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sjyoun (예리큰아빠) 날 짜 (Date): 1999년 5월 10일 월요일 오후 11시 50분 29초 제 목(Title): 지명스님의 교리산책-정토관찰과 타력 번호 : 15/3873 입력일 : 99/05/10 11:17:49 자료량 :68줄 제목 : 지명스님의 교리산책-정토관찰과 타력 지난호에서 우리는 마갈타국 왕궁의 비극과 위제희부인의 절망을 〈관무량 수경〉에서 읽어 본 바 있다. 그 위제희 부인은 부처님에게 극락정토와 아 미타불을 관하는 방법을 묻고, 부처님은 이에 응해 극락정토라는 이상세계 의 주변환경과 아미타불이 권속을 관하는 방법을 일러준다. 해와 물로부터 시작해서 보배로 된 땅, 나무, 연못, 누각, 꽃, 좌대를 관하 는 방법과 부처님의 형상, 아미타불의 몸,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 극락에 가는 자신, 여러 가지 부처님의 몸을 관하는 방법들이다. 정토교는 부처님으로부터 힘을 빌려서 자기의 원을 성취하는 타력신앙이고 그래서 자력신앙보다는 쉽다고 주창한다. 그런데 이 정토교의 불경이 정토 세계와 그 안의 등장인물들을 관하는 방법을 설하고 있다. 보통 관찰명상법 은 자력적인 수행법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관무량수경〉의 관법을 어떻게 타력신앙과 일치되게 하느냐는 문제가 생긴다. 불교는 존재의 실상을 마음과 관련해서 살피는 종교이기 때문에 어느 가르 침 어느교리 하나 마음을 집중해서 살피는 관법과 관련되지 않을 것이 없 다. 따라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자기 것으로 수확하는 실천적인 방법은 결국 관법으로 귀착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관찰하는 대상을 원리적인 것과 현상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다. 가 령 일체가 공하다거나 마음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은 원리에 속하고 눈앞의 사물이 깨끗하다거나 더럽다는 것은 현상에 속한다. 같은 부처님이라도 법신을 관하는 것은 보다 원리쪽에 치우쳤다고 할 수 있고, 중생세계에 내려와서 중생을 구제하는 화신 부처님을 관하는 것을 보 다 현상 쪽에 치우쳤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보다 어느쪽”이라고 말하 는 이유는 불교교리의 불이성(不二性) 때문이다. 어떤 것이든지 궁극으로 파 고 들어가면 원리와 현상은 하나가 되어 버린다. 무상과 고통이라는 현상의 뿌리에는 공하다는 존재 일반의 원리가 있고, 착한 마음의 뿌리에는 자성청정(自性淸淨)의 원리가 있다. 반대로 역추적해 보아도 마찬가지다. 법신이 화신으로 나타나고, 화신 뒤에는 법신이 있다. 그렇다면 정토교에서의 관법은 어느 쪽일까. 당연히 눈앞의 현상을 관찰하 는 쪽이다. 법장비구가 아미타불이 되었을 때, 과거 수행시에 세웠던 본원이 이미 성취되었다고 할 수 있겠는데, 그 본원에는 아미타불을 생각하는 사람 의 정토왕생이 이미 포함되어 있다. 정토를 관하는 것은 미혹한 내가 이 몸 그대로 극락왕생이라는 현실적 이 익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정토교의 관법은 부처나 보살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미혹과 절망과 고통에 빠진 중생을 위한 것이다. 미혹하다는 것은 정토세계에 대해서 눈 먼 장님과 같다는 뜻이다. 눈 먼 장님에게 아무리 극락세계를 보여 주어도 자력으로는 볼 수가 없다. 동서남 북을 가리려고 할 때 힘을 불끈 써서 되는 것이 아니다. 나침반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부처님이 내리는 불가사의한 가피력이 있어야만 정토를 관하 는 수행이나 성취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기도를 해 보면, 그 기도의 성취뿐만 아니라 기도과정에서부터 불 가사의한 힘을 받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삼매에 빠져서 기도할 때, 자기의 힘만으로는 깊이 들어갈 수가 없다. 기도에 빠지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어디에선가 강한 힘이 나온다. 그 힘을 받았을 때 기도가 잘 되고, 기도가 잘 될 때 다시 더 큰 힘을 받는다. 아미 타불이나 정토장엄을 관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알 수 없는 감응력에 의해서 가능한 것이다. 우리가 아미타불을 만나려는 원을 세우고 일심불난으로 관찰하면, 부처님 은 우리의 마음을 알고 그 마음에 나타난다. 물론 생각하지 않으면 나타나 지 않는다. 이때 부처님을 만나는 그 자체도 불가사의한 가피요, 관찰하는 원력과 힘도 또한 가피이다. 관찰, 타력, 쉬운 믿음이 정토교에서 묘하게 합 치될 수 있는 것이다. *발행일(1718호):1999년 5월 11일, 구독문의 (02)730-4488-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