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blueyes (魂夢向逸脫) 날 짜 (Date): 2010년 03월 29일 (월) 오후 05시 56분 35초 제 목(Title): 이 아이의 심리는? 좀 직접적으로 표현을 하자면, 다빈이는 겁이 많은 편이다. 아마도 나를 닮은 모양이다. 폴라티는 머리가 나올 때까지의 시간이 길어서 무섭기 때문에 입지 않으려는 것도 나를 닮았다. 다른 한편으로 보면 무척 신중한 편이다. 이 또한 나를 닮았다고 보이는데, 한번도 하지 않은 짓은 왠만하면 하지 않으려고 든다. 처음 보는 장난감, 처음 보는 음식은 일단 쉽게 가까이하지 않는다. 토요일 일과는 매우 정형적으로 정해져있는 편이다. 12시 40분에 시작하는 영어 놀이방에 가서, 나는 한시간동안 기다리고 있다가, 1시 40분에 끝나면 적당히 밥 먹을 곳을 골라서, 2시쯤부터 아침(다빈이와 내게는 점심이지만)을 먹고, 3시부터는 함께 바깥에서 해야 하는 것들을 하다가, 적당히 먹을 것을 사 들고 들어와서 9시쯤 저녁을 먹는 것. 이번 토요일에는 3시부터 1시간짜리 일정이 하나 있었기에 조금 달랐다. 그래서 식사시간이 4시가 되었고, 그 장소는 명동 신세계의 푸드코트였다. 명동 신세계는 집사람이 다빈이를 데리고 강좌를 들으러 자주 가던 곳이었기에 그 곳의 푸드코트도 다빈이에게는 매우 익숙한 곳이기도 했다. 아이를 대충 먹이고 집사람과 내가 나머지 식사를 마치려는데, 아이는 가만히 있질 않는다. 그 사람많은 곳에서 뛰어 다니고 바깥 정원으로 혼자 나가고... 그맘때가 그렇듯이 얘는 혼내도 그때 뿐이다. 마침 벼르던 기회가 왔길래 집사람과 나는 식사를 마치고 숨어 보았다. 이럴 때마다 혼낼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래봤자 별로 효과도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아이는 한참을 놀다가 놀랍게도 처음에 있었던 자리로 찾아왔다. 그러고는 "어? 엄마가 여기 있었는데.." 그러고는 두리번 거린다.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입술을 읽었다.) 그러고는 다시 한번 나갔다가 갔던 길을 되짚어서 돌아왔다. 아마도 그 자리가 맞는지 확신이 들지 않아서 다시 시도를 한 모양이다. 난 속으로 아이가 그 자리에 서서 울어주길 바랬다. 만일 혼자 힘으로 엄마를 찾겠다고 돌아다니기 시작한다면, 앞으로도 오랫동안 눈에서 아이를 떼어놓았다간 잃어버릴 각오를 해야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이는 거침없이 다른 쪽 공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나는 좀 더 두고보고 싶었으나, 아이가 "엄마~" 그러면서 울기 시작했고.. 아이의 우는 모습을 본 엄마는 득달같이 달려가서 아이를 껴안았다. 하지만.. 다빈이의 울음은 가짜였다. 눈물콧물은 한방울도 없었고, 당황한 정도는 아이가 우는 것으로 오해한 엄마가 더 컸다. 얘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우는 시늉을 한 걸까? 우는 척을 하면 엄마, 아빠가 등장할 거라고 기대를 한걸까? 주위엔 항상 엄마, 아빠가 있을 거라고 믿는 걸까? 다음엔 유괴범을 하나 등장시켜 보고 싶어졌다. |