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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onymousSerious ] in KIDS
글 쓴 이(By): 아무개 (Who Knows ?)
날 짜 (Date): 1997년07월06일(일) 13시30분10초 KDT
제 목(Title): 내가 그녀를 처음 보았을때.






내가 그녀를 처음 보았을때 

그녀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빠알갛게 홍조를 띈 그녀의 얼굴뒤로

차가운 얼음이 자리하고 있는듯한 착각에 빠졌다.

휘리이릭..찬바람을 일으키며 지나가던 그녀의 뒷모습이

가늘게 떨리는 걸 느꼈다. 

왜일까.

좁은 복도를 지나 기억자로 꺽어지는 복도 끝에 그녀는 짐짓 

감정이라도 억누르는양 잠시 멈추어서더니

이내 고개를 떨구며 사라져 버렸다. 내 시야에서..


다시 그녀를 보게된 건, 그로부터 삼개월여가 흐른 이른 봄날이었다.

그 삼개월동안 나 자신조차도 잊고 지냈었는데, 하물러 아무런 기억의 편린들이

자리하고 있지 않은 것은 너무나 당연하였다.

하지만, 맑게 개인 하루 뒤켠에 서 있는 그녀를 다시 보게 되었을 때

내 시야는 이내 땅끝을 향해 떨어지고 말았다.

가슴벅찬 희열, 거역할 수 없는 무형의 것들이 나를 움츠러 들게 만들었다.

아직 채 움도 틔우지 않은 개나리들이 멀리서 나를 조롱하는 것만 같았다.

삼월에 내리는 눈이 그렇게 야속할 수가 없었다.




내가 그녀를 처음 만난날.

난 그녀의 얼음같은 차가움을 느꼈다.

그리고 가늘게 떨리던 그녀의 어깨위에 놓여진

어두운 기억들을 내안으로 끌어들이고 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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