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nonymousSerious ] in KIDS 글 쓴 이(By): 아무개 (Who Knows ?) 날 짜 (Date): 1998년03월18일(수) 22시32분20초 ROK 제 목(Title): 기나긴 이야기.. 그녀와 그녀의 남자가 다정하게 같이 가는 것을 보았다. 넓다면 넓고 좁다면 좁은 학교에서 그런 모습을 본 적이 한두번이 아니지만 슬프지는 않다.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옛날 생각을 하니 왠지 미소마저 떠오른다. 바쁜생활은 사람을 망각하게 만든다지만 왠지 나의 지난 몇년간을 계속 써야 될 것 같다. 나의 글을 읽고 저거 혹시 ??의 글이 아니야. 하고 말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대학원에 진학해서 한 일은 어떻게 하면 잘 놀 수 있는가 하는 것이라 해도 별로 틀리지 않았다. 수년간의 기숙사 생활로 인해 사고는 경직되었고 경험은 일천 하였던 나는 새로운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 예전과는 생활태도가 많이 바뀌었다. 내가 하고싶은데로 살았다. 삶에는 많은 길이 있으니까.. 어린시절 F학점 하나에 엄청 울었던 기억이 나는데 웃음이 나온다. 한학기 내내 수업 땡땡이 친것 하며 실험시간에 논문 한편 본적 없이 맨몸으로 달랑가서 조원들 일시키고 나는 혼자 딩가딩가 거렸었다. 숙제도 내 손으로 한적이 거의 없는 것 같은데 그러니 개판 칠 수 밖에... 허나 도서관에 갈 때마다 책을 읽었었다. 이렇게 책 많이 본 적은 없었는데 ... 요리책마저 읽었다. 아 배고파.... 새로운 사람들 중 한명은 학부 때 좋아하던 여자에게 버림받고 일년 내내 놀았단 다. 올 F로 일년을 보냈던 그 형은 별짓을 다했다는데 지금 그형 양다리 걸치고 있는 거 형수님이 알면 야단일텐데... 하하하.. 그 형이랑 같이 헌팅하러 돌아다니고 했던 생각이 난다. 물론 헌팅을 한 횟수는 수번이지만 성공은 한번도 한 적이 없다. 학교 근처 번화가에서 혹시 아는 사람에게 들킬라 낯선 여자들에게 말을 걸었었는데... 참 내게 그런 숯기가 있었을 줄이야... 날새서 술마시고 얘기하 고 보고싶은 책 있음 보고... 멋대로 세월을 보낸 것이 꼭 시간만 축낸 것 같지는 않다. 왠지 좋은 경험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나이 많은 어떤 형이 해준 말 이 생각난다. 물욕을 버리면 편안한 마음을 얻는단다. 장자의 한 구절에서 나온 말이 라는데 그 형 방에 가면 벽에 멋지게 붙어 있는 글귀다. 그러니 장가를 못가지 하하.. 나도 그 형 처럼 되면 곤란한데 내 주위에 삽십대 노총각이 몇분 계신데 어휴 저렇게는 되지 말아야지... 사랑도 물욕과 무관하지 않다. 이른바 애욕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미 집착하기 시작하면 당사자가 받는 심적 타격은 물론이고 상대방 조차도 매우 피곤하게 만들게 된다. 소년은 그녀를 좋아했지만 결국 그 사랑은 너무 도 일방적이었고 무모한 것이었다. 이름하여 짝사랑 또는 외사랑이었다. 소년의 마음 은 서서히 무너져갔고 질투와 분노에 떨었고 슬픔과 비애에 잠기기도 했다. 외모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감수성이 예민한 소년(이거 쑥스럽구만)은 너무도 많 은 눈물을 흘려야 했다. 고등학교 이년 다시 매우 힘들었던 시절이 다가왔다. 하지만 나의 가슴을 설레게 만 들었던 편지 한장을 우연히 책을 정리하던 도중 발견했다. 내용은 대충 '공부해야 되 니까 함께 열심히 잘 살아 보자'는 것이다. 여자애가 나한테 쓴 글인데 도대체 누굴 까? 급기야 혹시 그녀가 내게 쓴 편지가 아닐까? 하고 착각에 빠지게 되고 말았다. 그럴만도 하지 내자리 근처에 그녀랑 다른 여자애 한명이니까? 