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croce (크로체) 날 짜 (Date): 2001년 2월 24일 토요일 오후 03시 47분 49초 제 목(Title): 相을 점검한다는 것 네온님이 相을 점검하는 것을 온도계에 비유하셨군요. 목욕탕 물이 40도다, 50도다 하고 짐작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요. 제가 잘가는 목욕탕에는 디지탈 온도계가 있습니다. 아무도 온도 가지고 시비하지 않습니다. 물이 뜨거우냐 미지근하냐는 순전히 사람마다, 그날 몸상태 따라 다르겠지요. 관절염이 있는 노인네들은 열탕에 들어가서도 "시원하다!" 하고 느끼는 반면 젊은 사람들은 온탕에서도 덥다고 느낍니다. 어떤 것이 相인가, 아닌가를 온도계로 재듯이 딱 재면 좋겠지만, 相을 相으로 보는 것 또한 相이 될 수 있습니다. 相을 개념적으로만 이해하고 1분에도 수십번씩 일어나고 지는 相을 바라보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相을 점검해주면 자존심만 긁어 발작하게 만드는 일 밖에 안되지요. 지금 이 보드에서 일어나는 일이 그렇습니다. 몇몇 분들은 자기 안의 相의 생멸을 觀할 수 있는 분들이지만, 그외 몇몇분들은 자꾸 문자에 걸려 넘어지곤 합니다. 相이라는 것을 개념적으로만 이해하려 하기 때문에 깨어있을 때나, 잠들 때나 相을 보지 못하고 어두워져 있는 것입니다. 안으로 돌이켜 보아도 相이 없으며, 밖으로 찾아도 相이 없는데, 경계에 부딪히면 분명 相이 발동을 합니다. 고요히 앉아있어도 잡념이 끊이질 않는데, 그 잡념을 인식하다가 판단과 분별을 일으켜 따라갑니다. 즉 相을 일으켜 따라가는 것입니다. 한번 일으킨 相이 나중에 같은 경계에 부딪히면 다시 힘을 발휘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소위 선입관이라는 것이 됩니다. 이 相을 인식하지 못하므로, 相은 무의식적으로 힘을 발휘하고, 우리는 이 相의 층 위에서 놀게 됩니다. 자신이 만들어낸 가공의 구축물 위에서 놀게 되므로 相이 많아질수록 한정되고 좁은 견해에 빠지게 됩니다. 相의 구축물을 모두 허물고, 땅으로 내려오려면 안으로 觀하여 相을 일으키지 않고 나 있음으로 머물면 그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