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Wedding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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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blueyes (魂夢向逸脫)
날 짜 (Date): 2010년 09월 27일 (월) 오후 01시 03분 35초
제 목(Title):   갈비찜 레시피



일년에 두번 있는 명절이면 꼭 내가 갈비찜을 해서 가지고 간다.
이게 전통이 되어버린 계기는 이렇다.

동생의 와이프, 즉 제수씨는 지병으로 인해 몸의 반쪽을 잘 사용하지 못한지 
몇년째이다.
이로 인해 나는 집사람에게 마음의 짐이 생겨버린 것이다.
결코 시댁의 일을 나서서 처리한다거나 집안 일을 챙겨서 하는 편이 아닌, 내 
박한 기준으로는 예쁘지 않은 와이프이자 며느리지만, 자기보다 나이 많은 
아랫동서가 몸이 불편하여 혼자 부담감을 느껴야 하는 것이 심히 미안해진 
탓이다.

이런 점을 잘 간파하고 계신 모질지 못한 시어머니가 일체의 집안 행사는 
최소한 간단히 하자고 했던 것도 같은 이유였다.
나로서는 이런 결정이 좀 놀랍기도 했었다.
집에서 한 음식이 최고라는 (사실 음식솜씨는 별로인) 분이 되도록이면 사다 
먹거나 외식을 하자고 하시다니..

하지만 명절에는 나가서 먹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부득불 요리를 할 
필요는 남아 버린다.
그래서 각 며느리에게 전 또는 나물을 해 오고, 나머지는 대충 준비를 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 준비에 갈비찜은 제외되어 버렸다.

세상에.. 일년에 단 두번 먹을 수 있는 집에서 한 갈비찜을 하지 않겠다니!
나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게다가, 모르긴 몰라도 집에서 혼자 갈비찜을 하시고는 다음날 여기저기 
쑤신다고 투덜투덜 하실 것도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래서, 나물은 되었고 갈비찜이나 할란다고 말한게 관습으로 굳어진 것이다.

요리는 생각외로 재밌긴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시간과 체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일이기도 하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요리법을 내 것으로 만들지 못했기에 매번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찾아다가 
만들다 보니 맛이 들쭉날쭉이다.
(첫번째 작품을 빼고는 매번 훌륭하다고 칭찬을 받는 편이지만.)

그래서 이번 글의 목적은 두 개이다.
1) 매번 다른 요리법을 참고하지 말자
2) 양념장을 스스로 만드는 법을 찾아보자
(양념장은 도저히 자신이 없어서 판매하는 것을 사용하고 있었다.)

1. 갈비는 굳이 냉장을 살 필요가 없다.
또한 한우보다는 수입산이 낫다.
(손질을 해 보니까 수입산이 오히려 지방이 적다.)

2. 냉동갈비라면 요리하기 전날 냉장실로 옮겨 놓는다.
그렇지 않다면 핏물을 빼는 것만 하세월이 걸린다.

3.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반드시" 찬 물에 갈비를 담궈서 핏물을 뺀다.
(해동이 덜 되었길래 시간을 줄인다고 더운 물에 넣었더니 갈비찜 색깔이 
형편없게 되더라.)
핏물은 잘 빼는게 좋으니까 두세시간 정도 찬물을 바꿔주면서 담궈 놓는다.

4. 대충 겉에 드러난 비계를 떼어내고는 5~10분간 한번 끓인다.
초벌로 끓이는 이유는 비계 손질을 쉽게 하기 위함이다.

5. 4)의 결과물을 얼른 찬물로 식히고는 손으로 지방질을 떼어낸다.
대부분의 지방층은 칼이나 가위를 사용하는 것보다 손가락으로 긁어내는 것이 
편하다.
살코기 안쪽에 자리잡은 지방층은 가위를 집어넣어 최대한 잘라낸다.
(갈비찜 식었을 때에 하얀 지방층이 생기는 것을 끔찍히 싫어하는 성격이라 
대부분의 시간과 노력을 이 단계에 할애하는 편이다.)

6. 정리가 끝난 갈비를 물을 붓고 끓인다.
이때 잡내를 제거하기 위해 양파, 대파를 넣는다.
조금 더 신경을 쓴다면, 망에다 통후추 스무알 정도와 마늘을 넣고 함께 끓이면 
좋다.
고기가 충분히 익을 때까지 끓인다.
냄새가 달아나도록 냄비 뚜껑은 열어 놓는게 좋다.

7. 6)의 삶은 물은 따로 보관하고, 갈비는 찬 물로 잘 씻는다.
이때 작은 뼛조각이 드러나는데, 다 제거를 한다.
그리고 나서 양념장에 한시간 가량 재워 놓는다.
양념장을 사다 쓰는 경우, 표시된 정량에 비해 적게 쓰는 것이 좋다.
고기를 재우기 전에 양념장에 배 한두개를 갈아서 섞으면 고기가 부드러워진다.

8. 6)의 삶은 물은 얼음통에 넣어 식힌다.
그 이유는 기름층이 굳으면 쉽게 걷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9. 재워놓은 갈비에 8)에서 기름을 걷은 국물을 자작하게 붓고 끓인다.
냄비의 뚜껑을 열어 놓으면 국물이 증발해서 퍽퍽해지므로 뚜껑은 덮어 놓는다.

10. 9)에서 사용하고 조금 남겨놓은 국물에 표고버섯을 손질하여 담궈 놓는다.
매번 잘라서 말린 버섯을 사용했는데, 이때에는 그냥 담구면 된다.
하지만 잘라서 파는 버섯이 아니라면 버섯의 다리는 떼어야 한다.
이번에 처음 다리달린 버섯을 사용해 봤는데, 갈비보다 여섯배는 질겼다.
버섯의 다리를 버리기 아깝다면, 불린 다음에 찢어둬야 한다.

11. 갈비가 충분히 익고 양념이 배었다면, 생율과 10)에서 정리한 버섯을 
넣는다.
무우도 깍뚝썰기를 해서 넣는다.

여기까지 하면 하루가 그냥 간다.

혹시 갈비찜 양념장 쉽게 만드는 법 아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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