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dh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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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croce (크로체)
날 짜 (Date): 2001년 3월  1일 목요일 오후 01시 34분 13초
제 목(Title): 나의 좌선법


요즘 매일밤 잠들기 전에 20분 정도 앉는다.(어제는 앉지 않았다.)

불을 끈 깜깜한 방 안에서  이불 끄트머리에 앉아 평좌를 트고, 
팔을 앞으로 쭉 펴서 코가 땅에 닿을만큼
상체를 앞으로 숙여 허리뼈를 편 뒤, 
다시 상체를 일으키면 허리가 곧추 서고 좌우로 시계추 흔들듯 하면
척추뼈가 전후좌우로 자리를 잡아 바르게 앉을 수 있게 된다. 

양손은 자연스레 편 상태로 양 무릎 위에 올려놓고, 눈을 감는다.
하단전에 의식을 집중시킨뒤, 호흡을 가다듬고 無念無相에 앉는다. 

시계초침소리를 듣는 곳,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 듣는 곳, 들숨과
날숨을 느끼는 곳, 마음 속에 문득 잡념이 지나가고, 정적한 밤골목
에서 고양이 우는 소리, 술취한 사람 지껄이는 소리, 옆 집 TV소리,
또 마음 속에 문득 발음되기 전의 미묘한 相이 일어나고...

相이 일어날 때, 相을 쫒아가지 말고,  相을 보는 자를 의식한다.
소리가 들리면 소리를 따라가지 말고, 소리를 듣는 자를 의식한다.
호흡이 거칠어지면, 호흡을 느끼는 자를 의식한다.

좌선이란 대상(마음의 내용물)을 제압하고자 앉는게 아니라, 
경계에 부딪혔을 때, 무의식적으로 따라가는 마음(길들여지지 않은 소)을 
앉아서 길들이는 것이다. 고로, 마음이 경계를 따라가려할 때, 할 일은
그 한마음 돌이켜 無心으로 앉는 일 뿐이다.

나(마음)는 길들여지지 않은 소이고, 소를 길들이는 자는 信心이며
소를 매어놓을 곳은 無心, 바로 부처님의 마음이다.

좌선으로 자연적인 三昧의 힘이 커지면, 일상생활에서도 마음이 쉽사리
경계를 쫒아가지 않게 되고, 고요하고 기민하게 깨어있게 된다.

그렇게 20분 정도 앉아 있는 동안 고요한 순간은 얼마되지 않지만
어느새 성성적적한 나 자신이 되어 눈을 뜨면 의식의 적막함 속에
心音으로 표현된 상념들이 확성기로 울리는 소리마냥 크게 들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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