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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U ] in KIDS
글 쓴 이(By): being (빙)
날 짜 (Date): 1995년10월17일(화) 19시48분52초 KST
제 목(Title): 조교근무할때마다 열받는 이유


저는 컴퓨터공학과 죠교로서, 3개과의 1학년 컴퓨터실습이라는 과목을 가르
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참 재미없는 것은 hard없는 AT PC에서 실습을 한다는 거죠..
그래서 기껏 가르친다는 게 아래아 한글 꼬마 버전이나 도스를 반년동안
가르칩니다.
다른걸 가르칠려고 해도 하드웨어여건이 따라 주지 않아서 시도할 수가 없습
니다.
학교측은 정보화시대의 준비를 강조하면서 이런 시스템을 계속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아마 돈이 많이 들어가니까 그러계죠...
그런데 PC를 가르치는 실습실이 두 군데가 있는 데 공대 2층과 전산센터 3층
이 있습니다.
저는 전산센터 3층에서 가르치는 데, 그 쪽으로 조교근무갈때 마다 열을 받
는 데 , 그 이유는 실습실 바로 옆방은 전산원 소속 실습실이어서 486 시스템
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처음 수업때 1학년 학생들이 방을 잘못 찾아서 전산원 소속 실습실에서
컴퓨터를 열심히 두들기고 있을 때, 제가 "예들아, 거기가 아니라 옆방이야"
라고 286의 칙칙한 방으로 애들을 데리고 갈 때부터 저의 열받음이 시작되
었죠.
그 때 애들이 하는 말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구만.."

전산원 학생들은 컴퓨터를 배우기 위해 비싼 학비를 냈으니까, 그런 시스템을
쓰는 건 당연하다고 누군가가 말하면 그 말이 맞죠.
그러나 비싼 학비를 내고 중앙대에 들어와서 정규과목 배우는 아이들에게
그런 실망감을 주는 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이 앞서나가야지, 하드없는 286으로 실습하는 대학이 우리나라에 어디
있겠습니까.
PC를 가르치는 조교들도 별로 의욕이 없습니다. 속도가 엄청느려서,
아이들이 "저 이거 실행안되요.."라고 질문하면 "음.. 참아야 하느니라.."라
고 대답을 해 줄수 밖에 없는 일을 하고 싶지가 않다는 거죠..
애들도 의욕이 없기는 마찬가지..
집에 더 좋은 컴퓨터가 있는 학생들도 많고...
이런 시스템환경이 거의 6-7년 지속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대학 1학년때도 이런 시스템이었는데... 그 때도 "왜 이리 고물이야.."
라고 투털거렸는데... 
그러나 한가지 반가운 소식은 내년에는 전부다 펜티엄으로 업그레이드가
된다는 소식입니다. LAN도 묶인다는 소문이 있던데, 그러면 인터넷도 실습
할 수가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징징 울어대지 않으면 처다보지도 않는 그네들이 싫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원하는 바가 이루어진다니 기분은 괜찮습니다.
그러나 이게 제대로 될까라는 의구심도 갖는데 저는 근본적으로 학교를 안
믿거든요... 이미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재단이 바뀌는 수 밖에 없는 거 같아요.

요번에 나우누리에서 우리학교 서비스를 한다는 데 이것도 말이 많구요..
믿음직스러운게 없어요..

어쨌거나 요번 학기만은 계속 열받아겠군요...

학교 당국이 제발 정신차리기를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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