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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onymousSerious ] in KIDS
글 쓴 이(By): 아무개 (Who Knows ?)
날 짜 (Date): 1998년03월17일(화) 15시27분28초 ROK
제 목(Title): ...무제


우연히 거쳐거쳐 들어간 옛 애인과 또 그사람의 새로 생긴
애인의 홈페이지를 접속하게 되고 거기서 둘의 다정한 한때를
그것도 여러장 발견하게 되는 일은 참으로 낮설고 이상한
느낌을 전해주고 있었다.

난 분명 그와 헤어진지 오래고 미련도 없는 상태인데 왜 감정이
이그러지고 있는것인지 알수가 없었다. 그와 헤어진후 나또한
한번의 만남과 이별을 거쳤고 옛 애인도 당연히 그럴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바 아닌데...그저 새롭게 연애를 했더라는
말을 전해듣게 되는 것과는 사뭇다른 감정이 나를 잠시동안
어지럽혔다.

문명의 이기를 통해 나는 이렇게 그와 멀리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아주 손쉽게 지나간 빛바랜 것들과 직접적으로 마주해야하는
경우가 생기고 그건 또다른 울렁거림으로 맘을 상하게 만드니
우습기만 하다.

예전에 그와 사귈땐 생각도 안해봤던 장면들의 연출을 보면서
그는 이미 예전의 그가 아닌 딴사람이 되 있었다. 그러한 괴리감에서
느껴지는 지나간날에 대한 비교와 원망이 솟구쳐 올랐다. 사람은 늘
변할 수 있다고 말하던 나이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 시점에선 난
그것이 용납하기 싫은 모양이었다.

통신의 발달은 많은 편리함을 가져다 주었다. 앉아서도 천리안을
내다볼수 있는 경이로움을...하지만 이건 아니라고 본다. 덮어둘것을
덮어두지 못하게 만든다. 이곳저곳 그의 흔적은 텍스트로써 이미지
화일로써 공개적으로 올려져 내가 어딜가든 이상하게 마주칠 수 밖에
없게되고 또 희한하게 잘도 찾게 되는 키보드를 두드리는 내손이
저주스러울뿐이다. 생전 가지도 않던 게시판으로 가게 되고 또 찾게
되는 그와 그의 새애인의 얘기들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이것이야
말로 저주이고 악연이 아니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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