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dh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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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mason (순간적으로)
날 짜 (Date): 2002년 4월 26일 금요일 오전 10시 54분 37초
제 목(Title): Re: A.I.



저는 그 영화를 헐리웃에 대한 조소와 영화매체에 대한 통찰로 일면 이해하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데이빗은 인간이 되기 위한 여정의 마지막에서, 자기가 지나왔던 
과정, 즉, 꿈을 꾸고 그 꿈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자신을 진짜 
인간으로 완성시키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데이빗이 상품이고 소모품인 로봇에서 완벽한 인간이 되는 
순간 그는 자신이 동시에 '상품'으로서의 마지막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데이빗이 탄생한 이유는 애시당초  '인간성'을 팔아먹기 위한 목적이었기 
때문에 데이빗이 완벽한 인간성을 획득한 순간 진정한 상품성이 부여되는 
것이죠. 

그런데, 애초에 데이빗은 맘에 들면 선택되고 싫증나면 버려지는 상품으로서의 
자신이 싫어서 인간이 되고 싶어한 것인데, 여행의 종착역은 더 이상 
데이빗에게 아무런 희망을 주지 못합니다. 그래서 자살을 하죠.

그런데 거꾸로 '인간성'이 뭐냐는 질문이 주어졌을때 웃기게도 데이빗의 
프로그램된 인간성이 연구대상이 됩니다.

이것을 헐리웃에 대한 조소로 이해하는 이유는 '가장 인간적'이기 때문에 
'가장 상품성'이 좋은 대표적인 예가 영화이기 때문이죠. 또 영화는 
기록매체라는 특성때문에 과거의 인간들의 '인간성'을 연구하는 좋은 
소재이기도 합니다만, 이미 상품성을 위해 인공적으로 프로그램된 인간성이란
모순이 있죠.

물론 영화만이 아니고 요새는 꽤 보편화된 현상입니다만. 박노자님이 지적한 
것과 같이 가장 비세속적인 경험이라고 할 '견성'마저 손쉽게 '구매'하고 
'소비'해 버리는 현대인들에게는 데이빗에게처럼 더 이상 탈출구는 허락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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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attractiveness or counterintuativeness of such methods become 
advantages, because they force one to accept new and better ways of 
thinking about the subject.          -- From W. Siegel, "Fiel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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