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깜찍이중독) 날 짜 (Date): 1999년 10월 10일 일요일 오후 11시 01분 46초 제 목(Title): [퍼옴]지명스님의 교리산책100-화두의 효능 제 목: 지명스님의 교리산책100-화두의 효능 PAGE: 1/ 5 ─────────────────────────────────────── 사업가가 자기 사업의 성패를 가름하는 장애를 만나게 되면, 그는 침식을 잊으면서 해결책에 몰두하게 된다. 정치인도 자기 분야에서 같은 경우를 만 나면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어찌 사업가나 정치인뿐이랴. 문학가, 화가, 음악가, 발명가 등도 어떤 영감 을 만나면 무아의 경지에 들어갈 수 있다. 석사 또는 박사 논문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대화해 보면, 그들이 논문의 주제, 자료, 제목, 목차 등을 생각하는 가운데, 깊은 밤에도 잠을 잊을 수 있다고 한다. 박사학위 논문 준비자 중에는, 자신의 논문이 완성될 무렵에는, 세상의 모 든 문제가 한꺼번에 전체적으로 연결되어서 풀리는 듯한 경지를 맛보았다고 하는 이가 많다. 개미에 대해서 연구하는 학자의 예를 들어보자. 그는 개미의 집짓기, 먹을 것 저장하기, 쓰레기 처리, 전쟁하기 등의 행동 양태를 관찰하면서, 첨단 과 학 시대를 살고 있는 인간의 생존 방식과 다를 바 없음을 발견하게 된다. 개미의 세계를 보고도 인간 세계의 삶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생물학자는 인간의 행동 양태를 유전자로 풀이한다. 쌍둥이는 아무리 멀리 떨어져서 살고 있더라도 둘의 행동 습관이 비슷하듯이, 모든 인간의 본능적 또는 습관적 행위는 유전자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한다. 유전 자를 아는 것은 인간의 모든 것을 아는 것이 된다. 물론 돈이나 권력을 목표로 삼는 사업가의 화두 즉 의심 덩어리, 문학 예 술가의 화두, 철학자의 화두는 방향과 효능면에서 같을 수가 없다. 남을 이 기기 위해 음모를 꾸미는 이의 화두는 아무리 강한 집중력을 내게 하더라도 철학자의 화두처럼 인생 전반에 대한 연결된 통찰력을 얻게 하지는 못할 것 이다. 모든 의심 덩어리는 궁극적으로 존재의 이치를 깨닫게 하는데 도움을 주기 는 하겠지만, 사람의 근기와 의심 덩어리의 종류에 따라서 효과가 다르다. 선사들이 수행자들에게 별도의 화두를 소개하고, 사람과 공부의 진도에 따 라 다른 화두를 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요즘 한국의 선사들이 입문자들에게 흔히 소개하는 "시심마(시심마)" 즉 "이뭣꼬" 화두를 예로, 이 의심 덩어리를 깨쳐서 어떻게 모든 존재의 이 치를 깨달을 수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보자. 화두를 개념 분별이나 언어로 풀이하면 그것은 이미 화두로서의 가치를 잃 어버리기 때문에, 실제로 참선할 때는 이렇게 풀어서는 안되지만, 한 화두를 깨침으로써 어떻게 삶의 모든 것을 터득하게 되는가를 예로 살피기 위해서 이다. 이뭣꼬 의심의 대상은 시작도 끝도 없다. 세상의 모든 것이다. 이 물음에 대답하려면, 삼라만상 두두물물의 존재 이치가 한꺼번에 연결되어서 풀려야 한다. 말이나 개념 분별로 푼다면 인연, 무상, 무아, 공, 유심 등의 교리를 동원해 야 하겠지만, 선의 화두 참구는 일체의 사량분별을 금한다. 의심에 바로 부 닥쳐서 직관으로 나가라고 한다. 사량분별로 세상사를 연결시켜서 풀이하는 것과 직관으로 깨닫는 것은 어 떻게 다른가. 지난 번에 대만을 강타한 대지진의 예측 능력을 예로 비교해 보자. 대만의 지진 전문가들은 모든 과학기술을 동원해서 금년에 지진이 있 을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단지 정확한 날짜와 지역을 밝히지 못했을 뿐이다. 그러나 지진 발생 지역 에 있던 쥐들은 지진이 일어나기 전날에 갓 태어난 새끼 쥐까지 데리고 다 른 곳으로 대피해 버렸다. 지렁이들도 대피하기 위해서 땅 밖으로 솟아 나 왔다. 쥐와 지렁이에게 무슨 과학적 지식이 있었겠는가. 무슨 환태평양 지진대에 대한 정보가 있었겠는가. 오직 불가사의한 직관능 력만 있었을 뿐이다. 수행자가 화두를 참구해서 세상의 거울과 같은 자신의 본성을 보면, 그 자리에서 존재의 모든 것을 터득하게 되는 것이다. 화두는 물론 예측 능력을 기르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인간이 참답고 평화롭 고 행복하게 사는 마음과 행동의 이치를 깨우치게 하려는 것이다. *발행일(1737호):1999년 10월 7일, 구독문의 (02)730-4488~90 <한장의 불교신문 한사람의 포교사> 기사제보Fax:(02)3210-017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