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Wedding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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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jusamos (!@#$%^&*())
날 짜 (Date): 1999년 8월 13일 금요일 오전 05시 15분 48초
제 목(Title): [결혼이야기1] 나 피곤한데 1년쯤 쉬고싶어




3년전 키즈에 [결혼이야기]라는 시리즈물을 포스팅한 적이 있다.

그 때만 해도, 내겐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 사람들이 날 사랑하는거야? 아니면, 날 이용해

먹는거야?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말로는 나한테 막 사랑한다고 하는데, 영~ 그게 아닌거 같다…


언젠가, 내가 아는 선배가 일에 회의를 느끼면서, 와이프(형수님)한테

1년간 쉬면서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단다. 그랬더니, 형수님 말씀이

   "1년간 당신이 하고싶은 일을 한다면, 최소한의 생활비로 버틸

    자신도 있고, 돈도 있으니 그렇게 해요."

라고 했다고 나한테 얘기를 해줬다. 그래서, 나도 그날로 가서 와이프한테

"나 요즘 정말 피곤해… 한 1년간 쉬면서 못다한 공부를 하고 싶어…"

라고 무척 심각한 얼굴로 얘기했다. 그랬더니, 와이프가 하는 말이

   "너 또 맞아야 정신차리지? 니가 어디 집에 붙어있을 수 있을 것

    같애? 내가 바가지를 얼마나 긁을텐데! 약한 소리 하지말고, 돈이나

    벌어와! 모아놓은 돈도 없고, 애들 다 굶겨 죽일꺼야?"

라고 하는 거다… 미치겠다. 난 형수님이 했다는 그 말을 듣고 싶었는데…


내 와이프는 정말 현실적인가 보다…


그래서, 이번에는 유치원에 다니는 딸아이한테 얘기했다.

   "지원아~ 아빠는 맨날 집에서 너랑 놀고 싶어. 우리 맨날 맨날

    같이 놀면 넘 재밌겠지?"

그러자, 딸아이는 내게 얘기한다.

   "나 유치원 가야 되는데, 아빠랑 어떻게 놀아?"

그래서 난 아이에게 자신있게 얘기했다.

   "응~ 그런 걱정은 안해도 돼. 왜냐면, 아빠가 너랑 맨날 집에서 놀면

    돈이 없어서 넌 유치원에 가고 싶어도 못가는거거덩~ 좋지?"

그러자 딸아이는 내게 얘기한다.

   "싫어~ 유치원 못가면 싫어~ 아빠 나가서 돈 벌어와 응?"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왜 난 본전도 못건지는 말을 했을까? 마음만 괴롭게… 

:(


결국 돈 벌기 위해 오늘도 밤새면서... 한탄을 해본다.. 흑흑...

이 시대의 아버지들은 정말 불쌍한 존재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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