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AU ] in KIDS 글 쓴 이(By): UYHYUL (!폭풍예감!�x) 날 짜 (Date): 1995년09월24일(일) 03시38분52초 KDT 제 목(Title): 한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보니~~ 얼마전 사다 놓은 생수가 있어서 그걸 꺼내어 컵에 가득이 붓고는 벌컥벌컥 들이키니 살것 같았다. 물을 마시는 순간, 나 어릴적(?) 재미있게 들었던 김창완의 노래 '어머니와 고등어'가 생각이 났다. 한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 문을 연것 까지는 같은데 그 후가 달랐다. 그래서 꿩 대신 고등어라고..... 나는 역시 얼마전 코리아 타운에서 사다가 짱박아 놓은 고등어 통조림을 꺼냈다. 그걸 가지고, 먼저 캔-오프너로 개봉을 한 다음, 살짝 옆에 놔둔 후, 나는 다시 냉장고 문을 열어 오래 된 묵은 김치통을 꺼냈다. 이건 오래 된 거라서 묵은 냄새도 나고 그냥 먹기에는 좀 힘든 것이었는데 지금의 이 순간을 위해서 남겨 놓은 것이었다. 한 주먹 만큼만 쥐어서 냄비에 넣고 물로 헹구어 내었다. 너무 맵지 않게 하고 또 냄새도 사라지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렇다. 난 그 순간 고등어찌개를 만들려고 작정을 했던 것이다. 물론 밥도 새로 해야겠지.......아이구머니나... 근데 이게 지금 몇시야?...음.....새벽 1시 30분....한밤중은 한밤중이군..... 암튼 난 그 씻어낸 김치들을 다른 통에 넣고 오픈된 고등어 통조림통에서 3-4개의 고등어 조각들을 꺼내어 냄비에 넣은 후 다른 통에 있던 김치들과 뒤적뒤적 섞었다. 그리고나서 물을 약 냄비의 3분의 2정도로 차게 부은 후 개스레인지에 올려 놓고 불을 붙였다. 그리고는 잽싸게 다시 냉장고 문을 열어 고추장을 꺼냈다. 짠~~~ 이 고추장은 한국에서 우리 어머니께서 손수 만드셔서 소고기와 함께 볶은 후 소포로 보내주신 '볶음 고추장'인데 그냥 흰 쌀밥에다 비벼서 김치 하나 반찬에 먹어도 그 맛이 주~~긴다~~. 암튼 그 고추장을 꺼내서 이제 막 불을 붙여 놓은 그 냄비에 큰 숟가락으로 두 스푼을 넣고 잘 풀어지게 섞어준 후 잠시 뚜껑을 닫았다. 빨리 끓기만을 학수고대 하며 TV를 틀어 놓고 NBC를 보는데...야호! 드디어 끓기 시작한다. 그러면...다시 뚜껑을 열고 슬슬 맛을 보며 간을 맞추어 줘야 하는데 이거 너무 싱겁잖아..그러면...다시 고추장 뚜껑을 열고 반 스푼만 퍼다가 다시 넣고..미원도 살짝 넣어 주고..또..간장도 살짝 넣어서 간을 맞게 해주고...그리고는 다시 뚜껑을 덮었다. 그리고는 잽싸게 다시 냉장고 문을 열어 그렇게도 요리 되어짐(??)을 원하며 구석에 쳐박혀 있던 파! 를 꺼냈다. 옆에 고등어 찌개는 보글보글 끓고 있고 나는 마지막으로 파! 를 썰면서 잠시 후에 느낄 포만감을 미리 상상으로 즐기며 행복에(과연 그럴까~?) 겨워했다. 얼마 후 끓고 있는 찌개의 뚜껑을 열어 숟가락으로 맛을 본다......... 웅와~~~증말 죽인다~~~~~~~ 킬킬킬...그럼 그렇지, 이 한밤중에 난리법석을 해 대는데 이만한 댓가는 있어야지...흐흐흐....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파! 를 넣고는 열까지 센다. 하나, 둘, 다섯, 일곱, 열!!! 야호~~ 드디어 먹기 시작한다. 룸메이트인 마이클과 마크는 자고 있었고 나는 거실에 앉아 그 찌개를 맛있게도 냠냠 이제 막 지어놓은 하이얀~ 쌀밥과 함께 게걸게걸 먹기 시작한다. 다른 반찬은 하나도 없어도 좋아..난 이 고등어 찌개만 있으면 얼마든지 좋아..... 이거 다 먹고 나면 설겆이 해야 하는데 먹기 전엔 그래도 먹는다는 희망으로 이걸 다 만들었지만 먹고 나면 설겆이를 귀찮아서 어떻게 한담?...하지만 그래도 먹는다는건 넘넘 행복한 일이야~~~~ 한밤중에 혼자 떨어 본 궁상.....뭐 그리 나쁜일은 아니네..... :) *** 고등어 찌개 먹은 후 3시간 후에야 잠든 *** !폭!풍!예!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