아마도 그 다른여자애 가 내게 쓴 글 같다. 그 애에게는 지금도 미안한 마음이 많다. 내가 너무 어리석고 나 자신만 알아 그 애에게 조금은 부담을 준 것 같다. 들리는 소문에 그 애는 자기 학교애랑 쉬쉬가 되어 잘 산단다. 아무쪼록 건강하고 즐겁게 잘 살기를 바란다. 어 쨌든 그 편지 때문에 그녀를 친구로 생각하자고 나에게 계속 자기 암시를 주던 행위 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그녀가 내게 이런 편지를 썼구나 하고 혼자 좋아했으니 어휴 참내... 어쨋꺼나 영문도 모르는 그녀는 나에 대해서 더한 부담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나도 영문을 몰라서 어리둥절 했지 그래서 혹시 이놈의 편지가 친구놈이 쓴 게 아닌가 해서 넌저시 물어 봤는데 별 표시가 나야지. 그럼 옆자리 있는 그애일까? 대학와서 그 친구에게 물어봤는데 아닐란다. 어쨋든 언젠가 그 편질 찢어버렸는데 에잇바보 그걸 찢어버리다니 소중한 추억거리인데 지금 그게 남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후회된다. 어쩌면 그 편지 한장에 대한 착각이 대학 들어와서 그녀에게 다시 좋아한다고 고백하게 된 원인 중 하나가 되었던 것 같다. 내가 그녈 좋아하긴 무지 좋아했던 것 같다. 다시한번 나는 실연(맞는 말인지 모르겠다.)을 당 했다. 며칠을 슬퍼하고 지냈지만 이후로 동아리에도 들고 공부도 열심히 했다. 그녀 를 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가끔씩 그녀가 다른 남자랑 같이 가는 걸 보고 마음이 아팠지만 체념해 버릴 수 있었다. 일학년 기말 시험이었던가? 도서관에서 그녀를 오랜만에 보았다. 그녀를 잊겠다는 독한 마음은 눈녹듯이 사라지고 나의 마음은 훈 풍으로 뒤덮였다. 그녀가 낯선 남자들과 같이 갈때면 질투심과 슬픔에 사로잡혔지만 언제나 시험기간에 그녀를 볼 때면 역시 사랑의 감정이 쏟아났다. 애써 그녈 못 본 척 하려고 했지만 눈이 그쪽으로 돌아가는 걸 어떡하나... 나는 제법 공부 잘한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학업에 힘섰지만 결국 시험기간내에 가끔씩 보는 그녀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혀 삼학년때부터는 제대로 산 것 같지 않다. 심지어 한 때는 그녀가 나를 보러 그렇게 시험기간 때마다 그렇게 나타났다고 생각하기까지 했으니.... 그리고 다시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삼학년의 기말 시험기간이었던가? 이후로 나는 많은 생각을 했다. 제 삼자의 입장에 서서 나를 지켜본다는 것은 무리 였지만 내가 많은 잘못을 한 것만은 분명했다. 스스로의 생각에 빠져들어 나 스스로 를 망쳤을 뿐 아니라 그녀에게는 너무 많은 부담을 준 것 같다. 벌써 몇년이 지났다. 미련과 아쉬움을 뒤로 한채 떠난다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다. 하지만 시작이 있었으 면 끝이 있는 법이고 끝나지 않는 잔치는 없는 법이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싫던 좋 던 그녀와 마주칠 기회가 많을 것이다. 진작에 친구로 지냈다면 한마디 인사라도 할 수 있었을 텐데.. 돌이킬 수 없는 추억이 되어버린 그녀를 보았을 때 부담없는 미소라도 지을 수 있어야 할텐데.. 뭐 차차 그렇게 되겠지... 나중에 못보더라도 그녀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가슴아픈 짝사랑이 아닌 나를 사랑 하는 멋진 여인과 함께 마음껏 사랑하고 싶다. 영원한 사랑을 꿈꾸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