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dh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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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2001년 5월 11일 금요일 오후 03시 08분 13초
제 목(Title): Re: to staire


밤에 혼자 앉아서 그걸 해봤습니다. 평좌(?)해서 눈 감고 암 생각 안 하는 거.

한시간쯤 한 거 같은데 암 생각도 안 하는 건 아직 불가능하더군요. 며칠 더

해봐야겠습니다.


> 사라진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은 것 같군요. 원래 없다는 사실을
> 알아차린다고 해야겠습니다.

그렇더라도 문제는 그대로 남습니다. '절대로 알 수도 없고 공감할 수도

없다'면서 어떻게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는지요?


> 일단 '가면' 잘못된 방향입니다. 무슨 뜻인지 아시겠는지요?
> 움직이면 곧 틀어집니다. 나는 내가 아닌 다른 것이 아니지요.
> 그러니, 내가 아닌 다른 어떤 무엇을 나라고 생각하고 찾기 시작하면
> 틀리는 것입니다. 당신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한 것은
> 당신이 거짓을 가려내고 진리를 추구한다는 전제 하에 한 말입니다.
> 그런데, 진리는 여기 있습니다. 그러니, 추구하면 곧 그르치게 됩니다.
> 생각과 논리, 지식으로 걸어가는 것은 지금 여기에 도달하기 위해
> 십만리나 갔다가 되돌아와야하는 번거로운 노정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 그러나, 굳이 말리지는 않겠습니다. 저 역시 그러한 번거로운 노정을
> 걸어 여기에 멈추었으니까요.  :)

전제에 문제가 있군요. 저는 진리를 찾아나설 생각이 없습니다. 찾아나서야

할 진리 따위는 따로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나'라는 것

역시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스스로를 의식하는 주체인 제가

여기에 있는데 더이상 뭘 찾아나서겠습니까. 여여하게 보기를 원하지도

않습니다. 그건 어차피 불가능할 뿐 아니라 여여하게 본다고 해서 무슨

대단한 보람이 있어보이지도 않는걸요. 그리고 멈추어 있는 것은 잘못이

아니고 어디론가 가면 잘못이라는 식으로도 애초의 질문에 대한 답은 전혀

안됩니다. 저의 원래의 질문은 이렇습니다.

> 그런데 어떻게 해서 당신은 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판단을
> 하실 수 있는 건가요? 당신이 저에게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하신
> 것은 판단도 아니고 의심도 아닌 그 무엇인가요? 그게 바로 저를 여여하게
> 보신 결과인가요? 그러나 제가 어거지로 마태의 문서 조작설을 꾸며냈는지
> 아닌지 - 무지무지 단순한 문제인데도 - 헛짚으셨던 당신이 이 장면에서만은
> 저를 여여하게 보실 수 있었다고 믿어지지 않는데요...

그러니 이렇게 묻는다 해도 마찬가지이며 당신의 답은 여전히 문제의 요점을

벗어나 있거나 묵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당신은 '어딘가를 향해 가는 것은 잘못이며 머물러 있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라는 판단을 하실 수 있는 건가요? 당신이 '어딘가를 향해
가는 것은 잘못이며 머물러 있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라고 하신 것은 판단이
아닌가요?

당신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아직 하지 않으셨습니다.


> 기계는 에고가 없을지도 모르죠. 그러나 '나는 여여하게 본다'라고 말하는
> 사람에게도 그러한 에고가 없을까요? 분별과 평가와 판단이 없을까요?
> ----
> '나는 여여하게 본다'라고 말하면 틀립니다.
> 여여하게 봄의 성질상, '나'라는 말이 붙을 수 없습니다.
> 여여하게 본다면 '나는 여여하게 본다'라는 말 전체를 보아야하거든요.
> 따라서 그 문장의 주어인 '나'는 무의미한 것이 되어버립니다.
> 일종의 공기의 떨림 정도로 인식됩니다.

공기의 떨림이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정리하면 되겠군요.

"'여여하게 본다'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크로체님은 여여하게 보실 수

없다. neon님도 여여하게 보실 수 없다. 아무도 여여하게 볼 수 없다."

(퀴즈보드인가 어디를 보면 Nobody라는 사람은 여여하게 볼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맞나요? 이런 추론에 따르면 '여여하게 보기'에 대한

크로체님이나 neon님의 논의는 별로 신뢰할 수 없다는 얘기가 되지만요. 


> neon님께서 '스테어님은 불교를 전혀 모르시는 분 같군요'라고 하셨을 때
> neon님께서는 의지도 생각도 자의식도 없이 기계적으로 관측하신 걸까요?
> ---
>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 neon님은 여여하게 보았습니다.
> 무슨 말인가 하면, "스테어님은 불교를~~~" 운운한 문장 전체입니다.
> 그러한 생각이 일어났고, 그것을 키보드를 두드려내었습니다.
> 이 과정이 바로 여여한 것입니다.

첫째, 'neon님은 여여하게 보았습니다'라는 표현은 윗 단락의 논의에 따르면

무의미한 거 아닌가요? 여여하게 봄의 성질상 거기엔 주어가 붙을 수 없는

거 아니었나요...

둘째, 생각이 일어나 키보드를 두들기는 모든 과정이 무조건 여여하지는

않을 텐데 neon님께서 그 구절을 두들기시던 과정이 여여하다는 것을 neon님이

아닌 크로체님께서 어찌 아시는지요? 내용에 동의하기 때문만은 아니시겠죠?

neon님께서 글을 올리시는 이면의 과정의 여여함을 어떻게 아실 수 있나요?

만일 제가 '여여하게 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키보드를 두들긴다면

이 과정은 여여한가요? 안 여여한가요? 전에 크로체님께서 '마태가 ... 억지

이론이다'라고 키보드를 두들기시던 과정은 여여한가요? 안 여여한가요?

세 가지 과정 모두에 대해서 따로따로 답해주세요.


> 크로체님께서 '스테어가 잘못된 방향으로
> 가고 있다'고 하셨을 때에는 의식도 생각도 자의식도 없으셨나요? '마태가
> 문서를 날조했다는 것은 입씨름에 지기 싫은 스테어가 억지로 꾸며낸 엉터리
> 이론이다'라고 말씀하셨을 때는요? '스테어의 근기가 아깝다'라고 하셨을
> 때는요? kimdh님께서 '크로체님, 당신은 깨어 있습니까?'라고 물으신 것에
> 대해서 '저는 지금 이 순간 깨어 있습니다'라고 답하신 것은 의지도 생각도
> 자의식(!)도 없이 말씀하신 건가요?
> ---
> 문제는 동일시입니다.
> 동일시에서 떨어지십시오. 그러면 당신은 그 많은 질문과 대답의 과정 
> 속에서도 풀지 못한 제 모순들을 한꺼번에 풀게 될 것입니다.

무엇과 무엇의 동일시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주세요.


> 당신은 스테어가 아닙니다. 나의 형제여.

설명 없이 선언만 하셔서는 아무 소용 없다니까요... ^^;;;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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