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dh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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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croce (크로체)
날 짜 (Date): 2001년 1월  4일 목요일 오후 06시 16분 14초
제 목(Title): Re: 판단


相 이라는 개념이 뭔지가 제게는 명확하지 않지만, 때로는 '생활의 지식' 이고
때로는 선입견, 편견 혹은 허위의식인 걸로 받아들여지는군요.  그리고
"나는 존재한다. 나는 이 육신이다. 나는 중생(?)이다. 나는 나고 죽는다." 라는 
相은
"물을 끓여서 라면과 스프를 넣고, 김치와 계란을 풀어서 끓이면 맛있더라는 相" 
만큼이나 생활의 지식으로 보이네요.  둘 다 관찰과 경험을 통해 얻어낸... 
四相이 허위의식 혹은 잘못된 지식이라는 것을 어떻게 아시나요 ?
생각해 보니까... 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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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혼동이 있는 것 같습니다.
4相은 나무에 비유하자면 뿌리에 해당합니다. 근본적이고, 대표적인 相이지요.
그중에서도 아상과 인상은 뿌리 중의 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라면을 이렇게 끓이는게 좋더라, 맛있더라는 相은 라면 끓이는 법(지식)에 자신의 
판단(기호)이 붙여진 것입니다. 커피에 비유하자면, 블랙이냐 설탕 1개냐, 설탕 
2개에 프림 두 스픈이냐의 차이입니다. 이 생활 속의 자질구레한 相을 여읜다면 
그야말로 무미건조하고, 개성없는 사람이 되고 말겠죠. 라마나 마하리쉬는 일찍이 
모든 일을 함에 있어 '내가 한다'는 생각만 없으면 된다고 했습니다. 아상,인상만 
여읜다면 나머지 相은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또 이런 말도 했지요. 
"깨닫지 못했다는 생각이 장애다. 그 생각이 본래 있는 깨달음을 가리고 있다" 
이것은 중생상입니다. 또한 나고 자라서 병들어 늙고 죽어 없어질 육체가 나라는 
생각(수자상) 역시 망상이라 했습니다. 라마나 마하리쉬는 "나는 무엇인가?"라는 
자아탐구법으로 네가지 相을 보라 했습니다.

중국 선불교 2대 조사인 혜가는 면벽하고 있던 달마를 찾아갔습니다. 눈이 펑펑 
내리는 굴 입구에 꿇어앉아 달마가 자신을 보아주기를 기다리다가 왼쪽 팔을 
잘라던지면서 묻습니다.
"스님, 제 마음이 불편합니다. 제 마음을 편하게 해주십시오."
그랬더니, 달마스님이 그제서야 뒤로 돌아앉으면서,
"그래. 네 마음을 이리 가져오너라. 내가 편하게 해주겠다."했습니다.
이에 혜가스님은 크게 깨쳤다고 전해집니다.

혜가스님은 중생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열렬한 구도심때문에 팔까지 
잘라바쳤지만, 스스로 만들어낸 相을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죠. 달마스님은 그 
불편한 마음(중생상에 사로잡힌 마음)을 가져오라고 함으로써, 혜가스님에게 相은 
본래 相이 아니라, 순간순간 미혹에 빠져 만들어내는 것일 뿐임을 말해준 것입니다.

그 마음이 도대체 어디있느냐?라는 질문에 혜가스님은 자신의 불편한 중생심을 
찾아봅니다. 찾아보는 놈이 곧 중생상에 잡혀있던 놈인데, 이제는 
달마스님에게 갖다드려야겠어서 찾아보다보니까 있을 리가 없습니다.
좀전까지만 해도 [불편했던 그 마음]이 이제는 [찾는 마음]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 전등록에 보면 병 속의 새 이야기가 있습니다.
스님이 제자한테, 이상한 질문을 했습니다.
"병 속에 새끼새를 넣고 키웠는데, 그 새가 어릴 때는 괜찮았는데 이제는 커서
병 안에 있지 못하게 되었다.  몸뚱이가 커져서 병 밖으로 꺼내자니 병을 
깨야할텐데, 병도 깨지 않고, 새도 다치지 않게 꺼낼 수 있는 방법이 없겠느냐?"
제자는 그 새를 살리려고 열심히 궁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마음은 이 
이상한 퀴즈라는 병 속에 갇힌 새가 된 것입니다. 스님이 갑자기 제자의 이름을 
크게 부르자, 제자가 놀라서 "예!"하니, 스님은 "나왔다!"했습니다.

놀라서 "예!"하고 스님을 돌아보는 순간에는, 자신의 머리를 옭아매던 병도 새도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나왔다!"고 한 것입니다. 相도 이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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