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dh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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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parsec (먼 소 류)
날 짜 (Date): 1999년 5월 14일 금요일 오후 08시 42분 49초
제 목(Title): 육식과 포악성 또는 공격성

먼저 저도 같은 우를 범하긴 했습니다만 육식과 초식으로
특화되어 진화해온 생물종간의 차이와 잡식이 가능하지만
개인적인 선택으로 육식 또는 채식을 할 수 있는 인간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유비라는 오류임을 지적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든 예인 "야생의 엘자"얘기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이긴 하지만 어쨌든 그 사자는 혼자서 초원을 헤메며
뼈저린 배고픔을 겪기 전에는 사냥감을 단호하게 죽이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다가 번번이 놓치곤 했다고 합니다.
사자에 대한 기록영화는 비교적 인기가 있어서인지 티비
에서 곧잘 방영해주고 있는데 야생의 사자들은 어려서부터
가족내에서도 필사적으로 먹이에 덤비지 않으면 쫄쫄
굶는다는 교훈을 배워야만 합니다. 힘센 숫사자가 암사자들이
사냥해온 먹이를 독식하려고 덤비기 전에 잽싸게 자기 몫을
챙겨야 할 뿐 아니라 그러기 위해서 가족간에도 배고픔에 대한
두려움에 쫓겨 밥상전쟁을 벌여야만 합니다. 그리고 먹이를
얻기 위해 사냥감을 원하는 방향으로 몰고 추적해서 죽이는
방법을 배우고, 충분히 질식시키지 않은 사냥감이 숨을 회복하고
다시 일어나 도망치는 것을 보며 그것이 배고픔을 의미한다는
것도 배웁니다. 그에 비해 사람이 알아서 먹이 갖다주며
키운 사자가 야생 출신의 사자에 비해 배고픔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리가 없을 거라는 건 짐작이 가는 일입니다.
다 큰 사자의 야성이 과연 "본능"인지 학습에 의한 결과인지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육식동물보다 초식동물이 온순하다는 것은 초식동물이
사람을 먹이로 삼을 위험이 없다는 점에서 보면 그럴듯해
보이는 구분입니다만, 실제로 어떤 동물과 자연 상태에서
마주쳤을 때 사람이 처하는 위험의 정도, 또는 그 동물이
얼마나 맹렬하게 사람을 공격하고 위해를 입힐 수 있는가
하는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그 동물이 육식을 하는가,
초식을 하는가와는 "별로" 관계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것은 그 동물이 봤을 때 마주친 상대가 위협적인가,
위협적이라면 싸우는 것과 도망치는 것 중 어느편이
유리하다고 느껴지는가 등에 의해 정해진다고 하는 것이
더 그럴듯해 보입니다. 이런 판단을 그 동물이 어떤 기준으로
내리는가는 그 동물 나름이겠지만 적어도 그 순간 상대가
내 먹이가 될 수 있는가 아닌가와는 별도의 판단기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친한 사이가 아니라면
사자 뿐 아니라 대잎만을 먹고 사는 팬더 우리에도 들어가 있을
생각이 없습니다. 팬더가 무슨 취향을 가졌는지, 무엇을
위협적이라고 느끼는지, 이런 것을 모르는 상황에서 언뜻
보기에도 팬더 자신보다 힘이 없을 것처럼 보일, 그리고 실제로도
그런 제가 팬더 우리에 들어가는 것은 매우 위험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제가 사자나 팬더의 먹이가 될 가능성이
있는가와는 별개의 판단입니다.

이와 같은 기준 외에, 육식동물 중에는 위협을 느끼지 않아도
다른 "동물"을 공격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의미에서 육식동물이
더 포악하다고 한다면 이의 없습니다. 그렇지만 먹고 살기 위해
해야만 하는 살륙행위까지 포악성의 범주에 집어넣는 것은
육식동물에게는 억울한 일일 것입니다. 육식동물이 생존경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주무기는 효율적인 살륙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생존경쟁과 무관하게 오락을 위해서나 불필요하게 다른 동물을
죽이는 경우가 육식동물에 더 많다는 의미에서 육식동물이
더 포악하다고 한다면 가장 그럴듯한 주장이 될 것 같습니다만
먹고살기에도 힘든 야생에서 그런 일이 자주 벌어질 것 같지는
않군요.

사람에 대해서 이런 주장을 확대한 것은 저의 오류입니다.
사람의 육식과 채식에 대해서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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