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blueyes (魂夢向逸脫) 날 짜 (Date): 2010년 08월 10일 (화) 오후 04시 57분 05초 제 목(Title): Re: 상상력 아이하고 칼싸움을 하면서 노시는군요. 부럽습니다. -_- 제 집사람은 여자만 잔뜩 있는 집에서 자라서 그런지 사내아이의 욕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더군요. 아이가 40개월이 되면서부터 급격히 총, 칼을 좋아하기 시작하더군요. 그림을 그려 달라고 할 때에도 총, 블록을 가지고 놀 때에도 만드는 것은 총, 빨대를 주면 허리춤에 차고 칼이라고 하고.. 그런데 집사람은 총이나 칼을 가지고 놀면 마치 커서 히틀러라도 될 듯이 생각합니다. 다행히도 아이가 착해서(?) 고집을 부리지 않고 엄마와 사이좋게 지내고 있습니다. 한번은 빨대를 가지고 와서 칼싸움을 하자고 하길래 빨대 여러개를 이용해서 근사하게 칼집과 손잡이까지 만들어 주었죠. (아이의 만족해하는 표정이란..) 그런데 내가 소근거리면서 "엄마가 이거 가지고 놀면 뭐라고 할까?" 그랬더니 당장 쓰레기통에 버리고는 "엄마~ 아빠가 칼 만들어 줬는데 쓰레기통에 버렸어요"라고 하더군요. 한번은 작은 엄마가 더운 여름이라고 물총을 선물해 줬습니다. 작은 엄마랑 함께 있던 하루는 잘 가지고 놀았지요. 그런데 다음날 퇴근하고 집에 가니 그렇게도 좋아하던 물총이 없는 겁니다. 그래서 아이한테 "물총 어디 뒀니?" 그랬더니 버렸답니다. -_-;; 잠시후.. 엄마가 씻으러 들어가니 그제서야 내 손을 잡고는 장농으로 가서 문을 열고는 "근데 여기 있어요."라고 작은 목소리로 얘기를 하더군요. 이 부분에 있어서는 집사람에게 심하게 불만이 있는 터라 며칠 전에 편지로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아무래도 말로 얘기를 하면 옆에서 아이가 듣기 때문에 부모가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헷갈릴까봐서.. 사내애가 총과 칼을 좋아하는 것은 여자애가 인형과 소꿉장난을 좋아하는 것처럼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런데, 자연스러운 욕구를 부모가 억누르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착한 아이가 되고 싶게끔 만들면 순응하는 법 외에는 배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는 욕구를 억제하는 방법을 가르치기 보다는 정당한 욕구를 선별하고, 합리적으로 추구하는 방법을 가르쳤으면 좋겠다. 게다가 좋아하는 것을 가깝게 두고도 못하게 만드는 것은 맛있는 초코케익을 눈앞에 놓아두고 먹지 말고 참으라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잔인한 일이다. 정말로 못하게끔 하고 싶다면 숨기거나 하지 말라고 하기 보다는 진짜로 물총을 버리거나 블록과 빨대도 눈에 띄지 않게 다 버리는 것이 낫다... 아직까지 답은 못들었습니다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