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Enlight (D.S.) 날 짜 (Date): 2003년 1월 28일 화요일 오후 12시 45분 13초 제 목(Title): Re: To. Enlight님 VIRT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법거량을 할때 조건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살불살조'입니다. 부처도 죽여야 하고 조사도 죽여야합니다. 즉 자신의 관념속에 있는 부처라는 이미지를 깨부시고 그야말로 살벌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법거량입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이루어지는 토론은 자신의 의견제출이지 진정한 법거량은 아닙니다. 부처님당시 인도에는 종교지도자들간에 깨달음에대한 토론이 자유롭게 이루어졌는데 이때 토론에 진 스승은 모든 제자를 데리고 이긴 스승의 제자가 되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마하가섭이 그랬고 사리불과 목련존자도 그랬습니다. 인터넷토론을 통해서 무엇인가를 배울수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그런 말을 한적이 없습니다. 대부분 토론을 보면 대게 '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고 너는 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다른 경우는 '너 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런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전에 인터넷의 한 불교동호회 게시판에 대승불교에 관한 글을 썼다가 여러사람들로 부터 '불교공부 제대로 해라, 선지식을 찾아서 좀더 공부해라, 너무 심각하게 살지 마라,' 등등 답글을 받은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답글들의 공통점은 구구절절이 옳은 말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결같이 무엇인가 훈계를 주려하고 교훈을 주려고 할뿐 진정 대승불교에대한 글은 하나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제글에 답글을 준 사람들은 제가 올린 글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입니다. VIRT님께서 저에게 겸손하라고 한 말은 물론 좋은 말씀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상황은 저의 태도에 관한 지적을 바라고자 하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님께서는 막연하게 제글이 마음에 들지 않을 뿐입니다. 깨달음은 이런 것이고 부처는 이런 사람이어야하고 불교보드는 이래야 한다고 관념을 가지고 있는데 어떤 글을 읽을때 거기에 맞추어서 보게 되면 이견이 나오게 됩니다. 금강경에 보면 '형상으로서 여래를 보려고 하거나 소리로서 여래를 들으려 한다면 절대로 여래를 만날수 없다.'라고 쓰여있습니다. 여래는 어떤 사람이고 깨달음은 어떤 것이다, 라고 상을 갖게 되면 깨달음을 얻지 못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저는 법거량이 아닌것을 법거량이 아닌것 같다고 말했을 따름입니다. 제글을 만약 100명이 일고 님께서만 답글을 주셨다면 99명은 어쩌면 제글에 동의할지도 모르고 어쩌면 댓구할가치도 없어서 답글을 안했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후자가 더 맞다고 보겠습니다. 진정한 겸손은 아마도 침묵하고 있는 것이라 할수 있겠지요. 그러나 지금은 겸손이냐 아니냐 하는 것을 따지는 것이 아닙니다. 금강경 강의로 유명했던 덕산선사가 금강경 한구절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자 자신의 금강경 해설서를 불태우고 용담선사제자가 된 이야기가 있습니다. 제가 겸손하지 못하지만 불법은 많이 안다거나 겸손하지만 불법은 잘 모른다. 라는 것은 있을수 없다고 봅니다. 겸손하지 못하면서 불법도 모르거나 겸손하면서 불법도 잘 알거나 둘중에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불법에 관한 토론을 한다면 저는 한치도 양보할수 없습니다. 법거량에는 적당한 타협이란 없습니다. 살불살조이니까요. 만약 제가 불법도 모르면서 겸손하지 못하다면 용담선사가 꽉 막혀서 대답하지 못한 상황처럼 완전히 박살을 내 주십시요. 그런데 불행하게도 저는 불법에대해 별로 아는 것도 없을 뿐아니라 저 자신을 내세울만큼 잘난 것도 없는 사람입니다. 님께서 아마 제 글을 읽고 오해하신것이 아닐까하고 생각됩니다. -------------------------------------- Show me your smile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