이 성장한 후 체세포 하나를 분리해 다른 양의 난자에 이식해 이 난세포를 통째로 대리모 역을 하는 암양의 자궁에 이식한 다음 1백50일을 기다린다. 이런 과정을 몇 차례 반복하면 비교적 단기간에 의약품用 양유를 생산하는 양떼를 만들 수 있다. 약 10마리의 복제된 양을 만들어낸 다음 그 양들을 재래식 교배로 증식할 수 있을 것으로 윌머트는 생각했다. 그런 방식으로 만든 양떼는 유전적으로 보다 다양성을 가지게 돼 바이러스나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복제에 장애가 있다면 성숙한 동물의 체세포는 이미 성장과정에서 예정된 생체 기관을 선택적으로 성장시킨다는 점이다. 예컨대 간 세포·피부 세포·신경 세포 등이다. 세포 내에서 불필요한 유전자는 계속 존재하지만 활동은 정지된다. 즉 피부 세포는 에스트로겐을 생산하지 않으며 뇌 세포는 인슐린을 만들지 않는다. 단백질은 중세의 정조대(貞操帶)式으로 세포가 자신에게 필요치 않은 기능을 발휘하는 유전자에 접근하는 것을 막는 듯하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성숙한 세포는 한번도 복제한 적이 없어 한 마리의 완전한 동물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유전자를 확보할 수 없었다. 이번에 스코틀랜드 과학자들이 발견한 내용의 핵심은 성숙한 세포가 가능한 한 완전한 기능을 발휘하면서 생존하도록 만든 것이다. 첫 단계로 연구자들은 임신한 6년생 암양의 유방 세포를 분리해 낸 다음 이 세포를 실험실 접시의 영양액 속에 담가 배양했다. 그런 뒤 영양소를 세포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양의 20분의 1로 줄이는 획기적인 방법을 사용했다. 5일이 지나면 세포는 활동을 정지한다. 즉 세포내 유전자들이 세포 생명 주기(週期)상 「유전적 표현의 재조정」을 받아들이는 바로 그 단계에서 정지된다. 이는 로즐린 과학자들의 용어다. 다시 말하면 유전자들은 이 단계에서 양의 태아를 만들기 시작하라는 난자의 신호를 다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이는 누구나 간단히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2백77개의 성숙한 세포를 난자에 이식했는데 임신에 성공한 것은 13개뿐이었고 그 중 돌리만이 산 채로 태어났다. 이같은 성과는 현재까지 그 누구도 거두지 못한 것이다. 로즐린 과학자들은 돌리를 만든 기술을 인간에게도 적용하는 경우는 결코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다음 차례는 인간의 복제가 아니냐는 끈질긴 질문에 대해 과학자들은 인간의 복제가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이며 무의미한 행위라는 빈말만 늘어놓았다. 그러나 런던의 가디언紙가 지적했듯이 무의미하고 비윤리적이며 불법적인 일이 매일 일어나고 있다. 만일 사회가 유리병에서 빠져나온 복제 기술이란 「지니」(아라비아 요정)를 도로 집어넣기를 원할 경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인간 복제로 인한 재난이 몇 차례나 발생해야 복제 금지조치가 취해질 것인가? 무기류와 같이 대규모 자본 투자와 인프라가 필요한 기술들은 대학원생 몇 명이 지하실에 실험실을 차려놓고 연구할 수 있는 기술에 비해 통제가 수월하다. 예컨대 미국은 인간 태아 연구에 정부 자금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97년 1월 조지 워싱턴大의 한 생물학자는 태아의 유전적 이상 유무 진단 방법을 발견하기 위해 인간 태아에 관한 연구를 시도한 사실이 발각돼 사임했다. 금지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연구자가 역시 이타적 동기에서 인간의 복제를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을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소름끼치는 이유로 인간을 복제하려는 기도 역시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네이처誌는 돌리 문제를 수록한 잡지의 인쇄 직전 「법률을 어기는 단체나 외국 단체의 복제 기술 남용이 불가피하므로」 관계 논문의 게재를 취소해 줄 것을 호소한 전자우편을 하버드大의 한 학자로부터 받았다. 공연한 걱정일까? 영국의 미래학자이자 작가인 패트릭 딕슨은 지난주 스스로 대리모가 될 수도 있는 방법으로 작고한 친정아버지의 복제를 만들기를 원하는 여자와 접촉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태어나는 아기는 정확히 말해 누구일까? 수천 명의 테레사 수녀나 폴 포트를 만들어내는 복제의 꿈과 악몽이 돌리가 태어났다 해서 과거보다 현실과 더 가까워진 것은 아니다. 누구나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돌리가 동일한 DNA를 가진 암양의 정확한 복사판이란 것뿐이다. 그러나 양의 경우에는 어떻든 서로간의 차이점을 식별하기가 쉽지 않다. 