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dh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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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chyoo (문사수)
날 짜 (Date): 1997년05월24일(토) 09시53분24초 KDT
제 목(Title): 구걸하는 삶



집에 비싼 TV가 있습니다. 그래서 너무나도 좋아서
TV를 매일 깨끗하게 닦고 애지 중지합니다. TV가 혹시 망가지고
달을까봐 TV 스위치를 키지도 않습니다.

이럴 때에 그 TV를 가지고 있는 TV의 주인은 정말로
TV의 주인일까요?

이런 경우가 TV가 주인이고 사람이 TV의 노예가 되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를 우리는 TV에 구걸하는 삶이라고 합니다.

사람이 주인으로 산다는 것은 남김없이 사용하고 남김없이
밖으로 드러내어 공개하는 것을 "주인된 삶"이라고 합니다.
가령 어떤 사람이 돈이 백억쯤 있습니다.
이 사람은 그 동안 돈 모으는데 정열을 기울였고 힘을 기울 였기 때문에
돈 나가는 것이 너무나도 아까워서 꼭꼭 숨겨두고
그 돈을 보면서 자신의 인생에 만족해 합니다.

그럴 때에 이 사람은 돈의 주인일까요? 아닌 것입니다.
돈을 소유하고 있다고 하지만 돈의 노예가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은 돈이 천원 밖에 없는데
그것을 아낌없이 써버립니다.

그러면 이 사람에게는 돈이 한푼도 남지를 않았지만
돈을 썼기 때문에
그는 돈의 주인입니다.

우리들이 흔히 생각하고 있는 "재산,돈,학업적인 명예,권력"등은
그것이 어떤 종류이건 간에 남김없이 써버릴 줄 알때에
그리고 남김없이 버릴 줄도 알 때에
돈도 내것이고 명예도 내것이고 학업적인 성취도 내것인 것이지
꽁꽁 붙들어서 잃어버릴 까봐 안절부절할 때에는
전부 A 학점을 받아도 내것이 아니고
재산이 산더미 같이 많아도 나는 그 재산의 주인이 아닌 것입니다.

혹자들이 불교에 대하여 마치 세상을 등지고 신비속에 빠져서
외형적인 삶을 무시하는 것 처럼 오해하는 것은
그저 몇가지 말과 몇가지 종교적인 의식으로 인하여 그런 오해를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주인된 삶을 살기위해서는 붙들어 매고 통사정하면서
안절부절하는 그런 "구걸하는 삶"에서 주인되는 삶으로
삶의 차원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가령 우리가 하나님을 믿고 있건 부처님을 믿고 있건
그래서 마음속에 하나님을 소유하고 있건 부처님을 소유하고 있건에
상관없이 소유하고 있는 그것을 남김없이 써버리고 공개하지 않고
더욱 더 비밀스러운 것으로 만드는 종교를 한다고 할 때에
우리가 내생에 천국에를 가건 상관없이 항상 우리는
구걸하는 삶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불교의 하늘나라중에 욕계천은 욕망이 완전히 충족되는 가장 높은
하늘나라입니다.

이 하늘나라는 어찌나 좋은 곳인지
피자가 먹고 싶다고 생각이 들면
어느새 피자가 입안에 씹히고 금방 소화되어
피자를 먹은 포만감에 흡족해지고
여자가 애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
어느새 품안에서 귀여운 아이가 방긋 방긋 웃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 하늘나라의 삶에는 단지 한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무엇이냐 하면 생명의 주권을 "마왕"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왕"이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주체를
상실하고 어디에다가 내 맡겨버리는 것입니다.

여기는 학교에서 모두 A 학점을 받고 싶다는 생각만 하면
성적표가 손에 쥐어지는 곳입니다.

이것은 어떤 궤변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무엇을 그렇게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까?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모두 맡겨버리시고
하나님의 품안에서 천당을 약속받으십시요.
주 예수 그리스도는 구하는 것을 모두 주십니다."

이렇게 외치는 기독교인들

법당에 가서 열심히 기도하십시요.
그러면 당신의 집에 복과 무병행복이 약속됩니다.

이렇게 말하는 불교인들

부적을 가지고 있으면
부적이 악귀로 부터 당신을 지켜줄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점술가 무속인들

바로 이들이 우리를 노예적인 구걸속에서
마왕에게 맡기는 노예적 소유근성의 편안함으로 인도하는
사람들입니다.

여기에 그 이름이 기독교가 되었건 불교가 되었건
그런 것은 아무런 중요성이 없습니다.

똑같은 것입니다. 마왕의 이름을 악마라고 하건
혹은 귀신이라고 하건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에 불과한 것입니다.

현세적인 소유물을 제시하고 당신의 생명 주권을 빼았으려는
사람에게서 그러한 구걸하는 삶에서 나오도록 하는 것이
불법일 뿐이지
이것은 현상적인 재산.부.학업.권력에 대한 약속도
혹은 그러한 현상적인 보상체계에 대한 비하도 아닙니다.

오직 우리가
주인이냐 아니면 노예적인 구걸하는 삶이냐 그것을
문제삶는 것일 뿐입니다.

어리섞은 사람들이
본질을 보기를 두려워하고 본질을 마주하기를 두려워해서
겉 모습과 이름과 그리고 나타나는 현상적인 모습을 가지고
자신을 안도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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