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puka (바람난괭이) 날 짜 (Date): 1999년 1월 14일 목요일 오전 08시 55분 57초 제 목(Title): 적군?아군?--2 적군?!아군?!(2) - 보금자리(하나) 적군?!아군?!(2) - 보금자리(하나) 결혼준비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챙겨야하는 것이 우리의 보금자리.... 근데 이때부터 문제 시작... 영준이는 위로 누나, 아래로 남동생이 있다. 결국 장남.... 어느 부모나 그렇겠지만, 영준이의 부모님은 자식에 대한 애착이 유별나신 분들이다. 게다가 영준이 아버님(지금은 제 시아버지...)께서 풍으로 몸이 안좋아지신지 1년여 되신지라 맘도 많이 여려져있으셨다. 한창 일하실 연세에 명예퇴직이라는 이름으로 공직을 그만두시고는 아들에 대해 더 의지하고 계셨던거다.... 게다가 할머니도 계셨기에 더더욱 손자와 손주며느리를 곁에 두고 싶어하셨다. 이러한 집안분위기에 영준이 역시 당연히 집에서 부모님과 살거라 생각하고 있었던거다. 난 그냥 막연하게 따로 살면 좋겠지만, 들어가사는것도 상관없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결혼허락을 받고는 우리 집에 놀러 온 영준이..... 보통때는 딸내미 남자친구 와있는거에 오히려 당신이 수줍어하시던 울 엄마가 영준이를 앞에다 불러놓고 앉으셨다. "저기(마땅한 호칭이 없어 곤란해하시머...), 집은 어떻게 할거지?" 어떻게하긴 뭘 어떻게 하남...... 뜬금없이 무슨 말을 하시려는건가... 어리둥절해진 영준이..... "네?" "집 얻어야지.... 미리 얘기해두는거야... 혹시나 들어가 산다고 할까봐... 우리 정민이 시집들어가사는거 반대야..난... 생각해보게... 할머니 계시지, 아래층에 고모님 계시지, 그게 여자한테 보통일이 아니야..... 남자들은 아마 잘 모르겠지만...정민이 생각한다면 잘 생각해서 하라고....난 내가 시집살이에 디었어..정말...휴~~" "아....네...." 뜻밖의 엄마의 말씀..... 영준이 역시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진 눈치.... "엄만 왜 그래... 또... 들어와 살라그러시면 그냥 들어가살면 되지.... 뭐가 그~ 렇게 복잡해..." 평소엔 그리도 빠릿빠릿 머리 굴리고 계산 빠른 내가 아무 생각없는냥 대답하는말에... "네가 몰라서 그래.... 요즘은 시부모는 오히려 자기들이 며느리 시집살이하기 싫다고 자식들 다 내보내고 산다더라.... 같이 살아서 좋을거 하나도 없어... 게~ 다가 네가 집안 살림이라고 뭘 할 줄 알아? 그 큰 살림 네가 뭐라도 할수있을거 같니? " 난 괜히 엄마가 일 만드는거 같아 입만 뾰로퉁해졌다. 계속되는 울 엄마의 설교..... "그리고 요즘 젊은 사람들 얼마나 재미있게 사니? 둘이서 일하면서 즐기면서 하고 사는거 보면 부럽더라.... 시집 들어가살면 그럴수있을거 같니? 안그래... 아무리 좋은 부모님들이라도 시집살이는 시집살이야.... 이건 분명히 해두자고... 절대 시집살이는 안돼네...알았지?" 영준이 울 엄마 앞에서 "네...." 대답한다.... 집에 가려고 나서는 영준이의 얼굴이 그리 편하진 않다... "너 지금 화났어? 울 엄마 그런 얘기해서?" "아니.... 