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dh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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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sjyoun (예리큰아빠)
날 짜 (Date): 1998년 9월  8일 화요일 오후 12시 16분 53초
제 목(Title): 지명스님의 교리산책-육상원융


번호 : 12/3352                 입력일 : 98/09/08 10:01:15      자료량 :71줄

  제목 : 지명스님의 교리산책-육상원융

 사사무애(事事無碍)를 설명하기 위해서 화엄학에서는 크게 두  방향으로 이
끌어 나간다. 하나는  십현문(十玄門) 또는 십현연기(十玄緣起)이고 다른  하
나는 육상원융(六相圓融)이다. 십현문은 넓은 것과 좁은 것, 여럿과 하나, 숨
는 것과 나타나는  것 등과 같이 각 분야별로 무애를  설명하고, 육상원융은
전체와 개별, 같음과 다름, 이루어짐과 부서짐 등의 원융성을 들어서 총체적
으로 무애를 설명한다.

 십현문이 무애의 구체적인  예를 드는 것이라고 한다면, 육상원융은  그 예
가 가능하게 되는 전반적 원리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육상(六相)
즉 사물의 여섯 가지  존재형태는 총상(總想)과 별상(別相), 동상(同相)과 이
상(異相), 성상(成相)과 괴상(壞相)이다.  모든 사물에는 전체성과 개별성, 동
일성과 차이성, 성취성과 파괴성이 한꺼번에 잘 어우러져 있다는 것이다.

 먼저 총체성과 개별성을 보자. 기와집이 있다고 할 때, 총체적으로 보면 주
춧돌, 기둥,  벽, 지붕, 기와 등이  모두 집이다. 개별적으로 나누어  보면 그
집을 구성하는  것이 각기 다르다.  왜 무애를 말하는데 총체성과  개별성을
들먹이는가. 억지로 지어낸 것이 아니다. 우리의 본능을 있는 그대로 나타냈
을 뿐이다.

 우리는 전체가 되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개별이 되고 싶어하는 모순적인 본
능을 가지고 있다. 중고등 학생들에게서 가장 무서운  것은 동료들로부터 따
돌림을 당하는  것이라고 한다. 학부모들의  가슴을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 자식이 놀림과 따돌림을 받는 것이다. 사람들이 왜 죽자살자 출세
를 향해 매달리는가.

 다른 이로부터 존경과 흠모를 받고 싶어서이다.  최소한 인정받고 싶어서이
다. 자신이 전체에 합류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전체
가 되고 싶어하는  인간은 동시에 독특한 자기가 되고 싶어한다.  자기 나름
대로 살고, 자기의  이름을 높이 올리고 싶어한다.  아무리 좋은 노랫말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뒷받침하는  곡이 모두 같다면 사람들은 지루해 할
것이다.

 텔레비전에 출연해서 인기를 누리는  가수나 연기자들은 모두 남달리 튀어
나는 독창성을 보여준다. 우리는 독특한 곡, 그림, 착상을 원한다. 나만의 나
가 되고 싶어한다. 화엄사상은 우리에게 특별한 무엇이  되기 위해서 숨넘어
갈 정도로 헐떡거릴 필요가  없다고 한다. 우리가 원하든 말든, 우리의 뜻대
로 되든 말든, 우리는 본래부터 온 우주법계의  전체이고 동시에 개별이라고
한다.

 아무리 잘나거나 못난  사람이 있어도 그는 시대라는  전체가 만든 작품이
다. 내가 있고 없음에  관계없이 세상이 잘 굴러간다고 하더라도, 세상은 나
속에 있다. 내 마음이 없으면 아무것도 없다. 나는 우주 전체이고 동시에 나
만의 나이다.

 다음은 같음과  다름의 동시성과 동체성(同體性)을  보자. 콘크리트 건물이
있을 때, 그 원자재가 콘크리트로 되어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 보면, 그
건물은 모두  콘크리트이다. 그러나 각  부분이 어떤 형태로 되어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어 보면, 그 건물에는  기등, 보, 창문, 벽, 지붕 등이 있다. 콘크
리트라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건물을 이루는 각 부분의  형태와 기능면에
서는 각기 다르다.

 세상에 있는 모든 사물을, 독자적인 실체가 없다는 공(空)과 마음이 지어낸
것이라는 유심(唯心)으로 분해해보면 동일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다. 사물
에 실체가 없으니  독자적으로 존재할 수가 없다. 별개의 것으로  존재할 수
가 없으니 모든  것은 동일하다. 그러나 눈앞에 존재하는 사물의  현실을 인
정하는 데서부터 본다면, 현상의 사물은 각기 다르다.

 동일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같은 공장에서 같은  재료를 써서 동일한 방법
으로 만들어 낸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어느 곳에 놓을 때, 그것이 놓
여지는 시간이나 공간이 다를 수 밖에 없다. 같은  것을 동시에 같은 공간에
놓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모든 사물에 동일성과 차이성이 있다는 것이 왜  중요한가. 내가 아무리 못
나고 뒤쳐지더라도 나는 세상에서 가장 잘났다고 하는  이들과 동일하다. 우
주법계와 하나이다. 참다운 나는 저 동일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나만의 차이
성을 가질 수 있다. 성취성과 파괴성은 다음 호에서 다루기로 한다.
 *발행일(1688호):1998년 9월 8일 , 구독문의 (02)730-4488
  < 한장의 불교신문 한사람의 포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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