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croce (croce) 날 짜 (Date): 2003년 2월 10일 월요일 오후 09시 12분 22초 제 목(Title): 어린아이와 불 neon님이 말씀하신 어린아이와 불의 문제. 아이들은 육신을 지니고 갓 내려온 신의 자녀들이라고 표현해도 될까요. :) 저는 아이들의 순수함을 사랑합니다. 불이 뜨겁다는 것도, 만져서는 안된다는 것조차 모르는 無知한 순수 그 자체입니다. 無知를 찬양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치 판단이라는 장애가 없는 순수한 의식을 회복하자는 것이지, 치매증 환자가 되자는 것은 아니지요. 인과관계에 대한 지식이 불필요하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조금 복잡하게 되었습니다만, 대략 이런 것입니다. A와 B라는 사람이 처음 만났습니다. 둘은 서로 처음 보므로, 어떠한 선입견도 없지요. 서로에 대해서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예의를 갖춰 순수한 백지상태에서 서로를 만납니다. 만남이 계속되면서 A와 B는 서로의 마음 속에 서로에 대한 이미지를 쌓아가지요. 가끔 결정적인 말이나 행동을 보고는 판단을 내리기 시작합니다. 서로에 대한 인상이 때로는 호감으로 칭찬으로, 또 때로는 반감으로 비난으로 또는 중립으로 발전합니다. A와 B는 흐르는 강물처럼 계속 변해가는 시간 속의 존재인데, 두 사람 마음 속의 상대에 대한 생각은 일정한 방향성을 갖고 만들어집니다. 이 두 사람은 그러다가 헤어졌습니다. 10년이 지난 뒤, 우연히 A와 B는 조우하게 됩니다. 서로에 대한 기억은 10년전 멈춰졌지요. 반가운 마음에 기뻐하면서도 옛날에 마음 속에 새겨두었던 판단들이 슬며시 떠오르게 됩니다. 두 사람은 술 한잔 하면서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들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게 되었지요. A와B는 상대에 대한 판단을 끄집어내어 비교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변했을까? 많이 변했지요. 옛날과 똑같은 면도 있지만 완전히 달라진 면도 있고, 결국 두 사람은 과거에 만들어두었던 상대에 대한 틀을 버리고, 다시 보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