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rizona ] in KIDS 글 쓴 이(By): archa (jri) 날 짜 (Date): 1998년 5월 2일 토요일 오후 08시 06분 08초 제 목(Title): Re: 노래방. 동감입니다. 원래 목청 좋고, 음감좋은 사람이 바로 전데, 노래방 기계는 박자만을 따지고 들더구만요. 자막 색깔 바뀌는 거 맞추다보면 절대 노래가 더 이상 예술로서 존재할 수 없다는 게 제 입장입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제 입장이 되보면 이해할 수 있을 걸요. ) 제가 좀 출신이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반주없이 소리 고래고래 질러가면서 노래하는 걸 좋아합니다. 제 입장에서 보면 노래방은 존재 자체로서 공해지요. 그게 뭡니까? 껌껌한 방에 앉아서 테레비 보고 소리지르는 게.... 자막 따라가다 보면 술이 다 깬다니까요. 좋은 술먹고 돈까지 내가면서 이게 무슨 짓인지, 정말.. 가라오께가 한국에 시작되던 시절, 일본에 유학가 있던 제 친구가 하루는 한다는 말이 글쎄 일본에서는 혼자 테레비 보면서 노래연습하는 게 한창 유행이라고 하더군요. 친구 말을 둘으면서 '역시 일본 애들은 변태야.. 하지만, 그런 사업, 한국에서 해도 잘 되겠다'고 생각한 지 불과 몇달 사이에 노래방이란 이름으로 번창하더군요. 그 때 자금만 좀 있어서 노래방을 시작할 수 있었더라면, 여기 사막에까지 흘러오지는 않았을 텐데.. 어쨌든 저쨌든 제 결론은 하나입니다. 가라오께건, 노래방이건, 이런 것들이 등장하면서 진정한 음주가무의 전통은 사라지고, 술먹고 기계에 맞춰 노래하다가 술이 깨버릴 수 밖에 없는 불행한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되었다는 것. 템피에 이런 안 좋은 풍습이 정식으로, 즉 노래방이란 이름으로 시작된 지 불과 2년 정도 밖에 안 된것 같은데, 그 촌구석 투산에까지 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우려를 금할 길 없습니다. 첨언) 저번 여름에 투산 고송에서 친구랑 저녁먹으면서 보니까, 노래방 기계가 있더구만요. 노래부르는 사람도 꽤 많고... 그거 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