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blueyes (魂夢向逸脫) 날 짜 (Date): 2010년 04월 06일 (화) 오후 03시 08분 13초 제 목(Title):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늘상 하는 얘기지만, 다빈이는 이제 39개월차. 그리고, 얼마 전부터 재발된 출근길을 막아서는 증상이 아직도 해결되고 있지 않은 상태이다. 한동안은 괜찮았기에 이번에도 월요일만 그렇겠거니 하고 생각을 했건만, 주중에도 내내 허벅지를 붙잡고 "아빠, 가지 마세요" 그러며 통곡을 한다. 마치 모르는 사람이 봤더라면 기약없이 헤어지는 중이거나, 계모에게 아이를 맡겨놓고 먼길 떠나는 아빠로 봤을 듯 싶다. 이것을 가장 쉽게 해결하는 방법은 아이가 깨기 전에 출근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분좋게 눈을 뜨면 방방마다 나를 찾아다니고, 컨디션이 안좋게 깨면 눈을 뜨자마자 울면서 아빠를 찾을게 뻔한 아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맘 편히 두고 나오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아침마다 왜 아이를 두고 회사에 가야만 하는지를 한참이나 설명을 하고 있는 것도 그다지 바람직하지는 않다. 길면 한시간이나 걸리는 일인 데다가, 그때마다 매몰차지 못하다고 눈을 흘기는 아이 엄마도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택한 것이 아이를 혼내는 것이었다. 어차피 아이야 혼날 짓을 수시로 하고 있으니, 한번 아빠에게 된통 혼이 나면 따르는게 좀 덜해지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다. 지난 금요일이었나? 저녁에 집에 가서 아이랑 놀고 있는데, 얘가 뭐가 마음에 안 든다고 놀던 장난감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혼을 냈고, 매를 들고 엉덩이를 한대 때렸다. (자기는 다섯대 맞을 짓을 했다고 했는데, 네대는 양보를 해준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는 아무래도 매를 드는게 아이 입장에서 감정이 실린 것으로 오해할 것 같아서 EBS에서 본 것처럼 화를 내거나 매를 드는게 아니라 꼭 껴안고 진정이 될때까지 꼼짝않고 있기로 했다. 그리고 기회는 생각만큼 일찍 찾아왔다. 일요일에는 아이가 한껏 하이퍼가 되어서 난리를 치기에 "Stop"이라고 몇번을 얘기했으나 아이는 듣지도 못하는 것 같았다. (아이에게 계속 가르치는 것 중의 하나가 "Stop"이라고 하면 바로 멈춰야 한다는 것이다. 위험한 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인데, 나는 멈춘 다음에 더 하고 싶으면 얘기를 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그래서 붙잡고 stop을 몇번 했는지 물어보았으나, 아이는 제지를 하는 것 자체가 못마땅한지라 잔뜩 뚱한 표정을 짓고는 "칫" "흥" "너랑 안 놀거야" 공격을 했다. 그래서 나도 껴안고 꼼짝않기 공격을 했다. 나는 내심 무서웠다. 다빈이가 어릴 적 해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금방 안정을 찾더니만 이제는 이러다가 숨이 넘어가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발악을 한다. 무서움을 참고 한참을 그러고 있으니, 이제 힘이 빠졌는지 눈물만 흘리고 있다. 그래서 풀어 주고는 뭘 잘못했는지, 어떻게 해야 했는지 얘기를 시도했으나.. 아이는 이기지 못한게 분한 모양인지 계속 화난 표정으로 울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한번 가르침을 주고.. 미워하지는 않지만 나쁜 짓을 하면 혼나야 한다고 가르치고.. 그리고 화해를 했다. 그러고는 드디어 밤. 자장자장을 하는데 이 녀석이 뜬금없이 눈을 뜨고 묻는다. "아빠. 내일 회사 가야해요?" (지가 잘못한게 있거나 필요한게 있으면 여지없이 존댓말이다.) "응. 내일은 주말이 아니라 회사 가야 해." "회사 안가면 안돼요? 아빠랑 놀고 싶은데.." (떼를 쓰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만, 이런 대화는 가슴이 시리다.) "아빠가 회사가서 일 열심히 하고, 일찍 올게 그때 같이 놀자." 그랬더니 훌쩍이다 잠이 든다. 그러고는 결전의 월요일 아침. 혹시 또 떼를 쓸까봐 달래는 시간까지 감안해서 좀 일찍 집을 나섰다.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순순히 빠이빠이를 한다. 이번에 혼을 낸 효과는 며칠이나 갈까 생각하며 출근을 했다. 그러고는 화요일 아침. 이번에도 순순히 빠이빠이를 한다. 하지만, 이번에 빠이빠이를 하는 것은 손과 입 뿐이다. 눈물을 펑펑 쏟으며 손을 흔들면서 "아빠~ 잘 가. 일찍 와야 해" 아.. 가슴이 더 시리기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