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croce (크로체) 날 짜 (Date): 2001년 5월 10일 목요일 오후 10시 42분 00초 제 목(Title): Re: 오직 모를뿐 예, 무슨 말씀인지 잘 알겠습니다. 크로체와 빠샤를 구분해주는 근거는 먼저 육신입니다.(색) 그리고, 육신의 다섯가지 감각기관을 통해 자극을 수용합니다.(수) 받아들여진 자극의 반복으로 어떤 패턴, 이미지를 만들어내죠.(상) 그리고, 반응하여 신호를 내보냅니다. 움직임 같은 것이죠. (행) 움직임을 통해 다시 자극을 받아들이고, 반복되면서 自我가 생성, 발달됩니다. (식) 크로체와 빠샤는 다른 공간을 점유하고 있죠. 그리고, 서로 다른 몸을 통해 다른 대상을 인지하고, 경험하며, 행동합니다. 각자 희로애락애오욕의 감정을 가집니다. '나'라고 하는 기본적인 생각의 핵심이 있고, 그 주위에 여러가지 덧입혀진 것들의 총체가 自我가 됩니다. 이 自我는 미미하게 생겨나서, 자라나고, 발달하며, 점점 견고해져갑니다. 무지와 두려움도 곳곳에 붙고, 경험한 기억들과 반응들까지 붙여나갑니다. 마치 양파껍질을 까는 과정을 리버스해서 보는 것 같은 과정입니다. 크로체와 빠샤는 다른 몸과 다른 자아를 가진, 다른 양파입니다. 어제 그 양파도 크로체고, 빠샤인데, 오늘의 이것 역시 크로체고, 빠샤라 부릅니다. 어제와 오늘의 양파는 분명 다르지요. 조금 더 시간을 늘려보면 이 사실은 명확해집니다. 그러니, 양파는 변하지 않는 실체, 경험자 또는 주체가 아닙니다. 변하지 않는 주인공, 경험자는 양파 속에 있긴 하되, 양파껍질 속에 있는 빈공간과 같은 것이라는 얘기죠. 양파표면이 진동하면 안의 빈공간도 진동합니다. 그와 같이 우리는 몸과 자아를 통해 경험합니다. 작용-반작용이죠. 인과응보라는 것은 몸과 자아의 차원에서 작동하는 작용-반작용의 원리입니다. A가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면(행위), A는 곧 떨어져 죽습니다.(결과) 멀리 떨어진 곳에 있던 B가 떨어져 죽지 않습니다. 또한 A가 B를 죽이면, B의 자아는 A에 대한 원한을 갖게 됩니다. A는 살인의 기억을 자아에 저장하죠. 이 두 자아는 다시 다른 몸을 통해 반작용을 이루어냅니다. 다시 태어나는 게 아닙니다. 다른 몸에 그러한 자아의 정보(기억)이 덧입혀지는 것입니다. 최면을 통해 알아내는 전생 기억 따위들도 어떠한 영혼같은 것이 계속 유전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정보들이 계속 흐름처럼 반복되는 패턴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과응보도 빈공간의 차원에서 보면 질서있는 움직임에 지나지 않습니다.이것은 마치 바다 표면의 파도가 일어나고, 스러져가지만 물밑 속에서는 구별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