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izona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Arizona ] in KIDS
글 쓴 이(By): pbsIIks (jsim)
날 짜 (Date): 2000년 10월 10일 화요일 오전 02시 47분 09초
제 목(Title): 음..



아리조나 보드가 너무 한가하니까,지나가다가 그냥..

정확하게 지난주 목요일 밤에  지저분한 열쇠를 만진 손으로, 하루종일 pathogen 이 
득실 거리는 ( 나의 학생은 요즘 strepto / tuberculosis 를 만진다) 랩에서 
일하고 씻지도 않은 손으로 랜즈를 뺐다. 설마 괜찮겠지..
그리고 내가 돼지 고기를 만졌던가 안 만졌던가...

다음날 왼쪽 랜즈를 낀순간 눈에 느껴지는 압박감.. 어 랜즈에 먼지 묻었나.. 
생각하고 랜즈를 몇번이고 씻어도 눈에 느껴지는 이물감은 여전했다..
그제서야 어..이상하네하고 눈을 자세히 보니 글쎄 왼쪽과 오른쪽 눈 왼쪽 
구석이 빨갛게 충혈되기 시작하는것이었다. 내 평생 이렇게 눈이 충혈되본적이 
없어서 무척 놀랬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랜즈를 뺄때 안구와 손가락이 닿는 
부분이 왼쪽인 것이었다. 아무래도 손가락에 묻어있던 나쁜 균이 안구로 옮겨간듯...

그리고 나선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사흘을 내리 고생해야 했었다. 고열과 두통과 
여전히 충혈된 눈과 그리고 안압으로 인한 통증 (이거 안통이라고 해야하나)..

전공이 면역학이라 그런지 괜히 이래저래 집어 지는게 많은데, 그중 제일 겁났던것 
중에 하나가 (진짜로 진짜로 열번 백번이나 더 진짜로) 눈이나 뇌는 다른 부분에 
비해서 면역체계가 활발하지 못해서 만에 하나 균이 침범하기만 하면 끝장인데 
만약에 만약에 내 눈에 옮겨붙인 나쁜 균이 안구에 있는 실핏줄을 통해서 뇌로 
들어가서 번식을 하면 

으아....... 나는 잠이든 채로 다시 못깨어나는 수가 있단 말이다..
그래서 진짜로 지난 삼일동안 자다가 죽어 버리면 어떻게 해 하는 걱정에 불도 
켜놓고, 티비도 켜놓고 (항상 그렇지만 더 크게) 자는둥 마는둥 했다.
아파서 끙끙대면서 이거  YJ 한테 � 전화 해서 내일 내가 전화 안하면 
랩에 전화해서 나 나왔는지 안나왔는지 확인하구 나 안나왔으면 911 걸어서 사경을 
헤메고 있을 날 병원으로 제발 옮겨 달라고 해야해 말아야해 고민을 수도 없이 
많이 했다.

하지만, 쓸데없는 걱정한다고 한대 얻어 맞을까마 관두었고, 뭐 자다가 죽어도 
내팔자려니 하고 그냥 잤다.

드디어  나흘째인 오늘, 충혈된 실핏줄이 가시지 시작하고 두통은 사라진거 
같아서 
내심 기쁘다. 드디어 난 죽는거 아니구나, 역시 면역체계는 대단해 그간 나쁜 
균하고 싸우느나고 고생했으니까 상줘야지...

맛있는거 해서 많이 먹어줘야겠다. 오늘은 특히나 더.


    


jsim, the new yorker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