인간의 경우에는 19년 전 할리우드조차도 인정했듯이 유전자는 시작에 불과하다. 영화 「브라질에서 온 소년들」에 나오는 94명의 소년들은 모두 히틀러의 세포 한 개로부터 만들어졌는데 이들은 다같이 히틀러가 겪은 것과 같은 뼈 아픈 정신적 상처를 입는 등 인간형성기 체험을 겪어야 했다. 그것은 공상과학영화 시나리오 작가들이 히틀러 2세들이 단지 유전자만으로 장래가 완전히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돌리가 10년 전에 태어났더라면 설명은 그 정도에서 그쳤을 것이다. 그리고 인간이란 유전자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부모·친구·교사·문화 및 시대의 상호작용에 의해 탄생되는 복합적인 산물이라는 내용의 기사가 신문에 한결같이 실리는 것으로 끝을 맺었을 것이다. 그러나 돌리가 태어난 시점이 선천적인 유전자가 후천적인 환경에 의해 더 강해지는지 아니면 약해지는지를 행동유전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이 정확히 규명하기 시작한 것과 때를 같이했다는 데 문제가 있다. 『환경적인 영향이 뇌의 물질적인 구조를 변경시킬 수 있으며 유전자가 생물학적 기능과 행동 모두에 표출되는 방식을 짓는 데 일부 관여한다』고 조지 워싱턴大 정신의학자 스탠리 그린스펀은 자신의 신저 「정신의 성장」(The Growth of the Mind)에서 언급했다. 인간의 성격 중에서 유전성이 가장 강하다는 수줍음을 예로 들어보자. 하버드大 케이건은 맥박이 빠른 태아는 부끄럼을 잘 타는 성격을 가진 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발견했다. 생물학적으로 이런 아동들은 조심성이 많고 조바심 많은 사람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그 유전자는 뇌로 하여금 자극과 새로운 경험에 대해 움츠러들도록 하는 것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모들이 부끄럼 많은 아동을 다른 아이들과 놀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드럽게 유도하면 부끄럼 많은 생화학적 조직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복제 지망생들에게 주는 첫번째 교훈은 사교적인 사람을 복제하더라도 과잉보호를 한다면 비사교적인 사람이 될지 모른다는 점이다. 유전자가 성공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더 미미하다. 『모차르트 같은 음악의 신동도 파푸아 뉴기니의 원시 종족 사이에서 태어났더라면 교향곡을 작곡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시카고 소재 러시 의대의 신경의학자 해럴드 클래원스는 말했다. 모차르트의 경우 아버지가 작곡가였고 누나가 피아노 교습을 받는 환경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천부적인 재능이 어려서부터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적 혁명가들도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출생 순서가 한 개인의 정치적 견해에서부터 성격을 비롯한 모든 것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연구한 MIT의 프랭크 설로웨이는 『다윈이 맏이였더라면 진화론자가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설로웨이가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다윈과 같은 시대를 살았던 6백 명 가운데 [체제순응적인] 맏이들의 5%만이 진화론자였지만 [기성체제에 도전하는] 맏이가 아닌 사람들의 50%가 진화론자였다. 게다가 다윈은 정치적·종교적으로 개방적인 가정 출신이었다. 『그는 누구라도 혁명가로 만들 만한 여건을 다 갖추고 있었다』고 설로웨이는 말했다. 두번째 교훈은 현상타파자를 복제하려면 둘째 아이로 만들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유전자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유전자는 예컨대 어린아이로 하여금 특정한 행동양식을 갖도록 살짝 자극하고 그 결과 아이를 둘러싼 사람들로부터 특정한 반응을 유도해 냄으로써 그 어린아이의 세계를 형성해나간다. 그런데 이같은 주위 사람들의 반응과 그에 따른 어린아이의 경험은 예정돼 있는 것이 아니며 인간의 통제범위 안에 있다. 큰 소리로 울부짖는 아기에게 부모가 화가 나서 욕설을 퍼부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부모가 그에 따르는 악영향을 인식하고 아기를 안아서 어르며 달래줄 수도 있다. 그 결과 본디 차가운 성격을 지니도록 「유전적으로 운명지워진」 이 아기는 유치원생이 될 무렵에는 사랑스러운 아동으로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아기가 지나치게 예민하다고 해서 부모가 혼자 놀도록 내버려두면 그 아기의 선천적인 비사교성은 악화되고 만다. 