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wwww (DD15러셀) 날 짜 (Date): 2000년 12월 14일 목요일 오전 10시 38분 55초 제 목(Title): 친절하지 않은 禪불교 禪은 불친절하지도, 친절하지도 않습니다. 그것을 친절하다거나, 불친절하다거나 하는 것은 만들어낸 바 相에 응한 결과입니다. 친절한 선사들도 많았고, 과격한 선사들도 많았습니다. 어느 쪽을 禪이라 불러야할까요? 어느 쪽이 진정 자비롭고 친절한 것일까요? 머리에 든 것이 많아 이것저것 잡념이 많은 선수행자에게 잡다한 설명을 해주는 것이 과연 올바른 禪일까요? 그럴 땐 한 방에 머리를 날려주는 禪이 맞을 것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무구한 대중에게는 어떨까요? 굳이 알음알이를 넣어주어서 병들게 할 이유가 없습니다. 신심이 깊어 따로 근심이 없는 대중에게는 그저 차 한잔 들게 하고, 주장자 들어보이는 것으로 충분할 때도 있는 것입니다. 식자우환이라 했습니다. 든 것이 많아 고민도 많은 학식있는 중생에게는 차근차근 풀어서 스스로 고민을 내려놓도록 발심케 하는 것이 올바른 禪일 것입니다. 이 많은 설법들 중에 어디가 불친절한 부분이 있을까요? 원효대사는 무지렁이 중생들에게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열 번만 외우면 지옥을 면한다 했습니다. 무지렁이 촌부들은 이 주문을 외워서 마음이 편해지면 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서 지옥을 면하게 되는지, 이 주문의 뜻이 무엇인지를 묻는 것은 식자들이나 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엔 경을 강의해주어서 발심토록 합니다. 이것을 두고 신분에 따른 차별이라 할 수 있을까요? 목적은 같으나 방법이 다를 뿐입니다. 육조 혜능과 같은 까막눈도 깨칠 수 있고, 6대 조사가 되었다는 사실은 당시 중국 불교계에서는 큰 충격이 될만한 사건이었습니다. 혜능은 몹시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었습니다. 까막눈 혜능이 5조의 의발을 전수받았다는 것이 전해지면 각지의 학승들이 혜능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감히 까막눈 주제에, 경전도 제대로 모르는 것이 의발을 전수받아? 불교가 그렇게 만만한 줄 아나? 대체로 그런 반응을 예상했기에 인가를 받은 후 몸을 피했던 것입니다. 혜능과 같은 무식한 이가 조사가 되었다는 것이야말로 禪불교가 불교의 종지를 제대로 이어받았다는 증거입니다. 혜능이 조사가 되었다면 시장에 나물파는 까막눈 할머니도 깨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까막눈 혜능이 조사가 되었으니, 문자를 모르는 무지렁이들도 자기의 눈높이에 맞는 설법을 들을 수가 있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마른 똥막대기요, 뜰 앞의 잣나무입니다. 불교가 어려워진 것은 禪불교 때문이 아니라 경전 중심의 불교를 선호했던 식자층 때문입니다. 禪은 이에 반기를 들고, 불교의 정통을 이어받은 역사적 사건인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