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izona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Arizona ] in KIDS
글 쓴 이(By): pbsIIks (jsim)
날 짜 (Date): 2000년 2월 16일 수요일 오전 01시 26분 54초
제 목(Title):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



한동안 찌뿌둥 하면서 눈이 올듯 말듯 비가 올듯 말듯 하더니, 드디어 오늘은 구름 
한점 없이 맑다. 하지만, 재심양 성격이 워낙 맑은 편이 못되나서 이런날이면 
어쩔줄 몰라서 발을 동동 구른다. 한편으로는 아름다운 세상을 보는 듯해서 
즐겁지만, 웬지 그세상에 나가기 두려워 맑은 하늘 보기도 겁난다고 할까.
요며칠 걷어 놓았던 블라인드를 다시 내려 놓았다. 아침에 학교에 오자 마자.

요즘은 웬지 갭뗌습� 훵하다. 십대 이십대 초반, 한참 고민이 많을때 느끼던 그런 
훵한 마음과는 뭔가가 다르다. 나이가 서른이 훌떡 넘어가서 그런 것일까. 아님 
어차피 나의 인생은 이미 거의 다 정해졌는데 내가 발버둥 쳐보았자 여기서 
벗어나긴 힘들고 하니 반쯤 포기한 심정으로 반쯤은 이거라도 잘해야지 이것도 
못하면 난 끝장이야 라는 마음가짐이 있어서, 내 삶에 대한, 내일에 대한 고민을 
일단 접어놔서 그런것인가. 암튼 다르다. 요사이 내마음이 허전한 것은.
물론, 차 한잔 정겹게 같이 나눌수 있는 친구가 없어서 그럴지도 모르겠고, 아님 
누구 말따라 남들 다 가지고 있는것 같은 소중한 사람이 없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아님, 매일 같이 출퇴근 하는 우리 이탤리안 포닥과 교수를 보고 배가 아파서 
그럴지도 모르겠고, 시니컬하게 나의 프로젝을 바라보는 교수의 눈길이 더 나를 
부채질 하는 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아주 잔잔하면서 아름다운 음악이 듣고 싶어 졌다. 내가 가지고 있는 시디 
중에서, 내가 들어본 음악 중에서 이런 나를 위로해줄 만한 것이 있을까 뒤적여 
보았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쇼팽, 녹턴 그담은 존 필드 녹턴.

오랫만에 쇼팽의 녹턴을 뽑아서 듣는데 가슴이 찡해 온다. 고등학교때, 이곡을 
시험곡 삼아서 연주 했던 친구가 떠 올랐다. 물론, 이것을 연주해주던 우리 언니의 
모습도.

파아노가 하나 있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jsim, the new yorker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