마찬가지로 까다로운 아이를 제멋대로 하도록 내버려둘 경우에도 나쁜 성질을 악화시킬 뿐이다. 그린스펀은 『부모는 [자녀의] 신경계를 변화시키며 따라서 성격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세번째 교훈은 유전은 결코 불변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질병에 대한 발병 위험성과 같은 신체적인 특징도 인생의 경험을 통해 증가 또는 감소시킬 수 있으며 심지어 완전히 없앨 수도 있다. 유방암 유전자로 알려진 BRCA1을 물려받은 여성 가운데 15%는 유방암에 걸리지 않는다. 환경적인 요인이거나 아니면 단순한 행운의 덕분이다. 피부암과 관련된 또다른 유전자는 방사능에 노출됐을 때만 활동을 개시한다. 따라서 그 유전자를 지녔더라도 자외선에 대해 주의할 경우 피부암에 걸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존스 홉킨스大 마크 파인버그 박사는 설명한다. 심장병이나 정신병 등 더욱 복잡한 질병은 유전적인 영향을 훨씬 덜 받는다. 세상에 잘 적응하고 건강하게 보이는 사람을 복제하더라도 그 복제 인간이 겪는 환경적인 요인에 따라 고혈압이나 정신분열증 환자가 될 수도 있다. 2차대전 당시 네덜란드의 「굶주린 겨울」에 출생한 아동들의 정신분열증 발병률은 보통의 배에 달했다. 산모의 영양실조가 그 질병을 유발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들 정신분열증 아동의 복제된 유전자를 임신기간에 정상적인 섭생을 한 여자에게 이식해서 양육한 후 출산한다면 그 아기는 정신분열증을 면할 수도 있다. 네번째 교훈은 병이 없는 사람을 복제한다고 해서 반드시 유전적 병에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복제인간이 반드시 원본과 똑같지 않게 된다는 데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복제되는 세포가 그동안 다년간 돌연변이를 거친 상태이기 때문이다. 방사능이나 화학물질, 혹은 우연히 야기된 돌연변이가 그때까지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뇌 속의 화학물질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한 피부 세포 안에서 돌연변이를 일으킬 경우 이를 감지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하필이면 그런 세포가 복제인간의 제조에 사용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때 태어나는 아기는 끔찍하거나 아니면 치명적인 결함을 갖게 될 것이다. 『돌연변이는 모든 세포에서 일어날 수 있으며 그것을 알아낼 방법은 없다』고 펜실베이니아大 생식 생물학자 랠프 브린스터는 말했다. 노화현상도 복제된 세포에 영향을 미치며 거기서 만들어낸 복제 동물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돌리가 8개월 된 어린 양(사진사들 앞에서 가만히 서 있도록 하기 위해 계속 먹이를 먹인 결과 나이에 걸맞지 않게 뚱뚱하다)이지만 생화학적인 면에서의 실제 나이는 복제에 사용된 암양과 마찬가지로 6년생인 것은 아닌가. 돌리의 탄생이 주는 가장 큰 교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연의 법칙에 의해 절대 금지된 것이 아닌 것은 무엇이든 가능하다. 둘째, 과학은 그 결과의 좋고 나쁨을 떠나 항상 승리한다. 윤리적 가책이 그 진행에 장애가 되거나 그 기술의 파급 범위를 제한할 수는 있겠지만 도덕적인 불안감으로는 밀려오는 과학의 진행을 막을 수 없다. 따라서 사람들은 인간의 복제가 자연법칙상 절대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기를 갖기 위해서건 아니면 예비로 자신의 장기를 확보하기 위해서건 성인이 자신의 복제인간을 만드는 데 대해 사회가 어떤 발언권을 갖고 싶다면 그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 아니면 과학자들이 인간 복제는 시도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있으므로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With Stryker McGuire in Edinburgh, Anne Underwood and Adam Rogers in New York and Mary Hager in Washington ---------------------------------------------------------------------------- [Image] [이전] [목차] [다음] ---------------------------------------------------------------------------- Copyright (c)1995-97, [Image] All rights reserved. @ 과학은 그 결과의 좋고 나쁨을 떠나 항상 승리한다. 주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