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Wedding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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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NamPyun) <arch.ewha.ac.kr> 
날 짜 (Date): 1999년 2월 23일 화요일 오전 01시 53분 23초
제 목(Title): *3년3개월 남편의 뤼*



3년 3개월 째, 별로 두근거리진 않음.

기억에 9 개월 쯤 첨으로 부부싸움이란 걸 진짜로

한 후부터 인 것 같음. 연애 시절엔 싸운 적이

없었기에 서로(특히 본인)의 화난 모습을 처음 본 

충격이 있었음. 

각방을 하루 썼는데, 열렬한 사랑 바로 뒤에 감춰져 

있는 상대의 인간됨의 미숙에 대한 실망이 컸음.

타인과 한 인생을 산다는 것에 대한 성찰을 새로이

했음. 신의와 서로에 감사하는 맘이 긴 인생항로에서 

더 중요함. 보고싶고 간절한 사랑은 한 10개월을 정점

으로 사라짐. 물론 임신시기와 엮여짐. 입덧 시작되면

주로 미안함과 고마움으로 바뀜. 출산 후엔 타오르는

사랑 없음. 


총각들이여~ 외모보다 아름다운 마음씨를 찬양하라. 

(물론 귀에 안들어올 것임, 나도 그랬으니까.)


지금은 내 아이 엄마라는 생각, 그리고 저녁 때

집안에 불 켜놓고 날 반겨주는 고마운 내 여자라는

생각이 더 강함.


사랑한다는 말 명절날, 기념일에 주로 함.

밖에선 절대 안 함. 직장엔 드러내고 애(공)처가 행세

하는 사람을 팔불출로 보는 분위기 있음.

본인도 마누라에 대한 사랑 표현을 공공장소(회식 중

혹은 출장여행중)에서 하는 자들은 좀 어처구니 

없거나, 직장에서 잘나갈 생각이 별로 없는 

사람들이라 봄 (아마 군사문화 잔재?). 주위의 아는 

윗 사람들은 더더욱 닭살을 심하게 미워함.


회식 땐 집에 연락하고 정중히 미안하다고 함.

동료들은 모르게 밖에서 핸드폰으로...

많이 늦은 다음 날엔 무슨 일이 있어도 일찍

좋아하는 거 사서 들어감 (주로 과일류와 비디오

테입, 물론 직장동료들에겐 비밀로)

이틀 연속 늦을 땐 사흘 째 저녁에 돈(외식비)으로

입을 막음. 아직까진 대개 막혀짐. :) 그 주말엔 

가급적 처가 쪽 대소사가 있기를 바라고 거기 참석함.


그러나 본인은 절대로 애(공)처가가 아님. 평범한 남편임.

누가 '아내를 사랑하냐'고 물으면 당연히 '아내 하나만을

사랑한다' 라고 할 수 있음. 다만 이런 질문을 받을 일도 

없고, 묻지도 않았는데 괜히 말하는 건 성격에 안맞음.


다만 누구에게나 어느 순간이 지나면 타오르는 사랑이 식고 

동지애만 남는 순간이 옴 (보통 2 - 3 년 쯤, 아이 생기면

더 일찍). 

그 후부턴 더웠다 식었다 하는 사랑이 오히려 꽤 위험함.

또 그 때쯤 되면 지금 같은 이런 논의는 아주 '신선'하게 들림. :)

애정 보단 우정이나 의리, 혹은 서로에 대한 고마움이라 

보는 게 맞음. 잘 안되면 바로 권태로 감.

특히 아내의 외모에 넘어가서 한 결혼은 이 과도기를

잘 넘겨야 함. 아내가 정신도 아름다운 사람이길 바랄뿐임.


처녀들이여~ 남자에게서 영원한 로맨스를 바라지 마시길.

총각들이여~ 몸매보다 장인장모의 가정교육을 찬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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