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깜찍이중독) 날 짜 (Date): 1999년 7월 6일 화요일 오후 04시 29분 39초 제 목(Title): Re: 꿈.. 제가 여행을 다녀와서 이야기도 끊겼는데 뒷북성으로 다시 이야기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직 궁금한 게 남아서 계속 이야기를 했으면 합니다. 이 글은 quack님이 두가지 꿈 예를 드신 글에 대한 답글입니다. *** 먼저... hshim님 글에서... > 연관된 얘기일지 모르겠는데, 이 세상이 모든 완벽한 기억과 함께 5초 전에 > 창조되지 않았음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생각해보니 블레이드러너도 > 비슷한 얘기이군요. 예전에 아뜨류님도 기독보드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하셨고, 철학보드에서도 레이첼님이 관련된 의문에 대해서 적으신 적이 있는 것으로 기억하는 등, 상당히 잦은 의문 중에 하나 같은데요. 저는 없다는데 한표(입증할 수는 없지만). 기억이 5초 전에 창조 되었는가 역시, 우리의 경험은 꿈이 아닌가하는 것처럼 세계(우리가 경험하는)의 본질에 대한 의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그리고, quack님의 꿈 이야기로 돌아가서... 기억하는 꿈은 수초간 꾼 꿈인가... 여행 중에 틈틈히 곰곰히 생각해 보았 습니다. 저도 꿈에서의 time scale이 평상시와 다를 수 있다는 것에 공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만큼 빠른 진행 속도를 가진 꿈을 꾸기도 했습니다. 현실적으 로는 무척이나 긴 길이의 경험이 머리 속에서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신기한 경험은 문학작품의 소재가 되기도 했지요. 기억나는 것에, 어릴 적 읽었던 엘러리 퀸의 추리소설 "X의 비극"(이던가 "Y의 비극"이던가. 기억이 가물)에서도 한 등장인물이 살인 누명을 쓰고 법정에서 사형(유죄?)을 언도 받는 순간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모든 기억이 그 짧은 순간에 한꺼번에 지나갔다고 술회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렇지만, 꼭 몇초안에 꿈의 모든 내용이 이루어진다는데는 역시 경험 상 공감하기 어렵군요. 먼저, 특히 잠꼬대에 대한 경험을 생각해 볼 때 그렇습 니다. 잠꼬대의 패턴은 각양각색이지만, 어떤 사람은 잠꼬대를 한번에 몇십 초 이상씩하기도 하고, 몇 분 동안 간헐적으로 짧은 잠꼬대를 수차례에 걸쳐 하는데, 그 내용을 들어보면 잠꼬대들 사이에 어떤 연결성(우리가 꿈 속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류의 연결성)을 찾을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전에 읽은 과학잡지의 기사에서는, 벌써 10몇년 전에 봤던 기사라서 역시 기억이 가물하지만, 사람이나 동물들이 REM(Rapid Eye Movement) 수면 중에는 뇌의 전두엽이 낮에 경험했던 내용을 처리한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우리 뇌에서는 전두엽이 경험했던 내용을 처리해서 저장하고 하는 일들을 한다는데, 전두엽이 경험한 즉시 모든 것을 처리하려면 전두엽의 크기가 수레에 실을 정도가 되어야 할 거라네요. 전두엽의 용량이 모자라서 즉각 처리되지 않는 것들을 REM 수면 중에 처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는 것이 그 기사에 나온 과학자의 주장이었습니다. 그 주장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기사 중에 동물의 뇌에는 꿈에서 행동하는 것을 실제 행동하지 못하도록 막는 중추라고 해야하나 그런 부분이 있다는데, 고양이의 뇌에서 그 부분을 제거하니까 고양이가 REM 수면 중에 쥐를 발견했을 때 공격하는 자세를 취하는 등 마치 잠꼬대를 하는 것처럼 행동했다고 하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물론, 잠꼬대를 하는 꿈이나 REM 수면 중 꿈은 깨어나서 대부분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특별한 경우 일부 기억하기도 하며, 기억하건 못하건과 상관없이 그런 꿈들에서의 time scale은 평상시와 비슷한데, 어떻게 기억하는 꿈의 time scale은 수초 안에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고 봐야하는지 의문이 남습니다. 