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uddhism ] in KIDS 글 쓴 이(By): Diablo (블로) 날 짜 (Date): 1998년 4월 21일 화요일 오후 07시 17분 02초 제 목(Title): SSman님께... 제 사견. SSman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원레 크로체님께 하신 질문인데 그냥 제가 생각나는 바가 있어서 사견을 끄적거려봅니다. 저는 종교도 없거니와 공부도 많이 못한 사람이므로 보다 자세한 것은 다른 분의 도움을 받으시길 바라며 글 끄적입니다.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 SSman님이 쓰시길... 그러나 가끔씩 현학적인 면을 과시(?)하는 듯한 인상이 들때가 있어서 그런 점은 별롭니다. 쉬운말을 어렵게 하고, 돌려서 하고, 꼬아서 하고.... 깨달았다는 선승들의 행위들은 또한 과장되고, 부자연스러운듯한 인상이 들기도 하고.. 물론 멋있어 보이기는 합니다만. 불교에는 겸손에 대한 이야기는 없나요? ***** 현학적인 면을 과시한다는 인상을 왜 받게되었는지 의문스럽습니다. 그것이 쉬운말을 어렵게하고 돌려서하고... 이런 이유라고 생각해도 될지 모르겠네요. 그러한 것들은 일종의 방법이라고 생각하시면 될것 같습니다. 불교에서는 방편이라고 하나요? 어떤 것을 설명하기위해 예를 드는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불교의 설명은 그 단어가 가지는 뜻이 단지 그 단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그런 속성을 가진 그 모든것을 함축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생로병사라고 하면 살다가 늙어서 아프고 죽게되는 4가지 현상만을 말함이 아니라 고통의 대표적인 예 4가지이며 따라서 고민 번뇌 애증 불안 등등의 모든 고통적속성을 가진것을 통틀어 일컬음이며 , 생명의 일반적인 모습까지도 묘사되어질수 있는 것입니다. 다른 용어들도 이런 경향이 많으며 범어가 번역되는 과정에서 어려워진 것도 많으며, 보통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도 많습니다. 불교용어중 "찰나" "불가사의" "겁" 이런 단어들은 구체적인 뜻은 차이가 있지만 우리의 일반적 상식으로는 짐작하기 어려우며, 실제로 그 구체적 뜻보다는 그 개념적인 뜻이 더 중요해 집니다.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분명 찰나는 불가사의보다 긴 시간이지만 그것이 "찰나적"이라는데에는 무슨 차이점이 있으며, 1겁과 억만겁이 분명 차이가 있겠지만 그것이 기나긴 시간이라는 점에서 같은 것이겠지요. 그러다보니 설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불교적 용어를 잘 아는 사람에게라면 쉽게 이해될만한 설명도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애매한 크로스퍼즐같이 보일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데다가 방편을 이해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참 말을 비비 꼬아서 한다" 라는 느낌을 받을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점은 아마도 불교의 어떤 개념에 비해 우리의 설명체계가 따라가지 못함에 기인할것입니다. 따라서 현학적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바른 개념을 설명하기가 어려움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보입니다. 위에서 크로체님과 이야기하신 "불성"이란 개념만 해도 한마디로 표현하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음을 아시지 않습니까? 이런경우 논리적인 정의를 내리기는 아주 어렵습니다. 그 개념적인 뜻이 어떠한 것이다 라는 접근이 보다 이해를 도울것이라 사료됩니다. 깨달음이란 무엇일까요? 깨달음을 얻었다는 선승들이 깨달음을 얻었다는 증거는 어디에 있을까요? 그들이 얻었다는 깨달음은 깨달음일까요, 단지 그들이 그렇게 착각하고 있는 그 무엇일까요? 깨달음을 얻었으면 과장된 표현(SSman님 표현처럼)이 자연히 나오는 걸까요?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은 ... 저로서는 잘모르겠다 는 것입니다. 사실 저로서는 아직 깨달음이란것이 개개인에 따라 Unique한 것이냐, 누구에게나 보편 타당한 것이냐, Unique하지만 보편타당할수 있는것이냐 에 대한 확실한 의견도 없습니다. 불성이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지만 그것을 느끼는 것은 그것을 모르고 넘어가는것 만큼이나 어려운것 같습니다. 예전에 어떤 득도한 고승이 있었습니다. 그 스님은 누군가가 진리에 대해 물어보면 엄지손가락을 스윽 내밀었습니다. 이것을 본 동자승이 자신도 누가 뭘 물어보면 엄지손가락을 스윽 내밀면서 으쓱해 하였습니다. 이것을 본 그 스님이 하루는 그 동자승을 불러서 어떤 질문을 하였습니다. 동자승은 버릇처럼 손가락을 내밀었는데 그때 그 스님이 그 동자승의 손가락을 베어버렸다고 합니다. 동자승은 그순간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는데.... 저도 주워들은 이야기라 자세한 내용은 모릅니다만... 그 동자승이 얻은 깨달음은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요? 그 스님은 왜 좋은 말을 놔두고 동자승의 손가락을 잘라야만 했을까요? 동자승을 "깨닫게 만듬"이 과연 "병신만듬" 보다 가치있는 일일까요? 분명 이유가 있을텐데 말입니다. 모든게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의문투성이이지 않습니까? 제가 예로 든 일화는 좀 극단적이긴 합니다. 그러나 과장되었다거나 부자연스럽다거나 한 문제는 아닐것이며 더우기 멋으로 하는 행동도 아닐것입니다. 아마 저와 님께서 좀더 불교에 대해 인식을 넓히다보면 해결될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저의 불교에 대한 생각은 "어렵고 복잡한 그 무엇" 이 아닌 "어떠한 아주 원초적인 개념" 일 것이란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위에서 언급한 "불성"이란 단어만 해도, 설명하자면 끝이 없지만 마음속으로는 뭔가 느껴지는 것이 있지 않습니까? 아마 우리의 표현, 상식체계의 한계로 인해 그 간단함이 복잡함으로 비춰지지 않나 생각하고 있는데... 제 생각이 맞는지는 다른 분들이 의견을 들어봐야 할것 같습니다. 아마 복잡한 무엇인가에서 간단하고 원초적인 무엇을 깨닫는것이 "깨달음"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언젠가 글적었다가 문사수님으로부터 질타를 받은적이 있는 "배부르고 등따시면 천국이 따로있나?" 라는 생각처럼, 단순한 그 무엇인가가 있을법도 합니다. 제가 깨달음을 얻으면 알려드릴께요. 히힛. 그전에 재대로 설명할수 있는 "말빨"이 있어야 할텐데...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