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WeddingMarch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Dooly (아기공룡)
날 짜 (Date): 1999년 3월  1일 월요일 오후 03시 01분 26초
제 목(Title): 젖병떼기



21개월째인 우리 아들녀석은 우유를 참 많이 먹는 편입니다.

주변의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아이들이 우유를 

먹지 않으려고해서 걱정이라고 하는데, 언제나 우유만 주면

모든 불만이 사라지는 우리 아이를 보며 참으로 다행이란 생각

을 했습니다. 그런데, 젖병을 뗄시기가 된것같아, 젖병이아닌

컵에다 우유를 줬더니, 이녀석이 계속 "오요,오요, 오요 !"하며

컵에담은 우유는 우유로 인정을 하려 하지 않는 것입니다.

저러다 며칠 지나면 말겠지하고, 몇번을 시도하다가 전혀 입에도

대지 않으려고 하길래, 어제는 와이프와 함께, 큰결심을하고,

아이가 보는 앞에서, 젖병을 쓰레기통에 버리고는, 아직 말귀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아이에게, "이제부턴 우유병없는거다. 이젠

우유를 컵에다가 마셔야되!" 하고 설명을 했습니다. 자신의 가장

큰 즐거움이자, 존재의 이유인지도 모르는 젖병이 엄마,아빠에의해

무참히 쓰레기통으로 버려지는것을 바라보던아이가, 이제껏 한번도

들어본적이 없는듯한 큰소리로 절규(?)를하며 울어대었습니다.

"오요,오요,오요!"를 외치며 울어대는 아이에게, 아무리 투명한 컵에

우유를 가득담아 입에다 갖다 대어보았지만, 번번히, 거절당하고 

말았습니다. 한시간이상을 울어대던 아이가 지칠때쯤, 나와 내 아내도

지쳐버렸고, 아무리 부모라지만, 아이에게 너무한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에

마음이 찡해지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나보다는 결단력이있는 아내는 

아이가 우는중간중간, 그냥 다시젖병에 우유를 담아주자는 나의 제안을

일어지하에 거절합니다. 참 모질다는 생각을 했지만, 아내의 말에는 

분명한 이유가있기에, 더이상 내의견을 주장하지 못했습니다.

젖병을 떼낸지 이틀째인 오늘 아이는 여전히 오요를 외치지만, 어제만큼은

절실함은 없습니다. 담배를 끊을때오는 금단현상보다는 심각하지 않은것

같지만, 오늘은 왠지 아이를 바라보며, 담배를 끊으려고 시도할때, 내가

경험했던 그런 처절함(?)을 우리아이도 느끼고있지는 않을까 염려가 되었

습니다. 이젠 다른아이들이 우유를 잘 먹으려하지 않는다는것을 이해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중독되었던 것을 부모의 강압에의해 강제로 끊게

된 우리아이의 모습이 오늘따라 측은하게만 느껴집니다.






+++ 후루~ 룩 짭짭, 후루~ 룩 짭짭 맛좋은 라면.
    가루가루 고추가루(둘리의 삽입곡 "라면과 구공탄" 중에서) +++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