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tabla) 날 짜 (Date): 1996년07월24일(수) 11시47분27초 KDT 제 목(Title): 새가 하는 말 저는요. 아직 수양이 덜 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자유를 원합니다.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려야할 자유라는 말이 있다면 그 자유가 어떤류의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 각하고 추구하는 자유는 순전히 제 주관적인 면에서의 자유입니 다. 그것은 자신이 원하는 자유입니다. 기독교에서 말하는(제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절대자에게 귀의해서 그 안 에서 주어지는 자유를 만족해 하며 누리기도 원치 않고 불교에 서 말하는 해탈의 자유를 원치도 않습니다. 적어도 저는 인간으로서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을 누리면서 사 는 것이 자유라고 느낍니다. 고뇌하고 번뇌하며 한끼의 양식을 걱정하고 미래를 위해서 계획하고 노력하며 한편으로 힘들어 하 면서도 희망에 부풀기도 하고 원하는 것에 대해 아쉬워하고 갈 망하고 어떤이의 성공에 대해서 부러워하며 자신도 그렇게 되기 를 원하고.... 인간에게 숙명처럼 지워진 생노병사희로애락 이 모든 것도 스스 로 극복해야 할 훌륭한 도전입니다. 설사 그 끝이 보이지 않고 감내하지 못해서 절망에 빠진다 하더라도 절망 그 자체도 또 하 나의 도전입니다. 제가 어떤 부조리에 빠진 것인지도 모르지만 인간의 숙명에 대항 하는(비록 그것이 부질없는 짓인지느 모르지만) 인간의 모습이 야 말로 제가 보기에 가장 숭고한 인간의 모습입니다. 결코 그 숙명을 "네 모든 짐을 ..께 맡기라"라는 기독교적인 충고나 번뇌 를 떨쳐버리고 무아지경에 빠지기를 소원하는 불교적인 식물인간 이 되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저는 기독교나 불교의 철학에 대해 깊이 알지 못합니다. 따라서 제가 가진 극히 편협된 지식?이 제 스스로의 무지를 드러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제 생각에는 주어진 삶 속에서 인 간의 모든 감정을 느끼며 평범한 한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자유로운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저의 모습이 유리병 속에 갇힌 답답한 새 같다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인간의 모 습이 그렇듯 절망적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저는 마음의 문을 닫고 있지는 않습니다. 기독교든 불교든 제가 구제의 대상이 된 다면 저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싶군요. 그러한 문제 또한 풀어야할 도전이니까요. 문득 옛날에 읽었던 "시지프스의 신화"라는 제목의 책이 생각나 는군요. "까뮈"가 지었던가?... 제우스 신의 노여움을 산 시지프스는 무거운 바위를 산 꼭대기 까지 굴려 올리는 벌을 받습니다. 바위는 산 꼭대기에 이르면 다 시 굴러 떨어지지요. 그야말로 무한루프의 끝도 없는 벌입니다. 하지만 시지프스는 한마디의 불평도 하지않고 묵묵히 지금도 바 위를 굴려 올리고 있습니다. 무슨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어떤 성취감을 느끼는 것도 아니지요. 자신에게 이러한 벌을 내 린 신에 대한 반항적인 행동으로 규정짓더군요. 시간이 경과할 수록 지치는 쪽은 신이랍니다. 계속해서 밀고 올라오니 바위를 계곡으로 떨어 뜨리는 것도 한 두번이지 귀찮아서 죽을 지경이 라나요? 신은 시지프스에게 애원을 합니다. 이젠 제발 그만 하 라고.. 하지만 시지프스는 오늘도 바위를 산꼭대기로 밀어 올리 고 있답니다. 신은 지쳤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