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croce (크로체) 날 짜 (Date): 2001년 1월 20일 토요일 오후 12시 58분 17초 제 목(Title): Re: to croce 말꼬리 잡는 듯 하지만, 약간 모순되는 듯 합니다. 답변이 바뀌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지적호기심에 의한 질문이니 그것을 해결하는 정도면 충분하다면.. 더 자세히 설명할 수 있었는데 관두었다는 말씀이신지? 크로체님의 답변은 (스스로도 아시겠지만) 너무나 평범해서 무언가 해결했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를 못했읍니다. 차라리 제 목숨이 달린 문제라고 질문할 걸 그랬지요? ^_^ ========================================================== :) soulman님의 호기심이 진지한 것이라면 굳이 제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겁니다. 스스로 길을 가는 과정에 이정표 정도일테니까요. 가벼운 호기심이라면 가볍게 훑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여기서 약간 핀트가 어긋난 거 같습니다. 둘중의 한사람이 오해를 하고 있는 거 같은데.. 저일수도 있지요. 크로체님의 답변에 해당하는 '제가 생각하는' 자유의지에 대한 말이 하나 생각나는데요... 인간에게 남은 마지막 한가지 자유는 '태도 선택의 자유'이다... 라는 말입니다.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어느 정신과 의사가 쓴 책에 나오는 말..) ================================================================ 네. 태도선택의 자유는 멈추는 자유에서 나오는 것이죠. 멈추지 않는다면 그 어떤 선택도 불가합니다. 똑같은 상황에서 우리는 여러가지 다른 태도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쉬운 예를 들어볼까요? soulman님의 아들이 도둑질을 하다가 잡혀서 집에 왔어요. soulman님은 아들의 도둑질이 습관이 되지 않도록 따끔하게 혼줄을 내야겠다고 결심합니다. 이 엄한 父의 相은 아들의 바른 성장이라는 목적 하에 의도적으로 선택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그런데, 따끔하게 혼줄을 내는 엄부의 相을 취하기 보다, 그래서는 안되는 이유를 차근히 설명하는 자상한 아버지의 相을 취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선택하기 위해서는 그 상황에서 일단 멈추어야합니다. 선택을 하는 순간 우리는 잠시 멈추어야합니다. 이것이 멈춘다는 것의 의미입니다. 1. 크로체님은 존재합니까? 2. 나를 나로 인식하는 그것이 만약 내가 아니라면, 그것은 무엇입니까? (문득, 2번에 대한 크로체님의 답변은 '아상'이라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만.. 확인해 보고 싶습니다.) ===================================================================== 1번 종류의 질문을 자주들 하시는데, 선방에서는 이런 질문하면 즉시 방두들겨맞습니다. 왜냐하면 관념 덩어리이기 때문이죠.(백두산은 존재하는가?와 똑같은 종류의 질문입니다.) 한번 생각해보세요. 이 질문은 단어의 개념정리에 따라 답이 다르게 나올 수 있습니다. '크로체님', '존재' 등이 구체적으로 의미하는 게 무엇인지 상대방과 정확히 약속이 되지 않는 한, 동문서답이 되고 마는 무의미한 질문이기 때문이죠. 나를 나로 인식하는 그것이 내가 아니라 다른 무엇이라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그냥 이것이라 하죠. 이것입니다. 그리고... 왜 사느냐에 대한 크로체님의 답변은, 요약하자면 '멈추기 위해서 산다..'로 보아도 되겠읍니까? (멈추는 것을 지향한다고 하시므로.) 흐음.. 숙제를 선생한테 풀어달라고 하고 싶은 유혹이 생기는군요. ^_^ 멈추는 게 뭡니까? 완전히 멈추면 무슨 일이 일어납니까?? ======================================================================= 전혀 아닙니다. 그렇게 보시면 어긋납니다. 사는 목적, 이유 따위가 있어야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시면 그 질문이 떨어집니다. 멈추는 것을 지향한다는 말도 있군요. 멈춘다는 것은 움직이기를 그만둔다는 것인데, 도대체 무엇을 지향한다는 거죠? 지향은 여기가 아닌 저기를 가리키는 단어죠. 멈춤은 그냥 여기입니다. 여기에서 벗어나려는 노력만 쉬면 그냥 멈추는 것입니다. 완전히 멈추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하고 기대하거나 호기심을 갖는 것 역시 움직임입니다. 마지막으로, 크로체님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목숨을 위해 방어하는 것을 본능때문이라고 하셨는데, (제 7식 말나식이 무슨 말인지 저는 모릅니다. 혹시 찾아볼 만한 문헌이라도??) 방어하는 것은 크로체님입니까? 제가 여기까지 옳게 쫓아왔다면 대답은 'No'일 테고... 어쩌면 크로체님은 자신(?)의 '본능'대로 움직이는 몸뚱이에 대해서 아무런 견해도 갖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닌가 생각이.. -_-;; ==================================================================== 방어는 있으나, 주체는 없습니다. 견해를 갖는 자라는 것이 없이, 그저 관찰만이 있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