근데 네 생각에도 울 어머니가 너 시집살이 시키실거라고 생각하니?" "글쎄... 뭐... 그거야 어떻게 알겠어... 근데 다들 그러잖아 [시]는[시]라고.... 어머님이 일부러 시집살이 시키려고야 안하시겠지만, 암튼 뭐... 편하진 않겠지..." "우리 부모님 얼마나 좋으신 분들인데... 너 딸같이 생각하시고, 얼마나 좋아하시는데... 우리 어머니 며느리 시집살이 시키고 하실 분 아니라고...." 웬지 조금씩 억양이 높아지는듯하다. 얘가 왜 이래.... 이거 그냥 넘길일이 아닌걸.... "누가 어머님이 그런 분이랬어? 왜 말이 그래? 왜... 우리 엄마가 분가하라고해서 기분 나빴어? 그런거야? 왜 우리 엄마 생각은 안해? 애지중지 키운딸 시집 보내면서 층층시하 시집시키고 싶어하는 엄마가 어딨어? 너희 부모님만 좋은 부모님이고 그래? 응?" 서로 감정이 섞이기 시작한다..... "너희 부모? 그런 말이 어딨어? 너한테 시부모님 되시는 분들이야....." "너희 부모님이지 그럼... 울 엄마,아빤 집에 계신다..왜... 니가 먼저 우리 부모 님 어쩌고 했잖아.... 또 너랑 나랑 아직 결혼도 안했잖아.. 왜 그것도 기분 나빠?" 씩~씩~씩~~~~......... 아파트 앞 벤치에 앉아 서로 기분이 상해 거친 숨만 들이쉰다. '흥! 뭐? 우리 부모님한테 아들노릇을해? 웃기네.... 자기 부모님만 챙기기 바쁜 사람이 언제 그래? 말만 잘하지.... 치!.... 딸가진 부모는 부모도 아닌가? 정말 치사하네.. 치치치.....' 화난김에 쫑알쫑알 입안에서만 맴도는 '치!' '흥!'...... 어느정도 진정이 되었는지 영준이가 입을 연다. "그래.... 내가 어머니한테 말씀 드릴께... 따로 나가살겠다고..... 너도 그러고 싶잖아...그치.. 후훗.... 하긴 아마 장모님, 우리 분가 안한다고하면 시집 안보~ 낸다고 하실거 아냐... 어떻게 허락받은건데... 그리고 정민아... 사실 나도 따로 살고는 싶어.... 둘이 이쁘게 해놓고 소꿉장난하듯이... 아깐 갑자기 하시는 말씀에 좀 의외였어.....알지? 내 맘?" "응...그럼..... 글구 너...... 나 시부모님 모시기 싫어서 그러는거 아닌거 알지 ? 너도 울 엄마 알잖아.... 그리고 나도 살림 이쁜거 이것저것 들여놓고 내가 꾸미고 싶은대 로 집안 해놓고 살고 싶어.... 근데 신사동 집에선 아무래도 힘들잖아... 어른들 다 계시고, 또 어머님 하시던 살림살이들 다 있고..... 또 ..... 나 결혼하면 우리집 에 친구들도 부르고 네 친구도.... 그러고 싶은데.... 울 엄마도 결혼한딸 어떻게 사 나 들여다보고 싶어도 신사동에 살면 와보시지도 못하잖아... 알지? 영준아..... " 별수없이 나도 울엄마편이 되고야만다..... 사람맘이 왜 이런가.... 후후~~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 "저기, 영준아... 집에 가서 얘기할 때... 울엄마가 그런 말씀 하셨다는거 말하면 안되는거 알지? 그럼 너희 집에서도 안좋아하실거 아니야....." "하하~~~ 알아,알아... 나도 그정도 눈치는 있네.... 내가 알아서 할게.... 너 곤란하지않게..." 이렇게 벌써 니집, 내집 가르는 말싸움이 시작된거다.... 물론 이 말싸움이 이런 둘만의 오붓한 분위기로 끝날순 없는일... 왜? 영준이네 집이 또 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