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miz (Daughter) 날 짜 (Date): 1999년 9월 4일 토요일 오전 09시 06분 14초 제 목(Title): 낙서 4. 나한테는 24개월, 9개월 두 딸이 있다. 나..외동딸로 태어나서 힘든 거 별로 모르고 살아온 내 인생에, 세상 사는 맛을 좀 보여준 장본인들이라고나 할까. 남에게 진심으로 고개 숙일 일이 별로 없었고, 가슴 조이며 살아본 적도 없었건만, 요즘 나는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리에 서는 것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게 된 것 같다. 우리 딸들을 돌봐주는 사람에게 나는 한없이 약자가 되고, 불의의 사고라도 있어 우리 딸들에게 제대로된 잠자리와 먹을 걸 마련해 주기 힘들어진다면 이 세상에서 가장 천한 일이라도 기꺼이 내가 하겠다고 나설 수 있을 것 같다.. 이 험한 세상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무섭고 엽기적인 것들도 심심챦기에 가슴 조이며, 제발 어린애들에게만이라도 그런 일들이 생기지 않기를.. 부질없는 바램을 되뇌이기도 한다. 남보기에는 유별날 것도 없는 아이들이지만, 내게는 말할 수 없이 소중하다. 부모의 마음이라는 것..자식을 키워볼수록 이런거였구나..싶다. 이 아이들 때문에, 요즘엔 잠도 못자고, 힘들고, 사는 것이 고달프고, 내 사회 생활에 그늘이 드리워진게 사실이지만.. 나는 그 이상의 보상을 매일 받는다. 그 아이들이 사회에서 자기의 자리를 확보하고,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애들 키워놓은 친구들은 한결같이 요즘이 가장 예쁠때라고 하는데... 내가 정신없이 사는 동안 영화로 치면 가장 중요하고 재미있는 장면들을 놓쳐버리는 것 같아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