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nonymousSerious ] in KIDS 글 쓴 이(By): 아무개 (Who Knows ?) 날 짜 (Date): 1997년06월24일(화) 02시29분40초 KDT 제 목(Title): Re: 첫사랑의 결혼 말도 못 건네본 사랑이 있었습니다. 첫사랑은 아니었지만요.. 남들도 다 느껴봤겠지만, 제게 첫사랑은 저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에 대한 사랑이었지요... 어쨋건, 그 사랑이 이제 결혼을 한답니다. 얼마 전 까지도 나의 숨기고 싶은 사랑이 사람들 입에 가쉽거리처럼 오르내렸었는데, 벌써 나의 사랑은 그의 연인을 만나고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기쁜 소식이라며 전해왔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나를 염려하고 있고, 함부로 그에 대한 말을 꺼내지 않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한 사람이 나에게 그 소식과 그를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다른 이들을 대신한 멍에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애처롭기만한 내 자신을 바라보는 건 예전에 그에게 거절당했던 기억보다도 더 가슴아픈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난 그 앞에서 사랑한다는 말을 단 한번도 해볼 수 없었으니까요. 나를 기억해주던 다른 사람들이 나의 마음을 그에게 잘못 전했고, 난 단 한 마디 해보지 못한 채 그의 버림을 받았었습니다. 난 그를 만날 수 있었던 이번의 기회를 감히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의 행복해 하는 모습을 바라볼 용기가 없었던 것이죠. 그를 정말 사랑한다면 그의 행복을 빌어줘야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내 마음은 그렇지 못합니다. 아픈 가슴만이 남아 감히 그의 사랑을 축복할 여유조차 없습니다. 그를 다시는 보지 않으려 합니다. 잊을 수 없는 사랑이니까요. 짝사랑만도 못했던 구차했던 사랑이 되버리고 말았었으니까요. 다른 사람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을 그의 모습이 자꾸 상상이 됩니다. 이렇게 잔인한 생각이 떠오르다니요... 나의 마음을 찢길 때, 나의 두 눈도 그에게 줄 걸 그랬나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