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parsec ( 먼 소 류 ) 날 짜 (Date): 2001년 8월 11일 토요일 오전 09시 49분 49초 제 목(Title): Re: [질문]설시내의 조용한절 많은 사람들이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자신의 능력에 불만을 가지고 삽니다. 그래서 좀더 나은 능력을 쌓고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살고, 혹은 좀 더 뛰어난 인격체가 되고자 노력합니다. 사회가 발전하려면 분명 이런 노력이 필요하죠. 그런데 이런 모든 것을 초월해 그런 경쟁과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조차도 결국은 무언가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무언가를 성취하고자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 비해 못한 삶, 혹은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삶에서 벗어나고 자신이 아직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통 내게 없는 그 무언가를 가진 것처럼 보이는 사람에게 찾아가서 그 뭔가를 달라고 매달리게 되죠. 그런데 그런 소위 아귀다툼의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하면서 기본적인 태도는 마찬가지로 "내게 없는 것"을 가지려고 하는 자세로 임한다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문제의 시작을 뿌리뽑아야 합니다. `왜 나는 지금의 내 상황에 불만족인가?' `왜 나는 지금의 내가 아닌 뭔가가 되려고 하는가?' `나의 마음은 왜 불안하고 들떠서 안정을 잃어버리고 있는가?' 이런 질문에 다른 사람은 결코 납득할 만한 대답을 줄 수 없습니다. 스스로에게 묻되, 억지로 대답하려고는 하지 마세요. 문제의 시작은 바로 그 불만입니다. 그리고 그 불만에 대한 불만이죠. 불만을 떨쳐버리려고 하면서 불만에 대한 불만을 그대로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언제까지나 불만스러운 상황을 벗어날 수 없게 됩니다. 현재의 나를 따뜻한 눈길로 돌아보고 자신을 사랑하세요. 그것은 남이 가르쳐 줄 수 없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어떤 외적인 기준에 따라 해석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응시하면서 그것을 긍정하는 법을 익히세요. 만족이나 불만족은 여전히 기준이 나와 다른 것에 있는 것이니 자신에게 "만족"하려 하지 말고 그냥 "긍정"하면 됩니다. 현재의 불만은 불만 그대로 긍정하세요. 이런 일은 남에게 물을 필요도 없고 남에게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 신경쓸 필요가 없습니다. 남의 비법이 뭔지 알려고 할 필요도 없습니다. 자신의 방법으로 자신이 살면서 익혀온 자연스러운 과정을 따라 자신을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휴식을 취하면서 자신을 조용히 느껴보십시오. 거울을 보려고 하지 말고 본래 인간이 가진 자기애를 최대한 발동시켜 자신의 전 존재를 긍정하는 자세를 취하면 됩니다. 그렇게 `느껴지는 자신', 지식의 대상이나 내용으로서가 아니라 '느낌으로서의 나'를 응시하면서, 결리는 어깨, 땀차서 끈적이는 엉덩이, 팔굼치 아랫부분의 무게를 견디느라 잡아당겨진 어깨, 박동으로 벌렁거리는 손목의 동맥, 이런 것들을 싫어하거나 피하려 하지 말고 일단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십 시오. 그러면서 서서히 자신의 모든 것, "나"라고 생각되는 모든 느낌과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긍정하는 연습을 하십시오. 그 다음은 어찌어찌 해라곤 할 수 없지만 그러다보면 어느새 자신을 사랑하고 있거나, 마음의안정을 찾거나, 밖에서는 찾을 수도 없고 남에게 줄 수도 없는 것, 즉 '나'를 찾은 것을 알게 됩니다. 그 다음엔 그 '내'가 원하고 반응하는 바에 귀기울이고 "나"에게 인내와 포용하는 자세를 취하면서 마음을 따라 움직이면 됩니다. '나'는 굳이 산속이나 조용한 절간에 들어가지 않아도 만날 수 있습니다. 출발점이 곧 목적지란 얘기는 별 게 아닙니다. 언제 어디서나 직접 보고 듣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것이 '나' 입니다. 시끄러운 거리에서, 전철에서도 '나'는 찾을 수 있습니다. 바깥의 사물, 지금 보이지 않는 먼 곳에 있는 어떤 것을 추구하지만 않으면 곧장 '나'와 만날 수 있습니다. 여기엔 어려운 이론이나 사람을 현혹하는 말장난이 끼어들 여지가 없습니다. 다른 곳을 보지 말고 자신을 응시하고 만나 마음을 털어놓으십시오. 프라이버시를 침해받지도 않고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상대가 거기 있습니다. parse: /'pa:rs/ vt., vi. parsed, 'par·sing [ < L pars (orationis), part (of speech) ] to break (a sentence) down, giving the form and function of each part parsec: parse 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