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Xlander (Seunghyun) 날 짜 (Date): 1996년07월15일(월) 07시10분15초 KDT 제 목(Title): 술몽쇄언-취산 과 화소편 이글은 구한말 사람 월창거사 김대현님이 남긴 글 "술몽쇄언" 중 취산과 화소편이다. 좋은 글이라 생각되어 이곳에 올림니다. 취산(모이고 흩어짐) 꿈속에서 혼인하는 꿈을 꾸어 새로은 정이 아직 흡족라지 못하였을 때에 날이 이미 새게 되면 꿈속의 광경은 무너지고 만다. 세상 사람들이, 집안에는 아내가 있고 슬하에는 자녀가있다. 그러나 그들이 자기와 함께 장구한 세월을 같이 지낼 자가 몇 사람이나 될 수 있겠는가. 병들어 누워서 목숨이 가냘픈 실처럼 위태롭게 되면 젊은 아내와 어린 자식이 둘러앉아 눈물을 흘리며 운다. 서로 만난 것이 얼마 되지 않았으며, 자식의 양육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산 사람의 심정은 칼로 베는 것처럼 아프고, 가는 사람의 마음은 절망에 잠긴다. 드디어 한가닥의 숨이 끊어지면 혼령은 육신이라는 껍질을 떠나가기가 마치 고치를 뚫고 나가는 나방과 같다. 경계가 변하고 바뀌면 꿈에서 깬 눈과 같아서 비로소 인연과 모이고 흩어지는 것이 전부 꿈이며 환상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다시 인생의 무엇을 근심하겠는가? 화소(그림과 소상) 그림속의 미인은 사랑스럽기는 하나 정을 붙일 만한 것은 못 되고, 빛어 놓은 인상은 그 위의가 공경할 만하지만 무서워하지는 않는다. 꿈속의 번화(번성과 화려함)는 생각할 수는 있으나 그것을 추모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것이 참이 아닌것을 알기 때문에 진정이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진정이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머리만 돌리면 곧 잊어버린다. 보든 세상일에 있어서 어느 것에나 수응(오는대로 응함)하지 않음이 없으나, 그 모든 사물을 그림이나 소상이나 꿈이나 환상을 보는 것과 같이 한다면, 그 사물이 어찌 나의 마음에 새겨질수 있겠는가. 그렇건만 처음에는 그것을 마음에 받아들이고 마침내는 가슴에 감염하여, 살아 있는 동안에는 꿈을 꾸게 되고 죽어서는 업식이 되어 몇 겁을 지나도록 되풀이하면서 능히 거기에서 해탈하지 못한다. 다 내가 스스로 그렇게 만든 것이고, 물(사물)의 허물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