그리고, quack님이 드신 두가지 예, 길로틴 꿈이나 하녀 꿈은 그 정도의 이야기만으로 수초 안에 꾼 꿈이라고 판단하기 어렵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다른 근거들이 더 있어야할 것 같습니다. 먼저 하녀 꿈. 꿈 길이가 비교적 짧기 때문에 그 정도면 충분히 몇 초 안에 꿀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우리가 자명종에 깨면서 직전에 꾸었던 꿈에 대해서 생각할 때, 그 꿈이 자명종 소리 때문에 꾸게 된 것인가, 아니면 그 전부터 꾸었던 꿈인가 의문이 남는 것처럼, 여기서도 의문의 여지는 있습 니다. 철학보드에 보면, 시간감각이 몸에 배어서 자명종이 울리기 직전에 자명종을 누르고 다시 자버린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계셨고, 자명종에 대해서 이런 경험은 누구나 몇 번은 있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하녀 꿈을 꾼 사람이 충분한 시간감각이 있던 사람이라면 수면 중에도 자명종이 울릴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고, 그것이 자신이 깨기 직전에 꾼 꿈의 motive가 되고, 그렇게 꿈을 꾸다가 자명종 소리에 깰 수도 있습니다. 길로틴 꿈처럼 기다란 꿈은 더욱 의문의 여지가 많습니다. 의문의 촛점은 실세계에서 침대 널판지가 목에 떨어진 사건이 길로틴 꿈의 motive가 되었다고 할 때 널빤지가 떨어지고 나서 꿈에서 깰 때까지 시간 간격이 얼마나 되었느냐는 것입니다. 이 시간간격에 대해 대략이라도 객관적인 수치를 구하는 것이 얼마나 간단한 일인지 모르겠군요. 어디에 부딪혀서 얼얼하면 얼얼한 정도로 시간 간격을 대충 짐작할 수 있지만, 이 때 추정 해상도는 경험 상 수초 단위가 되기는 어렵고, 수십초에서 수분 정도가 됩니다. 널판지가 목에 떨어진 사람이 널판지가 떨어진 후에도 수분 내지 수십 분 이상 깨어나지 못하고 꿈을 꾸다가 겨우 깨어났을 수도 있고요. 확률은 극히 낮지만 꿈에서 자신의 경험을 미리 보는 것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받아들이면, 널판지가 떨어지기 전부터, 널판지 사건이 motive가 되는 꿈이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평상시 인간이 하는 상상의 진행 속도와 꿈의 진행 속도를 비교해 보고 싶군요. 성인 남성이면 5분에 한 번 꼴로 성적 상상을 한다는 통계에서처럼, 인간은 평상시에도 많은 상상을 합니다. 그 상상 속에서 인간은 꿈에서처럼 공간과 시간 제약을 탈피할 수도 있지만, 현실과 가까운 구체성을 가지는 상상을 하면 할수록 상상의 진행 속도는 늦어지고, 때로는 실제보다 느려지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이 꿈에서는 달라질까요? 길로틴 꿈이 정말 수초 안에 이루어진 놀랍도록 빠른 진행 속도였다면, 그것의 상당부분은 새로이 조합된 꿈이라기 보다는, 그 사람이 기억하지 못하던 꿈 속에서 이미 꾸었던, 즉 이미 조합된 것들이고, 그런 기억이 위 추리소설 속의 등장인물처럼 목에 널판지가 떨어졌다는 다소 극단적인 상황에서 한꺼번에 흘러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등등... 그래서 경험을 근거로, 꿈에서의 time scale이 평상시와 꼭 일치하지 않지만, 꼭 빨라진다기 보다는, 어떤 때는 평상시와 비슷하고, 어떤 때는 평상시보다 빠르며, 어떤 때는 평상시보다 오히려 늦을 수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이 되는군요. 그래서, quack님에게 예로 드신 두 꿈이 몇초 안에 이루어졌다는 좀 더 자세한 근거를 설명해주시고, 과연 기억하는 모든 꿈들이 수초 안에 이루 어진다고 봐야하는지에 대해 좀 더 설명을 해 주시길 부탁드려 봅니다. 어떻게 중독됐니? 몽라 우어낙 숭시가네 일이라성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