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AnonymousSerious ] in KIDS 글 쓴 이(By): 아무개 (bi0031) 날 짜 (Date): 2012년 08월 30일 (목) 오후 05시 34분 25초 제 목(Title): CPA 어나니이니까 막 써도 되겠지...여기라도 배설하고 싶어서.... 3년 4개월전. 지도학생이라는 녀석이 우울한 표정으로 찾아왔다. 장학금 추천서를 부탁하기 위해서 지도교수인 나를 처음으로 찾아온 게다. 이녀석은 뭐가 표정이 이리 우울해? 라고 혼자말을 하며 차근히 애기를 들어보았다. 허걱.... 이렇게 사는 친구도 있구나.... 재산세 0원. 13평 판자집에서 4인가족 거주. 가족 불화는 말할것도 없고, 아버지는 노가다판 공사장에서 추락이후 (자칭) 반병신, (가족들 입장에서는) 꾀병... 어머니는 계약직 사원.... 나라면 그런 환경에서도 꿋꿋할 수 있었을까? 처음 우울해 보였던 표정이, 이제는 오히려 꿋꿋하게 느껴졌다. 잘 도닥이며 너가 가장이니 든든히 서야 한다고 애기해 주고, 연구실 알바도 시키며 매달 인건비도 좀 챙겨주고, 노트북도 지원해 주고, 매학기 꼬박꼬박 추천서를 뭉텡이로 써주면서 등록금 문제도 어느정도 도움을 주었다.. 2010년 3월. CPA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3개월만에 1차 합격. 그러나 3개월 후 치뤄진 2차는 탈락. 흔히들 한번에 합격은 어려우니 1년을 더 공부해 야 할텐데 이녀석이 그만하고 학원강사를 하겠다는 거다. 불러다 놓고, 그래도 일년은 더하라고 했다. 그리고 1년후. 2011년 8월 30일. 이 녀석이 낙방을 했다. 전부다 붙을 요량으로 골고루 공부를 했고, 그 결과 60점 cut-line에 모든 과목이 5-10점 모자라서, 단 하나의 부분합격도 없이 (부분합격을 하면 차년도에 면제가되어 합격률이 90%대로 상승) 깨끗하게 미끄러졌다. 다시 나를 찾아왔다. 또 학원강사 타령..... 결과는 중요한게 아니야. 하지만 너는 너의 젊음의 열정을 다해 정말 최선을 다했니? 정말 최선을 다했다면 이제 학원강사를 해도 좋아. 하지만 내가 보기에 넌 아직 아니야... 그리고 한달 후. 다시 공부를 해보겠다는 전화가 왔다... 중간 중간 소식도 전해 듣고, 격려차 견과류도 하나 선물로 보내주고 그렇게 또 일년이 지났다. 오늘 전화가 왔다. 교수님. 저 합격했습니다. 교수님께 처음으로 전화드립니다. ..... 아 씨파... 나도 아니고, 내 새끼도 아니고, 기껏 지도학생 한놈이 그것도 졸업한 녀석이 CPA가 되었다는데, 왜 내 눈에 눈물이 핑도냐.... (추신) 그 친구가 학원강사를 하겠다는 걸 말린건, 그 친구가 말재주가 없어서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