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unfading (들꽃) 날 짜 (Date): 2001년 12월 7일 금요일 오후 07시 20분 26초 제 목(Title): Re: 그대는 골방을 가졌는가 너무 늦은 답글이 아닌가 염려됩니다만, 다음과 같습니다. 그대는 골방을 가졌는가? 이 세상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이 세상의 냄새가 들어오지 않는 은밀한 골방을 그대는 가졌는가? 그대는 님 맞으려 어디 갔던가? 네거리에던가? 님은 티끌을 싫어해 네거리로는 아니 오시네. 그대는 님 어디다 영접하려나? 화려한 응접실엔가? 님은 손 노릇을 좋아 않아 응접실에는 아니 오시네. 님은 부끄럼이 많으신 님, 남이 보는 줄 아시면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숙여 말씀을 아니 하신다네. 님은 시앗이 강하신 님, 다른 친구 또 있는 줄 아시면 애를 태우고 눈물을 흘려 노여워 도망을 치신다네. 님은 은밀한 곳에만 오시는 지극한 님, 사람 안 보는 그윽한 곳에서 귀에다 입을 대고 있는 말을 다 하시며 목을 끌어안고 입을 맞추자 하신다네. 그대는 님이 좋아하시는 골방 어디다 차리려나? 깊은 산엔가 거친 들엔가? 껌껌한 지붕 밑엔가? 또 그렇지 않으면 지하실엔가? 님이 좋아하시는 골방 깊은 산도 아니요 거친 들도 아니요, 지붕 밑도 지하실도 아니요, 오직 그대 맘 은밀한 속에 있네. 그대 맘의 네 문 밀밀히 닫고 세상 소리와 냄새 다 끊어버린 후 맑은 등잔 하나 가만히 밝혀만 놓면 극진하신 님의 꿀 같은 속삭임을 들을 수 있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