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nonymousSerious ] in KIDS 글 쓴 이(By): 아무개 (Who Knows ?) 날 짜 (Date): 1998년02월12일(목) 22시44분23초 ROK 제 목(Title): 이름도 모르는 소녀 그러니까 내가 사학년이었을 때 나는 처음 그녀를 보았었다. 가을쯤이었던가 아니면 겨울쯤이었던가.... 어쨋든 공부하려고 도서관에서 앉아 있었는데 공부는 잘 안 되고 잡념에 빠져 있었는데 우연히 고개를 젖히고 기지갤 켜다가 그녈 보게 되었다. 큰 키에 볼그레한 볼이 인상적이었다. 아이 같은 얼굴이었고 예뻤다. 작은 가방에 서 꺼낸 책은 일학년들이 보는 책이었다. '아 일학년이구나' 처음 그녀에 대한 인 상이 강렬해서 나는 혹시 그녀가 다시 오지 않을까하고 한동안 계속 그 근처에 도 서관 자리를 잡았었다. 그리고 학기가 끝나기 전에 그녀를 한번 더 볼 수 있었다. 그녀의 예쁜 자태를 보기 위해 왠지 그녀 근처에 가고 싶었다. 그리고 그녀가 보이 는 자리로 가서 책을 보는 척 했지만 공부가 될리가 없지... 어쨌건 그 후로 그녀 의 이름이 뭘까 어디에 살까? 학교는 어딜 나왔을까? 등등의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일년이 지난 봄에 나는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리고 혹 그녀를 볼 수 없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하게 되었다. 왠지 호감이 가는 그 소녀에게 이미 빠져 있었던 것일 까? 그리고 곧 얼마 안 되어 나는 그녈 먼 발치로나마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나랑 같은 건물에 있는 과를 전공으로 하고 있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왠지 기뻣다. 대학원 도서관에서 그녈 몇번 보게 되었다. 그리고 우연히 이층을 지나다가 나는 그녀가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이층 엘레베이터 버턴을 계속 누르는 것이었다. '아 저거 안돼는 건데.' 전기를 아끼기 위해 이층 엘레베이터는 작동이 안되는 것이었는데 그녀는 그걸 모르고 계속 누르면서 멍한 표정으로 있었다. "저기 원래 이층은 작동이 안되는데요."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왠지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 후로도 가끔 점심시간이나 저녁이후에 도서관에 가면 그녀를 볼 수 있었다.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리고 언제인가 한번은 그녀가 쇼파에 앉아서 단잠에 빠져 있었다. 나는 옆 쇼파에서 책을 잡지를 보고 있었는데 입 을 헤벌리고 자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며칠뒤쯤인가... 그녀가 자고 있었는 데 나는 용기를 내어 그녀의 앞자리에 앉아 책을 보는 척 했다. 여전히 입을 벌 리고 단잠에 빠져있었다. 그녈 뚤어져라 쳐다보았다. 왠지 가슴에서 이상한 기운 이 올라왔다. 그날은 하루 종일 이상했다. 그 후로도 가끔 그녈 볼 수 있었지만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는 그녀이다. 빨리 새학기가 시작되었음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